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4일 이라크 한국인 피격사건으로 사망한 고(故) 김만수(46)씨의 딸 영진(18)양에게 이메일을 보내 위로했다. 영진양이 전날 새벽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영진양의 글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지자, 청와대측은 한때 노 대통령이 영진양의 청을 받아들여 유족을 직접 찾을 것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위로 서한으로 대신했다.
***전날 청와대서 빈소로 전화 걸려와**
노 대통령은 영진양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불의의 사고로 변을 당한 김만수씨의 넋을 위로하고 영진양 등 유족들을 격려하는 글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김만수씨 유족들에 따르면, 3일 오후 청와대 비서실에서 전화가 걸려와 "대통령이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진 글을 읽었다"며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물었다고 한다.
이에 영진양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얘기하고 싶다고 답하자 비서실 측은 "그 뜻을 대통령께 전하겠다"며 "절차를 밟아야 하니 조금만 기다리면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통령이 시간을 내서 직접 찾아가든지 전화를 하실 것"이라고 말한 뒤 영진양의 휴대전화 번호를 확인했다. 이어 오후 4시 20분께도 청와대에서 재차 전화가 왔다고 한다.
청와대 정만호 의전비서관은 이날 오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이 조문하는 것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대안을 놓고 논의중"이라면서 "대통령 일정 조율이 쉽지 않아 직접 조문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영진양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정부나 대통령께서는 언론에서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저희 아빠나 곽경해씨에게 정말 깊은 관심이 있는지 싶네요"라며 "할아버지. 저희 아빠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저희 아빠와 곽경해 아저씨 딱 두 분이 사망하셨습니다. 솔직히 전화 한통 해주실 수 있는거 아닌가요?"라고 무성의한 정부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영진양은 또 노 대통령에게 "국민을 위한 정치한다고 하셨자나요..그러니까 저랑 좀 만나주세요"라면서 "기다리고 있을께요... 할아버지가 직접 전화해 주시면 바로 만나뵐 수 있도록.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대통령 할아버지를 믿습니다"라고 직접 만나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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