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 그간 '핵심 증인'이라며 요구해온 조 후보자의 부인·모친 등 가족들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대신 청문회 일정을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조 후보자) 가족을 내놓을 수 없다'고 했다"며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가족 증인, 저희가 양보하겠다. 민주당이 문제 삼는 가족 증인을 모두 양보할 테니 오늘 의결해서 법대로 청문회를 하자"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나머지 증인은 민주당도 이견이 없다"며 "조 후보자의 딸과 어머니 모두 중요한 증인이지만 (우리가) 다른 방법으로 진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저희가 이만큼 통 크게 양보한 이상 민주당은 여러 변명 말고 청문회 일정을 양보하라"고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문회 순연 요구에 대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합의대로 오늘(2일) 하자'고 하는데, 법적으로 오늘 청문회를 할 수 있는 것을 민주당이 원천봉쇄한 것"이라며 "오늘 청문회를 하려고 했으면 이미 지난달 29일에 모든 자료 요구, 증인 채택 건이 의결됐어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증인출석요구서 법적 기한상) 오늘로부터 5일이 경과한 이후에 청문회가 가능하다"며 "어떤 날짜라도 괜찮다. 휴일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지만 민주당이 고집한다면 휴일을 포함한 청문회도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법대로 해달라"면서 "이것도 거부하고 '국민 청문회'를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향해서도 "법대로 청문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재송부 요청 기한을 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청와대는 10일의 기간 내에서 (추가 송부 기한을) 정할 수 있다. 청와대가 내일 송부 요청을 하면서 '바로 송부해달라'고 한다면 이것은 사실상 청문회를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즉 7~8일이든, 9~10일이든 청문회를 이틀간 실시한 이후의 날짜로 재송부 기한을 정해 달라는 요구인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국당의 추가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 제안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어렵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법사위 회의실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나 원내대표가 '가족(증인을) 양보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여태까지는 왜 그렇게 (고수)했느냐"며 "청문회를 끌어서 선거에 이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개회됐지만, 한국당 소속 여상규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민주당과 '터무니없는 요구'라는 한국당이 설전을 벌인 끝에 여당 의원들이 일괄 퇴장하며 파행됐다.
송 의원은 "한국당이 오늘·내일 청문회는 안 된다고 하니 청문회가 불가능할 것 같다"며 "저희는 끝까지 약속에 따라 오늘·내일 청문회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불가능하게 됐다"고 거듭 말했다.
민주당은 사실상 국회 청문회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금주 중 기자회견 형식의 '국민 청문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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