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15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서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연방기금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스펀 의장은 또 "경기부양과 인플레이션 하락세를 막기 위해서 가능한 한 낮은 금리를 유지할 것" 이라며 "조만간에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일 위험이 없으나 '먼 이야기지만 치명적'인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스펀은 또 "미 연준이 금리를 0.75%로 내릴 수 없을 것으로 본다면 오산"이라고 말해 추가금리 인하를 강력시사했다.
한마디로 말해, 미국경제가 아직 위기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그 결과 한국경제를 포함한 세계경제의 조기회복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우울한 전망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0.75%포인트나 하향조정**
그린스펀의 발언에 기초할 때 다음달 12일 소집되는 미연준의 금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체회의에서 FOMC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45년만에 최저수준인 연 1.0%로 조정했던 지난달에 이어 0.25%포인트 추가인하할 게 확실시되고 있다.
미 연준은 또한 이날 의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지난 2월 예상치 3.25~3.5%에서 0.75%포인트 내린 2.5~2.75% 사이로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FT는 "그린스펀 의장은 '분식회계 사태의 충격으로 '경계심이 만연돼' 투자와 고용이 억제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미 경제가 회복세를 탈 수 있다는 믿음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 연준은 내년도 미 경제성장률을 3.75~4.75%로 높게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린스펀의 이같은 자신감에 대해 "백악관의 낙관론에 화답하는 것"이라면서 "그린스펀 의장은 미 경제가 지난 10년간의 활황세로 복귀할 수 있다는 몇가지 지표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그린스펀은 "산업생산이 마침내 하락세를 멈췄고, 주택시장이 여전히 강하며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당하는데 더 적극적이 됐다"면서 "주택담보 재대출과 부시 대통령의 세금 감면조치로 가계의 부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나아가 "최근 의회를 통과한 감세안은 하반기 가계 가처분 소득에 상당한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대부분의 주류경제모델은 이처럼 세금 감면에 따른 가처분 소득 증가는 즉각적이고 뚜렷한 소비 지출 확대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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