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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패스트트랙 대전'이 눈 앞에?

정개특위 종료시한 임박...나경원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려나"

지난 24일 여야 교섭단체 3당의 국회 정상화 합의가 파행된 지 이틀 만에, 중재자역을 자임해온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원 포인트 회동'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제안했다. 전체적인 국회 정상화 협상이라기보다는, 시급한 예산결산·정치개혁 등 국회 특별위원회 문제라도 먼저 논의하자는 것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과 정치개혁·사법개혁특별위 연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원내대표 간 '원 포인트 회동'을 하자고 제안한다"면서 "이인영·나경원 원내대표의 답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지금 국회 정상화 합의문 전체를 놓고 재협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시급한 현안부터 테이블에 올리고 접점을 만드는 것이 상처를 최소화하며 국회 정상화 실마리를 찾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오는 28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예결위원장을 선출해야 하고, 정개·사개특위 문제 또한 결론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경예산을 다룰 예결특위 구성과 함께 정개특위 기한 연장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꼽힌 이유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때문이다.

오 원내대표는 "특히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되는 정개특위의 경우,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 연장 문제 결론을 내려주지 않으면 (한국당 제외) 여야 4당 위원들이 표결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이 와중에 특위 연장이 무산되고 선거제 개편안이 정개특위를 통과하면 20대 국회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 (따라서) 이 사안은 원내대표들이 정개특위 위원들에게 답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개특위는 전날 선거제도 개혁을 담당한 1소위 회의를 열어 논의한 끝에, 한국당 김재원 의원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 의원들이 '특위 연장이 되지 않으면 이번 주 안에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겠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 정개특위는 이날(26일) 오후 1소위 회의를 예정하고 있고, 27~28일에는 연달아 전체회의가 잡혀 있다.

그러나 3당 원내대표 합의문을 부결시킨 한국당은 이같은 바른미래당의 추가 제안에 대해서도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중진 의원들과 원내지도부 간 연석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지금은 전체 큰 틀을 폴어가야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패스트트랙은 반드시 합의 처리해야 한다, 무효화해야 한다는 게 우리 당 의원들의 의견이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어제도 행안위 소위에서, 국회에서 있을 수 없는 표결 처리를 했다"며 "정개특위 소위도 표결 처리를 하겠다고 한다. 국회선진화법의 '180일'(조항)은 그 동안 충분히 합의하라는 숙려 기간인데 이것을 무시하고 수(數)의 정치로 야당을 찍어누른다면 이제 국회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정개특위 사안에 대해 날선 반응을 보였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이인영 원내대표가 아침에 이상한 말을 했는데, 도대체 정치의 룰을 모르는 얘기에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어이가 없다"며 "합의가 무효화됐다는 것을 온 국민이 아는데 무슨 '합의대로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인지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이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에서 이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 합의문은 단지 사인(私人) 간 주고받은 사문서가 아니다"라며 "국민 앞에 서약한 것인 만큼 일방적으로 되돌려선 안 된다. 서명한 순간부터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이행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재협상 요구는 자가당착"이라며 "합의사항 준수를 위해 신의를 다해야 한다. 한국당이 소수 강경파에 휘둘려서 정략적 판단을 반복한다면 더는 어떤 협상도 있을 수 없다"고 경고하고 한국당에 "조속한 국회 복귀"와 "성실한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이 원내대표가 '재협상은 꿈도 꾸지 말라'고 엄포를 놓은 것에 대해 "정치는 꿈과 상상력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응수하며 "경직된 국회 상황에서 없는 꿈도 상상력도 만들어야 할 때인데 꿈도 꾸지 말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 누가 여당이고 야당인지 모르겠다"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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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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