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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철 분노의 작심 발언…"5.18 훼손 의원 단호히 조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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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철 분노의 작심 발언…"5.18 훼손 의원 단호히 조치해야"

예결위원장 경선 불참…나경원 "작은 잡음" 일축

자유한국당 몫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친박계 김재원 의원(3선,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게 돌아가게 됐다.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예결위원장 경선을 결정한 데 대해, 당초 예결위원장을 맡기로 돼 있었던 황영철 의원(3선, 강원 홍철·철원·화천·양구·인제)이 경선을 포기하면서다.

한국당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예결위원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한국당은 지난해 7월 하반기 원구성 당시, 자당 몫으로 확보한 예결위원장을 안상수·황영철 의원이 각각 7개월·18개월씩 나눠 맡기로 했었다. 김성태 원내지도부 시절의 내부 합의다.

그러나 신임 나경원 원내지도부는 지난 3일 의원총회에서 이를 뒤집고 '경선' 방침을 결정했다. 나 원내대표는 "작년에 합의가 된 것이지만, (그것은) 참여하신 분들끼리의 합의였기 때문에 새로 정리된 부분이 있다"며 "(작년 합의에) 참여하지 못한 분이 경선 의사를 표시해서 경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의총 결과 브리핑에서 말했다.

황 의원은 경선 결정 당시부터 "부당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3일 의총 직후)라며 "주변과 상의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황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의총을 공개로 진행할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10분여 만에 의총장 밖으로 나온 그는 "경선을 수용할 수 없다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나왔다"며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황 의원은 "1년 전 하반기 원구성 당시 김성태 원내대표와 안상수 예결위원장과 조율·논의 과정을 거쳐 추인을 받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측근을 예결위원장으로 앉히기 위해 당이 지켜온 원칙과 민주적 가치들을 훼손했다"고 원내지도부를 비판했다.

황 의원은 "이번 사례는 향후 한국당이 원내 경선을 통한 상임위원장 선출 등 여러 합의·조율 사항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시키는 대단히 잘못된 조치의 선례가 될 것"이라며 "이 선례를 만드는 데 당사자가 될 생각이 없다. 경선을 거부했고, 그 거부 의사를 밝히고 나왔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자신이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1·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 김재원 의원의 출마와 원내지도부의 '경선' 결정에 근거 논리로 작용한 상황에 대해 "형의 선고 시기가 확정되지도 않았고 형이 어떻게 결정되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동료 의원을 몰아내기 위해 가장 추악하고 악의적인 사안으로 왜곡시켜서 자신들의 출마·지지 동기를 밝혀 왔다"면서 "이는 같은 당 동료 의원에 대한 동료애가 있다면 할 수 없는 저질스럽고 추악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황 의원은 앞서 자신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점을 상기시키며 "출마를 포기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제 정치 인생 1막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당당하고 소신있게 마무리하고 싶었다"면서 "그 또한 무산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단 그는 자신에 대한 탈당설이 제기된 데 대해 "저를 밀어내고 있는 현 원내지도부를 생각하면 더 이상 이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은 들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우리 당에는 저를 밀어내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지금 이 상황을 가슴 아프게 공감해 주고, 도와주려고 했던 의원들도 계신다. 저는 그 의원님들과 떨어질 수 없다"고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부를 향한 작심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우리 한국당이 건강하고 합리적인 보수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오히려 당 내에서 더 크게 싸울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더 담대하고 당당한 마음으로 우리 당이 건강하고 합리적인 보수당으로 갈 수 있도록 저와 뜻을 함께 하는 의원님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그는 '당내 투쟁'의 방향과 관련 "더 이상 우리 당이 세월호 희생자들의 아픔을 우롱하는 정당(이 돼선 안 된다)"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숭고한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는 이런 국회의원들은 단호하게 조치를 내려야 한다. 그런 조치가 없으면 우리는 제대로 된 보수로서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의원이 경선을 포기하면서, 예결위원장 후보자는 자연스레 김재원 의원으로 결정됐다. 예결특위는 다른 특위와 달리 본회의에서 위원장을 선거하도록 국회법에 정해져 있기에, 이날 본회의에서 신임 예결위원장 선거가 이뤄질 예정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원칙에 따라 처리했다"며 "원칙이 있는 공당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의 반발에 대해서는 "작은 잡음"이라고 한 나 원내대표는 "다시 잘 정리될 것이다", "많이 소통하고 있다"고 논란 진화를 시도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의총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에 이종구 의원(3선, 서울 강남갑)을, 보건복지위원장에 김세연 의원(4선, 부산 금정)을 각각 내정했다. 예결위와 달리 김성태 원내지도부 시절 약속한 '임기 배분'이 순탄하게 이뤄진 경우다.

다만 박순자 의원에서 홍문표 의원으로 교체가 예정된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자리는 진통을 겪고 있다. 박 위원장이 '처리할 현안이 남았다'며 위원장 사임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박 위원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어 "(1년 남은 기간 중) 6개월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나머지 6개월을 홍문표 의원에게 양보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고 공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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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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