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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이 대만족한 '6.22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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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이 대만족한 '6.22 합의'

해마다 15% 임금인상, 3년간 고용 안정

조흥은행 파업이 파업 돌입 닷새만인 22일 끝났다.

***조흥 노조 대만족**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최영휘 신한금융지주사장, 홍석주 조흥은행장, 이용득 금융산업노조위원장, 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 등 노.사.정 대표 5명은 22일 오전 8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흥은행의 3년간 독립 경영 보장을 포함한 10개항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앞서 조흥은행 노조는 이날 새벽 5시30분부터 협상 타결안에 대해 조합원의 동의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인원 5천33명 중 3천1백48명(59.09%)이 찬성했다.

양측은 21일 밤 10시께부터 5시간여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갖고 ▲조흥은행(전산부문 포함) 3년간 독립법인 유지 및 독립경영 보장 ▲3년간 고용 보장과 인위적 인원 감축 배제 ▲통합 전까지 조흥은행 출신 은행장 임명 ▲신한은행 수준으로 임금 3년간 단계적 인상(매년 30%, 30%, 40% 인상, 올해부터 시행하되 경영상태 따라 비율 조정) ▲2년후 통합추진위원회에서 논의후 1년내 통합완료 ▲통추위 양측 동수 구성 ▲지주회사 임원 동수 구성에 합의했다.

이와 함께 통추위에서 통합이 결정될 경우에도 ▲대등통합 ▲고용보장 및 인위적 인원 감축 자제 ▲조흥은행을 존속법인으로 두고 조흥은행 브랜드 사용 ▲점포폐쇄 최소화에도 합의했다. 이밖에 이번 파업과 관련해 노조 간부들에 대한 사법 처리도 최소화하고, 민형사상 일체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노조는 "대등합병 원칙 합의와 함께 통합 이전 3년간뿐 아니라 통합 이후까지 1백% 고용 보장을 이끌어냈고 임금을 신한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의 성과를 얻어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초대 통합은행장으로 조흥은행 출신을 임명하자는 요구외에는 모든 요구를 관철시켰다는 게 노조의 평가다.

이번 합의안 도출에 이어 예보와 신한지주는 오는 25일께 본계약을 체결한 뒤, 신한지주는 1∼2개월 이내에 자금 조달을 완료하고 8월 말께 조흥은행을 최종적으로 자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한편 홍석주 행장을 비롯한 조흥은행 경영진은 24일께 예금보험공사에 공식 사직서를 제출키로 했다.

***조흥 직원, 해마다 최소한 15%이상 임금 인상**

이번 파업은 외형상 조흥노조가 내걸었던 '민족은행 사수' '헐값매각 반대'라는 합병반대 명분을 포기하는 대신, 대폭적 임금인상과 고용안정, 합병 3년 유예라는 최대한의 실리를 얻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현재 신한은행보다 직급별로 20~30% 낮은 조흥은행 임금을 3년내에 동일수준으로 올리기로 한 대목이 최대의 실리로 평가된다.

합의대로 임금을 올릴 경우 조흥은행 출신 직원들의 임금은 신한은행 직원들의 임금인상률에다가 평균 10% 가까운 액수가 추가로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계에서는 이 합의에 따라, 향후 3년간 조흥은행 직원들의 임금은 경기나 영업실적과 무관하게 해마다 최소한 15%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보다 크게 낮은 조흥은행의 1인당 당기순이익(2002년말 현재 신한은행 1억9천만원, 조흥은행 마이너스 9천만원) 등이 신한은행 수준으로 급속히 개선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대단한 특혜일 수밖에 없는 합의다.

이와 함께 확보한 '향후 3년간 고용보장'도 요즘 같이 고용이 불안정한 불황기에는 조흥의 더없는 성과물로 평가된다.

***합병 시너지 나올까**

이번 합의를 지켜본 금융계에서는 과연 합병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주회사 편입후 2년간 별도경영을 한다는 것은 당초 신한지주도 추구했던 바며, 이 기간중 고용도 최대한 안정시킨다는 입장이었다. 국내 최대 점포중복률도 대량감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던 주택-국민 합병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면서 대량감원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지주는 당초 별도경영을 하면서도 합병의 ABC에 따라 전산부문은 조기통합하고, 조흥 임원진도 대폭 물갈이한다는 입장이었다가 이번에 백지화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 매력 포인트중 하나가 동일한 전산 시스템을 쓰고 있어, 신속한 전산통합 및 이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산부문도 3년간 합치지 않기로 하고, 조흥은행 행장도 조흥 출신으로 못을 박음에 따라 신한의 당초 구상은 크게 어긋나게 됐다.

또한 2년후 통추위와 지주회사를 동수로 구성하는 등 대등통합을 하기로 한 합의 역시 앞으로 2년간 신한,조흥은행이 서로 더 나은 성과를 올리려는 '생산적 경쟁'을 할 경우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겠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상호반복과 갈등을 초래하며 2년후 본격적인 합병과정을 둘러싸고 또한차례 대분란의 여지를 남겼다는 게 금융계의 일반적 평가다. 이와 함께 이번 합병과정에 꿀먹은 벙어리처럼 소외됐고, 합의결과 향후 임금부문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봐야 할 신한은행 직원들의 소외감과 분노도 향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같은 여러 불확실성 때문에 신한-조흥 합병은 외형상 자산순위 국내 2위의 매머드 은행 탄생을 의미하는 동시에, 두 은행이 다수 확보하고 있는 상류층 고객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마케팅의 가능성 등 많은 잠재적 강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상당기간 국내외 투자가들의 '워치(감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조흥은행측이 파업을 전후해 '유사시 은행전산망 다운'을 선언하면서 8조원에 가까운 예금이 인출됐고, 이 과정에 많은 거래고객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면서 신인도가 급락한 점은 앞으로 두고두고 큰 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연 신한-조흥 합병이 '공정경쟁'의 큰 틀에서 생산적 결과를 낳을지, 아니면 분열과 암투로 퇴행하는 결과를 낳을지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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