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침침했던 골목길이 꽃과 나무, 들풀이 그려진 밝은 길로 변해 마을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화제의 골목길은 충북 청주시 내덕동의 청주대학교앞 먹자골목에서 상당로를 잇는 사잇길로 총 길이는 약 70m에 이른다.
청대 먹자거리를 대표하는 삼미파전에서 내덕파출소 중간쯤에 위치한 이 골목길은 마을에서 큰길로 나가는 유일한 골목이지만 좁고 침침해서 주민들이나 학생들이 이용하기가 불편했었다.
이 골목길에 지난 19일부터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대학생 30여명이 붓과 페인트를 들고 모여들었다.
학생들은 골목길 바닥에 비닐을 깔고 담벼락에 붙은 이끼와 거미줄을 걷어낸 후 마른 걸레로 닦아내며 벽화를 그리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이어 회색 담벼락에 흰색과 푸른색 등 배경색을 칠하고 분필로 밑그림을 그려 나갔다. 밑그림 다음에는 색칠 작업이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코팅까지 마쳐야 벽화가 완성된다.
벽화 그리기에 참여한 대학생은 “힘들지만 좋은 그림으로 벽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재미있다”며 “자연과 동물을 그려 넣어 골목속의 자연 느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의 벽화 봉사는 이번이 5번째다. 가는 곳마다 호응이 좋아 다음 달에도 서울의 한 골목길에 벽화를 그릴 예정이다.
장마철인 탓에 벽화 작업은 애초에 3일을 예정했지만 4일이나 걸렸다.
좁고 회색벽 일색이던 골목길에는 들꽃이 피어나고 커다란 나무에는 그네도 매달렸으며 높은 담 끝에는 갖가지 색의 풍선들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굽이진 골목길 벽화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오래전부터 잘 가꾸어진 꽃길이었던 것처럼 익숙하고 평화로웠다.
이번 벽화 작업은 골목 중간에 위치한 변화교회 박종욱 목사가 준비했다.
이 마을에 17년째 거주하고 있는 박 목사는 지난해 골목안의 한 터에 교회를 짓고 매일 오가는 골목이 너무 어둡고 침침해 벽화 그리기를 구상했다. 벽화 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숙소로 교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박 목사는 “처음 이 골목은 관리가 되지 않아 쓰레기 천지였다. 어떻게 하면 골목을 살리고 더불어 마을 상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벽화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 다다학교 이은희 선생님의 소개로 대학생들을 만나게 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동사무소에서도 학생들에게 사회봉사시간을 주기로 했으며 마을 주민들도 음료를 제공하는 등 도움으로 벽화길이 완성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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