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언급한 약산 김원봉의 조카 김태영 씨가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의 팩트를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그렇게 야단법석을 떠는지 잘 모르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태영 씨는 10일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 최근 자유한국당이 "현충일에 현충원에서 김원봉을 언급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김 씨는 "현충일이 물론 6.25전쟁에 희생되신 분들에 대한 추념일이기도 하지만 독립운동하시다가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추념일이기도 하지 않느냐. 그 언급(김원봉 언급)을 딱 한 번 한 걸로 알고 있고, 그 당시 임시정부의 광복군 자체가 또 어떤 식으로 통합이 됐다 이런 말씀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좀 너무 심하게 이념 논쟁으로 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우리가 지난 70여 년을 너무 오랫동안 좌우, 남북의 이념, 그런 것으로 반목하고 살아오지 않았느냐. 내가 볼 때 (문 대통령 추념사는) 또다시 그런 비극적인 일이 없어야겠다, 좌우든 여야든 이념이 어떻든 힘을 합쳐 애국하자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왜 그런 언급을 못하느냐"고 했다. 김 씨는 이어 "(김원봉이 참여한 광복군이 국군의 뿌리라는 점에서) 김원봉은 역사의 팩트고 꼭 그런 걸 갖고 또 빨갱이 이야기가 나오는지"라며 "(문 대통령이) 특별히 김원봉을 영웅시하는 그런 이야기도 내가 볼 때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 씨는 "(문 대통령이) 화합적인 차원에서 말씀을 하셨는데 실제로 그 사실 자체가 팩트가 아니라면 모르지만 팩트고, 우리가 이데올로기로 여태까지 너무 반목하고 살았으니까 평화의 말씀으로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 김원봉을 왜 현충원에서 언급을 못하느냐"며 "많은 분들이 (독립운동으로) 희생을 당했는데 현충원에서라고 말씀을 하지 못하면, 현충원에는 왜 그렇게 친일파들의 묘가 많느냐"고 꼬집었다.
김 씨는 김원봉이 6.25전쟁의 주범 중 하나라는 자유한국당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1948년도에 늦게 북한으로 피신을 한 김원봉의 세력이 있었겠느냐. 세력이 있어야만 전쟁에 앞장설 수 있는 상황 아닌가. 그 당시에 세력이란 결국은 김일성이 장악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그런 역사적인 어떤 통찰력이 없으면서도 다짜고짜 앞장섰다 그렇게 이야기하기로는 좀 어패가 있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김 씨는 "나경원 의원 같은 양반이 (김원봉이) 뼛속까지 공산주의자라고 이야기하고 그러는데 사실 공산주의자라 그러면 공산당에 가입을 해야 공산주의자 아니냐. 그분은 공산당에 가입한 일도 없고 또 공산당하고 그렇게 교류가 많았던 분도 아니다. 굉장히 긴 스토리가 있는데 오히려 대만의 국민당 쪽에 가까웠는데, 도저히 친일파들 틈에서는 한국에 살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던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김원봉의 외조카인 김 씨는 김원봉의 막냇동생 김학봉 여사의 차남이다.
현재 약산기념사업회를 발족을 준비하고 있는 김 씨는 지난 2월 <경남도민일보> 인터뷰에서 "약산 서훈은 상징적 얘기다. 서훈이 되든 안 되든 개의치 않는다. 현충원에 가 보면 많은 친일파가 서훈을 받았다. 100년 전 의열단 분들의 상징성 차원에서, 친일파들에게 경각심을 주고자 서훈 받길 바랄 뿐이지 집안 경사로 생각지 않는다"며 "2020년이면 분단 70년이다. 지금은 분단 당사자들 아닌 사람이 더 많다. 독립운동한 분들을 이젠 이데올로기와 무관하게 생각할 때다. 정치적으로 여겨지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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