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수술을 하고 느끼셨겠지만, 앞으로는 가만있으면 내려가는 일만 남으셨어요. 사람마다 경사도의 차이는 있어도 마흔 살 정도가 되면 예외 없이 그 길에 들어섭니다. 건강하고 폼 나게 나이를 먹으려면, 백조처럼 물 아래서는 열심히 갈퀴질을 하셔야 해요. 제가 불로초와 같은 한방에 해결하는 방법은 알지 못하지만, 지금 알려드리는 것만 담배를 즐기신 것처럼 꾸준히 하시면 남은 인생을 꽤 괜찮게 사실 수 있을 거예요, 이치가 그렇고, 이미 여러 사람이 증명한 방식이니 한 번 믿어보세요. 잘 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시고, 남과 비교하지 마시고, 다만 가다 멈추는 것만 경계하시면 됩니다."
환자에게 믿어보라는 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증명된 사실에 근거한 견해를 제시하고 환자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가끔은 그 선을 넘을 때가 있습니다. 바로 건강의 문제로 인해 한 사람의 삶이 망가지고 무너질 것이 불 보듯 보일 때입니다.
한방과 양방을 가리지 않고 치료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다 동원하는 것은 기본이고, 환자가 일상에서 취할 것 또한 적극적으로 권하게 됩니다. 식생활과 운동, 그리고 수면 습관을 잘 들이도록 하고, 이러한 영역에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부터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합니다.
이와 함께 권하는 것이 바로 하루 30분 정도 참장(站樁, 서서 하는 명상)을, 서서 명상을 하고 호흡을 고르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참장을 통해 신체적 프레임을 강화하고 명상을 통해 뇌를 최적화하고 호흡연습을 통해 신경계를 조절한다면 매일 몸과 마음을 리프레시하고 균형 잡힌 상태로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중한 환자에게는 병의 치유와 삶의 질을 높이는데 유익하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병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겠지요.
특히 참장공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의학의 양생법이나 동양무술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참장공이란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힘을 키우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 형과 방식은 달라도 거의 모든 수련의 전통에 포함되어 있는 방법입니다.
먼저 그 단어를 살펴보면, 참장공은 한자로 站樁功 이라고 씁니다. 우두커니 설 참, 말뚝 장 그리고 공 공 자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가만히 서 있는 기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것을 연습하는 사람들을 봐도 그냥 가만히 서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재미가 없다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인해 힘만 든다며 그만 두는 사람도 많지요. 그럼 한 걸을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먼저 '站'은 立 + 占입니다. 자리를 잡고 선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에게 알맞게 자신의 힘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을 점유하는 것을 뜻합니다. 운동을 해본 분은 나에게 맞는 스탠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실 겁니다.
다음 '樁'은 木 + 舂입니다. 나무로 된 절구로 절구질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절구라는 공간을 가진 도구와 절구질이라는 행위입니다. 인간이 서 있을 때 공간이라고 할 수 부위는 바로 머리와 몸통입니다. 다리라는 프레임 위에 이 공간을 가진 구조물이 얹혀 있는 것을 연상하면 됩니다. 팔 또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참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이 바로 서는 구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공간에서 절구질이라는 물리적 운동이 일어납니다. 절구질은 지면에 수직으로 행해지는 종적인 행위입니다. 저는 절구질에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몸통이란 공간에서 호흡에 의해 일어나는 내압의 종적인 운동이고, 하나는 이 호흡이 추동하는 힘에 맞춰 일어나는 긴장과 이완을 통해 우리가 중력을 이기고 직립하는 힘이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즉, 참장이란 가만히 자리를 잡고 서서 인간이 중력을 이기고 직립하는 힘을 키우고 내압을 강화하는 정적이지만 매우 적극적인 운동인 셈입니다. 누워있던 아이가 앉고 서면서 성장하고, 병에 걸리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서는 힘이 줄고 결국 누워서 죽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직립의 프레임과 내부의 힘을 키우는 것이 건강의 유지와 병의 예방과 치유에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功'은 이전에도 말했지만 힘을 다루는 기법을 의미합니다. 참장이 지향하는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룬 이의 방법 혹은 그것을 익히는 각자의 특성에 맞는 방법이 고안되었을 것이고, 그것이 일정한 규칙을 지니고 전해져 왔다고 보면 합리적일 것입니다.
치료를 하다보면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무너진 상태에서 오는 이들을 보게 됩니다. 그럴 때면 이분들이 스스로 설 수 있을 정도의 힘을 보존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분에게는 제가 아는 만큼에서 배움을 나누려고 하지요.
건강할 때 익히면 더 좋겠지만 만약 자신의 몸이 내리막에 들어섰다는 자각이 든다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기법을 익히길 권합니다. 그 방법들 중 한 가지는 참장공이 아니더라도 직립하는데 필요한 힘을 키우는 기법으로 채우길 바랍니다. 어쩌면 그 사소한 배움이 훗날 어떤 생명보험보다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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