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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격용 중화기를 잔뜩 갖고 가나"

이라크 파병 '의혹' 증폭, 소탕작전 맡기로 했나

4월말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 파병이 국무회의를 통과, 국방부가 파병 실무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한국군이 장갑차, 박격포 등 공격용 중화기를 갖고 가기로 해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키르쿠크 지역에서 저항세력 소탕작전까지 벌이고 있는 미군 대신 한국군이 소탕작전등 '적극적 치안' 임무까지 담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라크 파병 한국군, 장갑차 및 대전차화기 등 중화기 보유**

대미협의단 단장으로 미국과 협의를 마치고 돌아온 김장수 합참 작전 본부장(중장)은 23일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이라크 추가 파병 한국군의 주요 무기는 개인 화기를 비롯, 박격포, K-4(고속유탄발사기), K-6(대공기관총), 규모가 작은 대전차화기, K-200 장갑차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단연 K-200 장갑차. 기본형인 K200 보병 전투 장갑차에는 12명이 탑승 가능하고 시속 70km 까지 달릴 수 있다. 이 장갑차는 신속성과 기동성이 좋으며 자체 방호력이 뛰어나 경계병을 이동시킬 때 매우 유리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기본적으로 K-6(12.7mm) 기관총과 M60(7.62mm)기관총을 각각 1정씩 가지고 있는 K-200 장갑차는 경계병 이동 등 기본적으로 방어력을 높이기 위한 장비이지만, 이외에도 대 장갑차량 파괴 및 인원살상 임무도 담당할 수 있다고 합참은 밝히고 있다.

공격무기인 박격포 무장도 의혹을 낳는 대목이다. 박격포는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81mm로 최대 사거리가 6.3km에 달하고 조명탄 발사도 가능하다. 이 무기는 한국군 부대 밖에서 은폐물로 숨어 우리 군을 공격하는 외부 세력에 반격을 가하는 데 최상이라는 게 합참측 설명이다.

합참은 또 대전차화기에 대해 "기본적으로 명중률과 파괴력이 양호하고 곡사화기로도 제압할 수 없는 적의 동굴 진지 및 축성진지를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으며 대인용 무기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이 무기는 벙커나 바리케이트, 병력 파괴에 대단히 효과적이다. 규모가 작은 대전차화기로도 기본적으로 최대 사거리는 2천1백m에 이른다.

이밖에 개인화기로는 K-2 소총과 K-3 기관총, K-4 고속 유탄발사기가 지급되며, 전차에도 장착돼 있는 K-6 중형 기관총도 지급될 예정이다. 이라크 현지에서는 이외에 필요한 제원이 있으면 국방부는 미군으로부터 유상으로 제공받을 계획을 하고 있다.

***국방부, “중화기 보유,병력 안전 위해 불가피”**

국방부 관계자는 이같은 중화기를 보유하고 파병하는 것과 관련, “군은 어떤 상황에서도 병력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이에 따라 방호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차량을 개량, 방탄유리까지도 설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측의 이같은 논리는 자국민 보호라는 기본적인 국가의 임무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군사작전에서도 최우선적으로 병력의 생명을 우선시한다는 것은 기본적 태도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군이 이러한 중화기로 무장한다는 것은 이라크 현지 치안이 그만큼 악화된 데 따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천4백명 규모로 알려진 경계병력도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소속 병력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해병대와 특공대, 일반 보병 부대 등도 일부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키르쿠크 지역은 그나마 치안이 안정돼 있다"는 국방부측 주장과는 달리, 보유하게 될 무기들과 투입하는 경계병력을 보면 치안에 대한 불안감이 국방부내에도 큰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키르쿠크에서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5명의 미군이 죽고 50여명이 부상을 입는 등 치안불안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단순 치안 업무 아닌 '적극적 치안' 담당 우려**

또한 이같은 공격용 중화기 보유는 우리 군이 기본적인 재건 지원 외에도 '적극적 치안 유지'를 담당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장수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와 관련, “현지 치안 임무란 이 지역 내의 이라크 경찰, 민방위 등을 작전 통제해 치안을 유지하는 것”이며 “이라크 경찰과 민방위의 능력이 닿지 않는 곳은 불가피하게 한국군이 치안유지 임무를 담당할 것”이라고 밝혀 적극적 치안업무 담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물론 국방부는 한국군이 투입될 시점에는 이라크 경찰과 군의 필요 인력이 모두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는 했지만, 상황 변동이 심한 이라크에서 장담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이 직접 저항세력과 교전을 벌이게 된다면 우려하던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키르쿠크 등 우리가 담당하는 지역에서는 우리가 독자적인 명령체계를 갖기로 했으나, 한국군 또한 이라크 주둔 연합군사령부의 명령을 받게 돼 있어 연합군을 주도하고 있는 미군이 이라크 저항세력 소탕을 명령할 경우 이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결정적 한계를 안고 있다.

***미군, 키르쿠크서 저항세력 20명 체포 **

현재 이라크 주둔 미군은 한국군이 파병될 키르쿠크에서 적극적으로 저항세력 소탕작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군은 23일(현지시간)에도 키르쿠크에서 안사르 알-이슬람 등의 저항세력으로 의심되는 2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키르쿠크에서 붙잡힌 이라크 저항세력은 지난 21일 키르쿠크 공항에 있는 미군 기지에 대해 공격을 시도하려 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은 이라크 재건이나 단순 치안 임무가 아니라 적극적인 선제공격 개념의 치안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모습이다.

키르쿠크에 파견되면서 미군기지 5곳을 그대로 승계할 한국군은 단순히 기지뿐 아니라, 이 지역에서 담당했던 미군의 임무를 그대로 다 승계하면서 현재 미군이 진행중인 적극적인 치안 임무도 담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장수 작전본부장도 23일 기자회견에서 “교전상황 가능성을 감안, 우리 나름대로의 교전 수칙을 만들어 교전 개입정도, 무기 사용, 통제정도를 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키르쿠크 지역은 친 후세인 계열인 이슬람 수니파가 적고 이에 반해 박해를 받아왔던 쿠르드 족 등이 상당수를 차지해서 반 후세인 분위기가 높다는 평가지만 오히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상황이 결코 유리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쿠르드족은 이 지역을 쿠르드족 자치 지역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수천명의 대규모 시위도 벌인 바 있어 민족간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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