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는 9월부터 스톡옵션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MS의 스톡옵션 폐지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MS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는 스톡옵션 폐지를 발표하며 "스톡옵션을 폐지하는 것은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직원들에게 우울한 소식이겠으나 그 대신 회사는 5년 뒤 자기 소유가 되는 우리사주 주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6백여명에 이르는 임원들도 스톡옵션을 잃게 되는 대신 우리사주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2년 나스닥 상장 이후 MS의 수많은 직원들을 돈방석에 올라앉게 해준 스톡옵션제도는 지난 90년대 증시 호황과 맞물려 전세계 다른 기업들에게도 퍼져나갔다.
하지만 스톡옵션의 최대 수혜자는 MS직원들로, 지난 2000년 MS직원들은 1백60억달러의 스톡옵션을 받았고 기술주 거품이 꺼진 지난해에도 50억 달러나 스톡옵션을 받았다.
MS가 이처럼 스톡옵션을 없애기로 한 것은 월가의 압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라는 월가의 압력에 대해 MS등 주로 첨단 기술업체들은 거부의사를 밝혀왔다. MS가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했다면 지난 3년간 영업이익에서 90억 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돼왔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인 찰스 엘슨 델라웨어대 교수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전형적인 첨단기술업체인 MS가 스톡옵션을 폐지한다면 인텔 등 다른 기업들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첨단기술업체들은 이제 스톡옵션제도가 직원들에게 보상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주장을 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크로소프트는 독보적인 시장지위와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유연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스톡옵션에 의지하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구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하지 않은 첨단기술업체'는 많지 않다"고 말해 스톡옵션이 앞으로 상당기간 생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마이크로소프트측은 최근 몇년간 입사한 직원들은 기술주 하락으로 행사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높아 스톡옵션의 의미를 상실한 것을 이유로 들지만 스톡옵션의 비용처리 압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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