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지 일주일 만에 바그다드 터키 대사관에 자살폭탄차량테러가 발생했다. 최근 이라크 무장단체가 이라크에 파병하는 모든 국가에 대한 공격을 선언하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터진 이번 테러로 한국도 파병하면 테러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스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이라크 시아파 내의 강경파와 온건파가 충돌하고 시아파가 미군 주도의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를 대신할 임시내각을 세운다고 선언하는 등 미국의 발표와는 달리 이라크 상황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바그다드 터키 대사관 자폭테러로 2명 사망, 후세인 지지자 시위도 벌여**
AP, 로이터 통신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간) 오후 바그다드 터키 대사관을 노린 자살폭탄차량테러가 발생해 터키인을 포함한 2명이 숨지고 대사관직원 포함, 적어도 1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바그다드 중부 알-와지리야 지역에 있는 대사관 입구에서 대사관쪽으로 돌진하던 차량 한대가 폭발했으나 대사관 밖에 설치돼 있던 방어용 콘크리트 장벽으론 인해 피해는 그리 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로 인해 대사관 유리창 전부와 정원 벽 일부가 무너지고 컴퓨터가 마비됐다고 대사관 직원들이 말했다.
미군과 이라크 경찰은 테러 직후 현장을 봉쇄하고 외부인의 대사관 접근을 차단했다.
이번 폭탄테러로 미 제1기갑사단 소속 피터 맨수르 대령은 차안의 테러범 한 명이 숨지고 대사관 직원 2명 만이 부상당했다고 보고했으나, 목격자들과 병원관계자에 따르면 터키인을 포함한 2명이 숨지고 적어도 13명이 부상당했으며 이 가운데에는 상태가 위독한 사람도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폭발직후에는 50여명의 이라크인들이 모여 후세인의 사진이 그려져 있는 2백50 디나르짜리 이라크 지폐를 흔들며 "우리는 사담 후세인에게 피와 혼을 바친다"고 연호하며 시위를 벌여, 경찰이 총을 쏘며 해산시키고 일부는 구금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번 테러에 대해 오스만 팍수트 터키 대사는 "이는 이라크를 테러 천국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자들의 소행"이라고 강력 비난했으며, 터키 외교부는 "이번 테러에도 불구하고 터키군 파병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이라크 파병 결정 일주일만에 발생, 파병고려국가에 상당한 부담**
하지만 이번 테러는 터키 의회가 1만명의 터키군의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지 일주일만에 발생한 사건으로 외국군대에 대한 현지의 강한 반발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해 파병을 고려중인 국가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터키군 파병은 그동안 대다수 이라크인들로부터 상당한 반대에 부딪쳐 왔는데 이번 테러도 그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보고 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도 만장일치로 터키군 파병에 반대목소리를 냈으며 터키와 갈등관계에 있는 쿠르드족은 이라크에 주둔한 터키군이 이라크 국내문제에 개입 쿠르드족에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현재 터키군은 쿠르드족 무장단체들과 이라크 북부에서 대치중이며 무력충돌이 발생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앞서 AP통신은 13일 미국 주도의 연합군에 동참하고 있는 아랍국을 비롯한 외국군대와 이들에 협조하고 있는 이라크인들에 대한 테러를 경고하고 나선 이라크 시아파의 '이맘 알리 빈 아비-탈레브의 지하드 여단'이라는 무장단체의 모습을 담은 CO를 공개했었다.
***최근 일주일새 자폭테러 3건. 시아파 강온파 무력충돌**
최근 일주일 동안 미군이 엄중 경계하고 있는 미군정 본부를 비롯한 곳에서 자살폭탄테러가 3번이나 발생하는 등 이라크 치안은 미군이 밝히고 있는 것과 달리 혼미한 상태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바그다드 교외의 이라크 경찰서에서 차량폭탄테러가 발생해 10명이 사망했으며 11일에는 미군정 본부로 쓰이고 있는 바그다드 호텔에서 테러가 발생해 8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러한 극도의 혼란 상황은 바그다드 뿐만이 아니라 이라크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13일 밤과 새벽 사이에는 이라크 중부 카르발라에서 이슬람 시아파 강경파와 온건파간 무력충돌이 발생, 1명이 숨지고 24명이고 다쳤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날 충돌은 시아파 강경파인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 쪽 민병대와 시아파내 온건파인 최고 성직자 아야톨라 알리 후세인 알-시스타니 추종자들간의 권력투쟁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온건파는 그동안 미군 점령에 대해 보다 타협적 입장을 취해왔다.
강경파인 알-사드르 측은 이라크 남부 나자프에서 "점령군에 협조하는 사람은 누구일지라도 시아파가 아니며 이슬람교도도 아니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철수 시한을 밝힐 것을 요구해 이번 충돌 배경에 대해 미군점령을 둘러싼 갈등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시아파 강경파, 미군 주도의 과도위 대신할 임시내각 구성**
한편 "시아파의 근본주의자 소장파 성직자인 모크타다 사드르는 나자프에서 미국이 구성한 과도통치위원회에 대응한 내각을 구성했다"고 AFP 통신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최근의 반미감정이 고조되면서 이라크인들의 과도통치위원회에 대한 반감이 드러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장조직인 '메흐디 군'을 이끌고 있는 사드르는 이날 "법무, 재무, 정보, 내무, 외교, 종교기부 및 덕의 함양과 악의 예방을 책임질 각료들을 확정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는 크게 호응을 받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라크 전체 국민의 65%가 시아파 교도인 점을 감안하면 반미감정 확산과 과도위에 대한 반감이 고조됨에 따라 그 파급효과는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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