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56)이 20일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지역구인 목포로 내려가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김 의원의 무소속 출마 선언과 관련,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놓으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DJ와 사전협의후 탈당**
김 전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목포의 재선의원인 김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부족한 제가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당을 떠나 정치인 김홍일로서 진솔한 모습으로 목포 시민 여러분께 평가를 받고 싶어서"라고 밝혔다.김 의원은 또한 "최금 당이 처한 어려운 사정을 십분 이해하며 이 결정을 당 또한 받아들여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8년전 목포시민 여러분께 목포를 은둔의 항구에서 동북아 중심 허브항이자 서남권 중추 도시로 바꾸겠다는 약속을 드렸다"며 "저의 능력은 미약하지만 목포발전을 위해 할 일이 아직 남아 있다는 충정을 널리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그는 "8년전의 초심으로 돌아가 목포가 동북아 시대를 여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데 신명을 바칠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김홍일 의원의 측근은 20일 김 의원의 민주당 탈당과 관련, "당내에서 호남물갈이론과 김 의원의 거취에 대한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김 의원이 당지도부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은 결심후 김대중 전대통령을 찾아뵙고 말씀을 드렸다"며 "김 전대통령도 김 의원의 심정을 이해하시고 계실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당 "우리가 무소속 출마 권유한 결과"**
김 의원의 탈당과 관련해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김 의원 사퇴를 'DJ심'과 연결지으려는 시도다.
그동안 김 의원의 무소속 출마를 권해왔던 열린우리당은 김 의원의 무소속 출마 결정이 자신들의 주문을 따른 것으로 해석하며 반기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에서 출마 후보자 공모와 지구당 창당 업무를 담당하는 박양수 사무처장은 지난 1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얼마 전 김 의원에게 2월15일까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었다. 그는“2월15일이 공직자 사퇴 시한이어서 그때까지는 출마 예정자 정비를 완료해야 한다”면서 “목포 지역구를 언제까지나 비워둘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 처장은 “사전에 지도부와 다 상의한 일”이라고 덧붙였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전체 2백27개 지역구의 지구당 창당 작업대부분을 완료한 우리당이지만, 목포만은 DJ를 의식해 미창당 지역구로 남겨두고 있다.
DJ의 동교동계 출신인 박 처장은 “김 의원이 우리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며 “DJ의 총선 중립 의지가 확고한데 김 의원이 계속 민주당에 남아 있으면 부친에게 부담이 되고,본인도 그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는 “만약 2월15일까지 김 의원이 민주당을 나오지 않으면 우리쪽에서는 권이담 전 목포시장 등 만만치 않은 후보를 대항마로 내세울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었다.
김 의원의 무소속 출마 소식을 접한 박 처장은 20일 "최근 김 의원을 두차례 만나서 김 전 대통령이 (총선에서) 엄정중립을 지키려면 무소속으로 나오는게 낫다고 설득한 것은 사실이지만, 재선의원이고 정치철학이 있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조심스레 평가했다.
우리당은 김 의원의 무소속 출마 결정에 따라 목포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 결단 보고 내린 용단"**
반면, 민주당은 김 의원의 탈당을 19일 조순형 대표의 대구출마 선언이후 호남 중진들의 '자진용퇴'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 김영환 대변인은 "우선 민주화 운동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힘쓰신 김 의원이 탈당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조순형 대표의 결단을 보고 민주당 발전에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김 의원의 홀로서기 용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혀 김 의원의 탈당을 조 대표의 대구 출마 선언과 연관지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김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성장하고, 민주당은 개혁적인 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해, 김 의원 사퇴를 계기로 호남중진 물갈이 압박의 강도를 높여갈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당의 경우 목포 지구당에 김 의원외에 양지문(47.전 전남민주주의청년연합 의장), 이상열(50.전 목포변호사회장), 정영식(57.전 행자부 차관) 등 3명이 공천신청을 한 상태여서, 당이 이들에 대해 공천을 줄 지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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