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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충북도, 미래해양박물관 유치 위해 지침 위반하고 홍보 시도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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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충북도, 미래해양박물관 유치 위해 지침 위반하고 홍보 시도 ‘물의’

1만 7000여 명에 단체 문자 발송…KDI, 설문조사 1개월 이내 홍보하면 조사 ‘연기’

충북도가 지난 달 21일 유관 기관‧단체 관계자 1만 7000여 명에게 업무와 무관한 단체문자를 임의번호로 잘못 보내는 오류를 범한 가운데 그 배경에 미래해양과학관 유치 홍보를 위해 정부의 지침까지 위반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1만 7000여 명에게 잘못 발송된 문자메시지

지난 달 21일 오후 3시경부터 4시4분까지 충북도민홍보대사와 도 출입기자, 일반 도민 등 1만 7000여 명에게는 ‘그동안 귀하께서 참여하신 충북도민 도민 감사관 임기가 연임제한 규정으로 인하여 2019년 8월1일자로 만료되었음을 알려드리니 양지해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 메지시가 발송됐다.
충북도가 임의번호를 사용해 무단 발송한 문자 메시지. 발신인 번호가 010-0000-0000으로 돼있다 ⓒ프레시안(김규철)

이어 다른 문자메시지에는 ‘2020년도 오디 생산비 절감 기자재 보급사업과 기능성 양잠산업 기반조성사업의 수요조사 중’이라며 각각의 사업에 대한 내용과 신청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이 발송됐다. 또한 자치연수원 공무직 채용 면접일정과 진행방법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도 발송됐다.

그러나 이들 문자메시지를 수신한 도민들은 이 내용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어서 의문이 일었다.

충북도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언론인 등으로부터 문의를 받고 자체 조사를 벌여 도청 내 각 부서에서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홈페이지 SMS(단문 메시지 서비스 ; Short Massage Service)에서 해당되지 않는 내용으로 불특정다수에게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것을 확인했다.

충북도는 자체 조사를 벌여 보고한 업무보고서에서 ‘농산사업소, 자치연수원, 감사관실 등 3개 부서에서 홍보할 내용이 전날인 20일 ‘해양박물관 유치 홍보’ 문자 발송명단에 있던 1만 7000여 명에게 4만 8000여 건의 문자메시지가 오류 발송됐다’며 ‘SMS 시스템 장애원인 파악 및 모니터링 감시를 실시하고 민원 항의전화에 따른 응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왜 임의번호로 발송했나

이날 잘못 발송된 단체 문자메시지의 발신 번호는 '010-0000-0000', '010-1111-1111', '010-2222-2222' 등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번호로 돼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업무 연관성이 있는 수신인에게 지역번호 043, 도청 DID(내선 직접 호출 ; Direct inward dialing) 국번 220으로 시작되는 도청 내 해당 부서 담당자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것과 달리 발신인을 전혀 알 수 없게 한 것이어서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졌다.

더욱이 자체 보고한 업무보고서에 ‘해양박물관 유치 홍보 문자 발송 명단 1만 7000여 명’이라고 오류 발송자가 한정돼 있어 개인정보 유출 우려까지 낳았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각 부서에서 대량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으며 해당 부서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현재 충북도에서 사용하는 SMS 시스템은 지난 2007년에 설치한 것으로 속도가 느려 이를 개편하는 SMS 고도화 작업을 실시했고 지난달 20일 오후부터 프로그램을 새로 설치해 21일 테스트를 시작했다”며 “이를 진행하는 위탁업체가 테스트이기 때문에 발송번호를 임의번호로 설정했고 수신인을 잘못 체크하는 실수를 해 이와 같은 결과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제가 발생한 후 해킹 가능성에 대해 22일 오전 국가정보원에서 확인해 해킹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밝혀진 진실, 미래해양과학관이 뭐길래

충북도는 SMS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하면서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위탁업체의 실수로 단체 문자 메시지가 발송됐다고 오류 원인을 밝혔다.

하지만 이에 앞서 지난 달 20일 발송된 ‘충북에 미래해양과학관 건립을 응원해주세요’라는 제목의 홍보성 문자도 ‘043-220-’으로 시작되는 도청 담당부서의 전화번호가 아닌 청주지역 택시업계에서 사용하는 안심콜택시 전화번호(043-220-0000)를 사용해 연관성을 의심하게 했다.
충북도가 미래해양과학관 유치를 위해 설문조사를 앞두고 1만 7000여 명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임의번호를 사용했지만 택시업계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번호여서 항의를 받았다 ⓒ프레시안(김규철)

충북도 관계자는 “미래해양과학관 홍보를 하기 위해 보낸 SMS는 용량이 커서 해당부서인 농정과가 아닌 정보통신과에서 직접 보냈다”라며 “임의번호로 보내려고 발신인 번호를 043-220-0000으로 했는데 이 번호가 안심콜택시 전화번호인 것을 몰랐다. 안심콜택시 관계자로부터 항의전화를 받았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해양과학관 유치 과정에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도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도록 돼 있는데 농정과 관계자로부터 임의번호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아 그대로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수신인은 도청 공무원은 물론 각 시‧군 공무원과 각 실‧과에서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 위원, 도청 출입기자 등 1만 7000여 명”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충북도 농정과 관계자는 “KDI 측에서 홍보를 할 수는 있지만 설문조사 실시 1개월 이내에는 홍보를 하지 말라고 했다”며 “만일 1개월 이내에 홍보를 한 것이 드러나면 설문조사 자체를 연기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미래해양과학관을 유치해야 한다는 생각에 도에서 홍보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임의번호로 대량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기로 한 것”이라고 잘못을 시인했다.


미래해양과학관은

충북도가 지난 201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미래해양과학관은 이시종 지사가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야심작이다.
충북도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미래해양과학관 조감도 ⓒ충북도

도는 바다가 없는 충북에 해양과학관을 유치하면 해양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돕고 해양과학에 대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비 1068억 원과 도비 82억 원 등 총 1150억 원을 들여 청주시 정상동 밀레니엄타운 내에 연면적 1만 5175㎡, 지하 1층 지상3층 규모에 해양바이오관, 해양로봇관, 해양생태관, 해저체험관, 해양어드벤처관, 특별관(가이아존), 키즈 존 등을 마련하게 된다.

도는 미래해양과학관이 건립되면 미래해양분야와 관련된 교육‧문화‧과학 시설을 내륙권에 설치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내륙지역 주민들에게 바다의 중요성과 해양의식을 고취시키고, 오송바이오밸리와 연계한 해양바이오 등 해양과학 발전의 기반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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