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정부, '환투기 전쟁' 선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정부, '환투기 전쟁' 선언

"올 들어 환투기 자금 20억달러 준동", 국제분쟁 가능성 우려

정부가 '환투기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 환투기세력과 전쟁 선포**

재정경제부는 15일 국내 금융기관의 비거주자에 대한 역외선물환(NDF) 매입초과 포지션을 14일 기준 매입초과 포지션의 1백10%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 이상 외국금융사들이 파는 역외 선물환 매입을 금지하는 사실상의 인위적 환율시장 개입조치다.

NDF란 본국에서 거래할 경우 생길 수 있는 각종 세제나 운용상의 제반 규제를 피해 조세·금융·행정 등에서 특혜를 누릴 수 있도록 타국에 형성된 선물환시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우리나라 원화는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최소 5백만 달러를 단위로 거래되며, 1개월물에서 5년물까지 10개의 상품을 대상으로 한다. 거래 방식은 미국계 은행과 투자회사들이 참여하는 직거래와 여러 개의 브로커 회사들이 헤지펀드 등 일반고객을 상대로 중개하는 중개거래 두 가지가 있다.

우리나라 원화에 대해서는 특히 200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역외선물환 거래가 원·달러 환율을 결정하는 주요변수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하루거래액이 12억달러에 달하는 날이 있을 것으로거래가 크게 늘어나, 국내환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NDF, 1997년 외환위기의 기폭제**

NDF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때도 한국정부의 인위적 환율정책의 맹점을 치고 전면적 공세를 펼쳐, 외환위기를 초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99년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위험 헤지를 위해 역외 금융기관이 국내금융기관과 역외 선물환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나 지난해부터 역외 선물환이 위험 회피수단보다는 투기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 외환시장을 교란시킨다고 보고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특히 올해 국내에 유입된 20억달러의 주식투자 자금중 최소한 절반이상이 헤지펀드 등 환투기자금이며, 이들이 싱가포르 등의 역외선물환 거래를 통해 리스크를 헤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재경부는 "올들어 외국인들이 일방적으로 역외선물환을 팔면서 국내 금융기관들이 무려 20억 달러를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히고 "이로 인해 원화가치가 급등락하는 등 시장교란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여러 부작용 우려돼**

하지만 이같은 정부조치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의 조치이후 15일 원화환율은 달러화에 대해 약세로 돌아섰으나, 인위적 환율시장 개입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우선 우려되는 것은 외국 환투기세력이 과연 이번 조치로 경상흑자 규모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고 보는 원화에 대한 공세를 멈출 것인가이다. 이들은 한국정부가 수출경기를 지속화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원화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판단아래 공세를 펴고 있다.

아울러 미국등의 통상압력 초래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이 간접적 환율시장 개입을 통해 원화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해온 미국 등이 공개적 환율방어 조치인 이번 사태를 묵과할 것이냐는 의문이다. 이미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이번 정부조치에 대해 비판적 보도를 하기 시작했다.

또한 증시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로 최근 국내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입이 멈추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 투자한 해외세력의 상당수가 환 리스크 헤지(환율변동에 따른 위험 분산) 차원에서 역외선물환을 거래했기 때문이다.

과연 정부의 이번 조치가 어떤 효과를 나타낼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나, 수출경제 지속을 위한 인위적 조치라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