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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손길승 7천억 선물투자했다 90%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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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손길승 7천억 선물투자했다 90% 날려"

금융계 "상식적으로 이해 안가. 다른 용도로 전용?"

손길승 SK그룹 회장이 7천억대 선물투자를 해 그 가운데 90%를 날린 사실이 검찰 조사결과 밝혀져, 금융계의 강한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손회장측은 1천억원만 선물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봤다고 주장해왔다.

***"7천억 투자했다가 90% 날려"**

8일 손 회장을 소환한 검찰은 "손 회장을 상대로 7천억원대 선물투자를 통해 SK해운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SK해운을 통해 SK 계열사였던 (주)아상에 2천4백억원을 부당지원하고, 99∼2002년 SK해운 수입금을 누락시켜 3백8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증권선물위원회가 대검에 고발한 2000∼2001년 SK해운의 분식회계 규모 2천1백54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숫자여서 재계에 새삼스레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검찰은 "손 회장이 7천억원대 선물투자를 하면서 사전에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개인적 판단에 따라 투자를 감행해 투자금액의 90% 가량을 날렸다"는 회사 관계자의 진술 등 여러가지 정황을 확보,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선물투자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선물투자는 회사에 좀더 수익을 남겨주기 위한 선의의 동기에서 이뤄졌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SK해운의 장부를 분석한 결과, 선물투자에 사용된 자금들이 실제 명목과는 다른 돈으로 조작된 흔적이 발견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손 회장 이사회 승인없이 극비리에 선물투자를 했거나 아니면 이 돈이 선물투자를 하다가 날린 게 아니라 다른 용도로 전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손 회장이 선물투자에 사용되고 남은 돈 가운데 일부를 한나라당에 현금 1백억원으로 제공하거나 임원 상여금으로 사용된 사실을 일부 확인해 이같은 의혹을 한층 증폭시키고 있다.

이밖에 손 회장이 SK해운을 통해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는 포탈세액 3백80억원 역시 사상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손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계 "상식적으로 이해 안간다"**

검찰 조사내용을 접한 금융계 반응은 한마디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간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에 밝은 대기업의 고위 자금책임자는 "한두푼도 아니고 7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이사회 몰래 선물투자를 했다가 대부분을 날렸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상식밖"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선물투자가 위험한 투자이기는 하나 그 정도 거액이면 당연히 개인이 하지 않고 전문펀드에게 운영을 맡기는 게 통례이며 그럴 경우 이처럼 원금의 90%를 날리는 일은 결코 없다"며 "이런 대규모 손실이 났다면 이미 국제금융계에 소문이 파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물투자를 했다가 날렸다는 것은 거짓일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는 해외반출 등 다른 용도로 쓰인 게 아니냐는 의심을 떨칠 길 없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SK의 분식회계 규모가 더 늘어나고 선물투자 손실 주장이 거짓으로 들어날 경우 SK사태가 자칫 '한국판 엔론사태'로 발전할 수도 있다며, 검찰 수사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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