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로비에서 무기한 단식을 5일째 이어나가던 중소상인들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각 당 대표들과의 좌담회를 요구해왔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당들은 농성장을 지지방문해 개정안 처리에 대한 논의를 나눴지만 정작 '키'를 쥔 한나라당은 이를 외면했다.
이에 단식 중이던 중소상인들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과 정부는 4대강 사업·세종시 문제 등으로만 싸울 뿐 길거리에서 단식하고 있는 상인들의 면담 요청에는 일언반구도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한나라당은 WTO 규정 위배 가능성만을 거론하는 정부 기조에 맞춰 일부 의원을 제외하고는 SSM 허가제를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여당과 정부·자체 모두가 대한민국의 정체 모를 국익을 위해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에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5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던 중소상인 대표들이 22일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SSM 규제 법안 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김봉규) |
이들의 규탄 발언이 끝나고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 연대 발언을 하던 도중 단식 중이던 이휘웅 경남유통상인연합회 회장이 실신하는 일이 있었다. 경남 마산에서 올라와 단식에 참여한 이 회장은 평소 당뇨와 고혈압 증세가 있어 단식이 이어지는 동안 다른 이들보다 더 힘들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급차가 이 회장을 병원으로 후송한 후 다시 마이크를 잡은 중소상인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한 명이 아닌 10명, 100명이 쓰러질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인태연 전국상인연합회 부위원장은 "이제 상인 목숨이 경각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중소상인 100여명이 참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SSM 관련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할 예정이다.
▲ 5일째 단식을 이어가다 기자회견 도중 쓰러진 이휘웅 경남유통상인연합회 회장을 다른 중소상인들이 눕히고 있다. ⓒ프레시안(김봉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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