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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년 연장' 백지화, 한국도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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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년 연장' 백지화, 한국도 힘들듯

재계-노동계 "기업현실 무시한 것. 공무원만 특혜"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려던 일본정부의 계획이 재계의 강한 반대로 사실상 백지화됐다. 일본 정부 흉내를 내 정년을 연장하려던 재정경제부의 시도도 함께 백지화될 전망이다.

일본 후생노동성 고용대책기본문제부회는 12일 회의를 열어 현재 60세인 정년을 65세로 끌어 올리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끝에 경영계의 반발 등을 고려해 의무화를 보류키로 의견을 모았다. 후생노동성은 대신 정년후의 고용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고용제도'를 강화하는 방안을 포함한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안을 마련해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이 문제는 사카구치 지카라 후생노동상이 지난달 21일 현재 60세인 정년을 65세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비롯됐다. 당시 사카구치 장관은 "60대 전반의 근로의욕이 있는 사람이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면서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든가 계속 고용을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그후 우리나라의 전경련에 해당하는 니혼게이단렌(日本經團連)을 비롯한 경제계가 일제히 반대의사를 밝혔고, 이날 회의에서도 사용자측은 "65세 정년 의무화는 기업의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근로자측 대표도 고용사정이 어려운 만큼 "연령에 관계없이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년연장 의무화를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재계와 노동계가 이처럼 일본정부의 정년연장에 반대한 것은 현재 민간의 '명예퇴직' 연령이 35세로 낮아졌을 정도로 구조조정이 치열한 현상황에서, 정년을 65세로 연장했을 때 그 수혜대상이 되는 것은 공무원과 공기업 임직원에 불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요컨대 공무원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령화사회를 대외적 명분으로 정년연장을 추진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처럼 일본의 정년연장 시도가 백지화함에 따라 일본정부 방침을 흉내내 지난 9일 60세로 돼있는 정년을 연장하겠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던 우리나라 재정경제부의 정년연장 시도도 자연적으로 백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경부가 정년연장을 시도한 배경도 일본관료들의 속내와 다를 바 없고, 이같은 시도에 대한 국내 경제계의 반발도 거세기 때문이다.

한-일 관료들의 속보이는 집단이기주의적 시도가 시장의 반발로 인해 무산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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