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조합중앙회가 무려 8천8백여억원이라는 엄청난 국민세금을 빼돌린 뒤 주식투자등을 통해 얻은 수익을 업무추진비 등으로 탕진해온 사실이 밝혀져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이들은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한 임업인들에게 살인적 고금리를 부과한 뒤 이를 유용하는 '고리대금업자 행위'까지 서슴치 않은 것으로 밝혀져, 최근 외교통상부의 파렴치한 공금 유용 등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이 커진 국민들에게 또한차례 쇼크를 안겨주고 있다. 공직사회에 대한 대대적 사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8천8백여억 빼내 주식투자, 고리대금업**
감사원은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 융자금 집행실태' 감사차원에서 이달초 산림조합중앙회를 상대로 감사를 벌인 결과, 융자금을 실제 대출액보다 부풀려 신청하는 가공대출 등으로 8천8백14억여원의 부당 여유자금을 조성해 여기서 얻은 운영수익으로 업무추진비, 인건비 등으로 탕진해온 혐의로 이윤종 회장(70) 등 산림조합중앙회 간부 7명을 19일 서울지검에 고발조치했다.
산림조합에 지원된 융자금은 당초 단기임산물 생산기반 조성, 임산물의 유통 및 이용가공, 사유림-휴양림 지원, 산촌종합개발 등을 위해 쓰여져야 하는 돈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중앙회측은 지난 99년 2월부터 올 4월까지 농특회계 융자금 관리감독업무를 담당하는 농특회계 사무국에 실제 임업인 대출 소요액보다 매달 7억∼5백60억여원을 부풀려 신청, 총 7천9백89억여원의 부당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임업인들이 조기 상환한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농특회계 사무국에 보고한 뒤 상환받은 대출금을 빼돌리는 방법으로 8백25억여원을 마련하는 등 모두 8천8백14억여원의 부당 여유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회측은 이렇게 빼돌린 자금 가운데 5천5백52억여원은 수익증권, 채권, MMF 등에 투자해 1백13억여원의 운용수익을 얻었으며, 나머지 3천2백62억여원은 연체대출금이 발생할 경우 사무국에는 정상 상환하고 연체자들로부터 연리 14%의 살인적 연체이자를 받는 방법으로 42억여원을 챙기는 등 총 1백55억여원의 부당 수익금을 마련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업무추진비, 인건비 등으로 흥청망청**
감사원에 따르면 중앙회측은 이같은 부당 수익금 가운데 20억여원은 각 회원조합의 연체대출금 취급에 따른 수수료 명목으로 나눠쓰고, 80억원은 임직원 업무추진비, 인건비, 운영경비 등으로 탕진했으며, 나머지 55억여원은 자체 금융사업으로 회원조합이 모은 예치금을 중앙회에서 운용하다 잃은 손실(2003년까지 누적손실 2백76억원)의 보전을 위해 사용했다.
감사원은 7명을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농특회계 융자금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농림부와 농특회계 사무국에 대해서도 이달말까지 추가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감사원은 특히 이같은 부정이 수년간 가능했던 이면에 농림부 등 관리감독기관과의 뇌물 상납 등 이면거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조사하기로 해, 앞으로 파문이 농림부 등 상부기관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검찰에 고발된 이윤종 회장은 동국대 법대를 나와 지난 1974년 영동산림조합장을 시작으로 1994~2000년 산림조합중앙회 상임감사를 거쳐 지난 2000년부터 현재까지 산림조합중앙회장을 맡고 있는 산림조합의 터줏대감이다.
임업인들의 조합인 산림조합에는 전국 1백44개 조합에 50만3천명의 임업인이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있으며, 중앙회 및 조합직원만 2천2백55명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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