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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우리 아빠를 산업전사로 대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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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우리 아빠를 산업전사로 대우해 주세요"

고 김만수씨 딸, 盧대통령에게 두번째 편지 보내

이라크에서 피살된 고 김만수씨의 딸 김영진양이 10일 노무현대통령에게 보내는 또 하나의 공개편지를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웠다. 지난 3일에 이어 두번째다.

김양은 이 글에서 며칠 전 노대통령의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위로 답장에도 불구하고, 고 김만수씨 사망에 따른 유족보상 문제에 있어 아무런 적극성도 보이지 않고 있는 오무전기측과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분노를 숨기치 않으며 정부의 적극적 해결노력을 촉구했다.

김양은 특히 고인이 된 아버지가 "국익차원에서 보면 산업전사가 않습니까? 정부에서 의당 산업전사로 해주실 수는 없는 것인지요?"라고 반문했다.

김양은 또 어렵게 귀국한 고 김만수씨 사체를 보니 "머리부위만 총을 맞은 줄 알았는데 아빠의 배와 가슴 쪽에는 핏자국과 길고 작은 상처들이 있었습니다. 얼굴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이 붓고 눈을 꼭 감고 있었고.. 표정을 보았을 땐 너무나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어서 그때의 상황이 얼마나 참혹한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반신은 이라크 가시기 전 제가 다려준 바지를 입고 계셨고 양말을 신고 계셨지만 무척이나 추워 보였습니다"라고 말해 보는이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현재 유족보상 문제가 아무런 진전도 보지 못해 장례식을 치루지 못한 채 평화원 지하실 냉동창고에 누워있는 고 김만수씨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다음은 김양의 편지 전문이다.

***고 김만수씨의 딸 김영진 양의 두번째 편지**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라크에 일하러 가셨다가 돌아가신 김만수씨의 딸 김영진입니다. 지난번 대통령 할아버지께서 저에게 보내주신 메일은 잘 받아 보았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 이렇게 다시 한번 글을 올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저와 영은이는 쌍둥이로 태어나 집은 보잘 것 없지만 아빠와 엄마 저 영은이 이렇게 4식구가 가정을 꾸려나가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한참 크는 18세의 나이로 동물로 비유하자면 아직 어린 토끼에 비유하겠습니다.

저와 영은이는 18세에 가장이신 아빠를 여의고... 어제 시신을 보았지만 아직까지도 믿기 어려운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제 세 식구입니다. 이렇게나마 억울함과 분노를 호소하고자 글을 올렸습니다.

저희 세 식구는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뉴스에서 처음에 보고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빠의 유해가 일주일이 지나도 오시질 않아서 정말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아빠의 유해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다가. .. 엊그제 아빠의 유해가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도착만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더군요.. 아빠의 유해는 지금 이곳 평화원 지하실 냉동 창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9일 오후.. 아빠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안치실로 가서 아빠의 관을 열고 아빠의 상태를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빠의 시신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 관을 열었을 때 차가운 냉기가 저희 가족들에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머리부위만 총을 맞은 줄 알았는데 아빠의 배와 가슴 쪽에는 핏자국과 길고 작은 상처들이 있었습니다. 얼굴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이 붓고 눈을 꼭 감고 있었고.. 표정을 보았을 땐 너무나 고통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어서 그때의 상황이 얼마나 참혹한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반신은 이라크 가시기 전 제가 다려준 바지를 입고 계셨고 양말을 신고 계셨지만 무척이나 추워 보였습니다.

시신을 보자마자 저희 가족은 울음을 터트렸고 저는 나오면서 너무 놀란 나머지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얼마 있다가 깨어나긴 했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오무전기 측은 너무 무성의 하게 세월만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례를 치르려 하지만 사실상 개인적으로는 저희가족을 위해 돈을 벌러 갔겠지만, 국익으로 따지면 산업전사이지 않습니까? 정부에서 의당 산업전사로 해주실 수는 없는 것인지요?

저희 아빠와 오무전기 근로자 분들의 신변보호에 조금이나마 신경을 써 주셨더라면 이런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통령 할아버지 메일에 보내 주셨듯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꼭 지켜 주세요.

저희 가족은 대통령 할아버지만 믿고 있답니다. 부탁 드립니다.
오무전기 회사에서 저희 아빠 유해가 도착하시면 적절한 유족보상을 해주실 줄 알았는데 오늘 오무전기 측에서 이곳 빈소로 찾아와 저희가족 윗 분들과 협상을 하러 오셔서는 터무니 없는 소리만 하시다가 오늘 오후 서울 회사로 가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아빠의 시신은 계속 싸늘하고 추운 지하실 냉동창고에 갇혀 계신답니다. 저희는 정부나 나라 측에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협의를 해주실 줄 알았는데 어찌 하실 것인지.. 정부측에서는 협의를 해주실 수는 없는 것인지요?

장례도 지내지 못하고 유해만 보면서 빈소만 지켜야 하는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이제 정말 저희 가족들마저도 아빠의 시신을 보면 얼굴조차 싸늘히 굳어버린 아빠를 제대로 마주 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직 10대의 나이로 아빠와 장난을 치고 어리광을 부리면서 대학 다니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 엄마 아빠와 가족여행도 가보고 싶었고 지금 상태로는 아빠가 제발 단 하루만이라도 살아 계신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식구끼리 조촐히 밥 한끼 먹으면서 오순도순 이야기도 밤새도록 나누고 이때까지 철없이 굴었던 모습은 뒤로한 채 아빠께 조금이나마 효도하고 싶습니다. 이젠 저희는 아빠를 만질 수도 아빠라고 부를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씩씩해지려고 합니다. 아빠가 원하시는 것은 저와 영은이가 엄마께 효도하고 세 식구나마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실 테니까요.

그러기 위해선 저희 아빠를 하루 빨리 하늘 나라로 편히 보내 드리는 것이 우선 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국회, 모든 언론들과 국민 여러분, 저희 좀 도와주세요. 이렇게 한 소녀가 마지막으로 부탁 드리겠습니다. 정말 이젠 이 글이 마지막으로 올리는 글이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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