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진향 이사장은 "미국에서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달러로 임금이 들어가는 문제만 해소된다면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지 않냐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며 "미국 측은 이 부분에서 달러가 다른 곳으로 전용되지 않는다는 것만 제대로 되면 (공단 가동의) 진전이 있을 것 같다는 팁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우리 설명을 듣고 미 의회 아태소위(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브래드 셔먼 위원장은 북측에 대한 제재만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며 개성공단의 평화적 가치에 대해 충실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달러가 아니라 현물이 들어가면 달러 전용 문제가 해소될 수 있지 않겠냐고 미국 측에 이야기했고 미국 측은 이에 대해서는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미국 방문에 함께한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조셉 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미국 싱크탱크 중 하나인 USIP 관계자들도 임금 문제에 깊은 관심을 표하며 집중적으로 질의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정 회장은 그러면서 미국 인사들이 개성공단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그동안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미국 인사들은 공단의 규모도, 위치도 심지어 임금이 달러로 얼마인지도 몰랐다. 그런 상황에서 개성공단을 그저 북한의 '달러 박스'라고만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미국과 협의하는 워킹그룹이라는 채널이 있는데 여기서 통일부의 의견이 얼마나 제대로 전달되는지 의문"이라며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미 국무부의 국장이나 실무자들이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는 것처럼 반응을 할 수 있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려면 미국과 소통도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통일부의 역할이 높아져야 할 것 같다. 지금처럼 외교부만 나서서는 (대미 설득에) 적극성도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김 이사장과 정 회장을 비롯해 5명으로 구성된 개성공단 방미단은 지난 11일(이하 현지 시각) 셔면 위원장의 주재한 미 하원 설명회를 시작으로 12일에는 USIP를 비롯한 미 싱크탱크들과의 간담회, 13일에는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부차관보와 조이 야마모토 코리아데스크 디렉터 등을 만나 공단에 대한 설명회를 가진 뒤 16일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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