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에 대한 이라크 국민들의 민심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이라크 바그다드에 입성한 미-영 연합군은 이라크내 안보문제 및 기간시설 복구가 늦어지면서 그 비판의 화살이 모두 자신들에게 돌아오고 있는 현실에 당황해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전쟁이 종결되었다고 선언하였지만 언제까지 주둔해야할지 모르는 미영연합군의 불안감이 이라크 국민들의 불만 속에서 점차 확대일로에 놓여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라크 국민들의 불만 점차 높아져**
이라크 국민이 불만을 품고 있는 데는 개인의 안전뿐만이 아니라 전력부족 등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개월 동안 43도에 이르는 무더위 속에도 전력 부족으로 인해 에어컨이나 선풍기, 냉장고 등 아무 냉동시설을 가동하고 있지 못한 주민들은 분노에 가까운 감정을 나타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바그다드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이브라힘 아울라이위(46)는 “나한테 사담 후세인에 대해 얘기하지 마라”면서 “미군이 지금 여기에서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다. 미군은 24시간 내에 여기에 발전기를 설치할 수도 있는데도 하고 있지 않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물론 여전히 많은 이라크 국민들이 미영연합군에 희망을 걸고는 있으나 미-영 군지휘부는 일반 대중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느끼고 있다. 이러한 대중들의 분노와 위협은 실제로 미영군에 타격을 가하고 있는데 지난 24일 영국군 6명이 마자르 알 카비르 지역에서 격분한 군중에 의해서 사망했다.
***미군의 이라크 전통에 대한 무지도 국민의 분노 일으켜**
시간이 흐를수록 미-영군이 이라크 국민의 분노를 사는 이유는 이라크의 전통에 대한 무지도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이라크 국민의 심리적 변화에 위기감을 느낀 미-영 군부 지휘관들은 보다 민감하게 상황에 대응한다면서 주민의 분노를 살만한, 이라크 전통에 반하는 조치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6일 미군 차량행렬은 결혼식장에서 축포를 쏘는 것을 무장게릴라로 오인하여 결혼식을 망치는가 하면, 완전무장을 한 병사들이 통역관도 없이 한밤중에 일반 가정집에 가서 무기수색을 하기도 하였다. 지난 24일 영국군 병사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도 이라크 국민들은 영국군이 이슬람 가정을 수색하려하면서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긴장이 점차 고조되면서 미군에 대한 공격도 지난 수 주 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공격무기도 단순한 총기에서부터 수류탄 및 로켓탄까지 다양하다. 28일 바그다드에서 동북부방향으로 1백km 떨어져 있는 바쿠바 시에서는 신원미상의 사람이 미군을 향해서 수류탄을 던지기도 했으며 27일에는 로켓탄을 미군차량에 발사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났다고 부시는 선언을 했지만 이라크 현지에서는 전쟁이 끝나지 않고 오히려 이라크 국민들의 분노와 미군의 민감한 반응이 맞물리며 상황이 악화되는 분위기다. 이라크전은 아직 '진행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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