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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범죄자' 편견이 제도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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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범죄자' 편견이 제도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동포 혐오차별 철폐 범민족 통일대회' 열려

'방송언론은 중국동포 혐오차별을 즉각 중단하라'
'문재인 정부는 재외동포법 차별적용을 즉각 철폐하라'
'국회는 차별금지법 조속히 제정하라'

태풍 링링이 서해를 지나가던 지난 7일, 비바람 속에 100여 명의 사람들이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 모였다. 여느 집회에서와 다를 바 없는 사람들 속에 다소 낯선 억양이 들려왔다. 이들은 우리가 흔히 '조선족'이라 부르는 사람들이었다.

이날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앞 광장에서는 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이 주최하는 '중국동포 혐오차별 철폐 범민족 통일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한국 사회의 만연한 혐오가 중국 동포들의 인격과 생존,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엄마저 무시한다"며 "열악한 소수자 및 동포 관련 법제도와 문화 풍토의 즉각적인 개선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의 체류 외국인 230만 명 중 40%에 해당하는 86만 명가량이 중국동포"라며 "그러나 한국 사회의 만연한 혐오와 증오가 이들을 비관과 좌절로 몰아넣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원흉으로 '미디어'를 꼽았다. "건전한 공론장의 역할을 해야 할 미디어가 가상의 혐오와 차별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며 "중국동포들이 극악한 범죄 집단이라는 오해와 편견이 문화와 제도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 9월 7일 서울 청계광장 인근 동아일보사 앞에서 '중국동포 혐오차별 철폐 범민족 통일대회'가 열렸다. ⓒ프레시안(조성은)

이들은 지난달 24일 광화문 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렸던 반중집회에서 "조선족을 찾아내 박멸해야 한다"고 한 발언 내용을 지적하기도 했다. 곽재석 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 원장은 "비이성적인 중국동포 혐오가 백주대낮에 공개적인 광장에서 버젓이 자행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혐오와 증오를 증폭하는 집회가 지난달 24일을 포함해 3회째 이어지고 있는데 서울시나 종로경찰서는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여나 중국동포혐오대응연대 집행위원장은 영화와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 속에서 '조선족'의 이미지를 거론하며 "우리를 손쉽게 낙인찍고 조롱하며 돈을 번다"며 "그로 인해 우리가 어떤 피해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지 안중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편견은 차별을 낳고 차별은 증오와 배제를 만들어내며 이는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파괴시킨다"며 "집단에 대한 차별, 적의, 그리고 폭력을 선동하는 혐오표현에는 형사적인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콘텐츠를 제작 유포하는 한국의 방송언론행태를 규탄한다"며 "차별금지법 제정 등 조속한 법적 정비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동포사회는 지난 2017년, 영화 <청년경찰>이 중국동포들을 집단 범죄인으로 매도했다며 제작사인 <무비락>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한 바 있다. 비록 1심 재판부에서 패소판결을 받았지만 혐오 피해 당사자가 문화콘텐츠의 혐오표현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구한 첫 사례다.

지난해 KBS의 [팩트체크K] '조선족은 강력범죄의 원흉인가?'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의 전체 인구대비 체류 외국인 비율은 4.2%로 2012년 이후로 연평균 8.6%의 높은 증가율을 보여왔다. 전체 범죄자 수에서 외국인 범죄자는 1.3%에서 2.2%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내 체류 외국인 중 중국동포를 포함한 중국인 범죄자 수가 외국인 중 가장 많이 집계되지만 이는 국내 체류 외국인 중 중국인이 가장 많기 때문이었으며 인구 10만 명 당 범죄자 검거 건수로 환산했을 때 중국인 범죄자 비중은 전체의 중간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조선족이 범죄율이 높다는 것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팩트체크K>의 결과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중국동포 차별 철폐를 위해 △재외동포법의 차별적 법적용 철폐 △차별금지법 조속히 제정 △언론 미디어는 소수집단에 대한 혐오콘텐츠 생산과 유포를 즉각 중단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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