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이 애초 입장을 바꿔 희귀 난치성 질환인 선천성 면역결핍증 환자의 생명 연장에 꼭 필요한 감마 인터페론을 계속 생산키로 했다. LG생명과학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지난 10월 감마 인터페론의 자사 제품인 '인터맥스 감마'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해 환자가족들로부터 재고해 달라는 탄원을 받아왔다.
***LG생명과학, 감마 인터페론 생산 계속해**
LG생명과학의 김호곤 마케팅 부장은 6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인터맥스 감마'의 생산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호곤 부장은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될 때, 기업이 마치 수익성만을 고려해 '인터맥스 감마' 생산 중단 결정을 내린 것으로 비춰져 안타까웠다"면서 "LG생명과학이 생산 중단 결정을 내릴 때 가장 고려했던 것은 수익성보다는 환자들에게 갑작스럽게 약품 공급을 중단하게 될지도 모를 현실적 어려움이었다"고 말했다.
수익성 문제보다는 1년에 1~2번 부정기적으로 소량 생산하고, 그나마 그것도 국가검정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에는 '제조정지' 조치를 받아 공급을 할 수 없게 되는 현실이 생산 중단 결정의 큰 배경이었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서 기업의 어려움과는 별개로 환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리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환자들에게는 죄송할 뿐"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이번 조치가 환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LG생명과학은 환우회 게시판(cgd.co.kr)에도 글을 올려 "환자와 가족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인터맥스 감마'를 계속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자 가족들,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이 생겼다"**
환자 가족들은 LG생명과학이 내린 결정을 접하고 환영과 기쁨을 표시했다.
한 환자 가족은 환우회 게시판에 "계속 생산한다는 회사의 입장을 알고 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면서 "선천성 면역결핍증 아이들에게도 작은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이 기회에 "LG생명과학이 선천성 면역결핍증 아이들의 후원자가 되어준다면 힘겹게 병마와 싸우는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기업 노력만으로는 한계 있어, 국가가 나서야**
한편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우석균 정책국장은 "사실 이번 일은 당연히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문제였지만, 기업, 환자,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었다"면서 "정부는 또 한번 직무유기를 한 셈"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우석균 국장은 "이번 기회에 사실상 정부가 특정 의약품을 보존해주는 '퇴출 방지 의약품 제도'를 다시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퇴출 방지 의약품 제도'는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우 국장은 또 "현재는 어떤 약품이 '퇴출 방지 의약품'인지, 한국에서 생산되는 약품은 어떤 것이고 기업의 애로사항은 뭔지, 환자들에게 필요한 의약품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실태 파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더 이상 직무유기를 하지 말고 이 기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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