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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회 현충일] 연고도 없는 나라 자유 평화를 지킨 금발의 전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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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회 현충일] 연고도 없는 나라 자유 평화를 지킨 금발의 전사자

마틴 대령, 천안전투서 전사…숭고한 뜻 기려 '마틴공원' 조성

▲천안시 동남구 구성동에 조성된 마틴공원 ⓒ프레시안(이숙종 기자)

아파트 단지와 학교 등이 들어선 도심의 한 공간에 관심있게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은 공간 속 특별한 공원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충남 천안시 동남구 구성동에 위치한 '마틴공원'이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다 장렬히 산화한 미 육군 제24사단 제34연대 장병들의 희생과 그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2005년 조성됐다.

천안시는 이 곳을 34연대를 이끌던 마틴 대령의 이름을 따 '마틴공원'이라 명명하고 그 일대의 격전지는 '마틴의 거리'로 조성해 전투에서 희생된 128명의 미군용사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이들이 전사한 천안지구전투는 미 24사단 34연대가 남진해 내려오는 북한군 제4사단, 제6사단, 105기갑사단과 1950년 7월 7일 밤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격렬한 시가전을 벌인 한국전쟁의 중요 전투다.

34연대를 이끈 마틴 대령은 천안 사수를 위해 구성동 사거리에서 북한군의 공격을 막아 섰지만 T-34전차를 앞세운 압도적인 적의 공세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당시 연대장이던 마틴 대령은 전임 연대장의 전시 오판 책임으로 해임되자 급히 후임 연대장으로 임명 돼 부랴부랴 천안 격전지로 이동 한 상황이었다.

신임 마틴 연대장은 전시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병력을 무사히 후퇴시키기 위해 선봉에서 지휘 할 수 밖에 없었다.

직접 2.36인치 로켓포를 들고 적 전차를 요격하기 위해 맨 앞으로 달려 나가다가 상대 적군의 전차가 발사한 포탄으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희생은 6.25전쟁 중 전사한 최초의 연대장으로 기록됐다.

7월7일 연대장 보직에 임명 된 후다음날 8일 하루 만에 전사 한 것이다. 당시 미국 고향의 부인은 딸을 임신 한 상태였다.

비록 패하였지만 마틴 대령은 중과부적의 상태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용맹하게 싸워 장렬한 최후를 맞아 군인으로서의 고귀한 정신을 보여줬다.
▲마틴공원 추모비 ⓒ프레시안(이숙종기자)

마틴 대령의 숭고한 정신이 다시 한번 알려진 것은 추모비가 세워진지지 5년이 흐른 지난 2010년이다. 참전 당시 부인의 뱃속에 있던 딸이 어느덧 80대 노인이 돼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아버지를 추모하는 한국인에 감사하는 편지를 보내왔다.

마틴 대령의 딸인 제인 마틴씨는 편지에서 "우리는 아버지가 영웅인 걸 믿고 있다"며 "한국 사람들이 아버지를 기억하고 추모사업을 펴 줘서 감사한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어 "나이가 83세로 현지 방문은 힘들지만 추모사업 활동 등을 사진으로라도 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이 같은 편지를 받은 천안시와 기념사업회는 그녀에게 감사의 답장을 보내며 '마틴공원' 전경 사진과 마틴 대령 전사 추정 장소인 구성동의 흙 한 줌을 동봉해 보냈다.

제인마틴씨의 아들이자 마틴 대령의 손자도 한국을 찾아 이 곳에서 할아버지의 발자취를 기억하며 추모비 건립에 감사의 뜻을 보이기도 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의 작은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한 이국의 군인들의 값진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천안시는 매년 7월8일 추모제를 거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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