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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10대 재벌총수와 개별 독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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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10대 재벌총수와 개별 독대해야"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 주장, 여론 반응 싸늘

삼성그룹 출신의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이 20일 어려운 경제상황의 매듭을 풀기 위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10대 그룹 총수들을 한명씩 청와대로 불러 독대를 해야 한다고 주장, 논란을 빚고 있다.

***현명관, "盧 매주 그룹총수 한명씩 독대해야"**

전 삼성물산 회장인 현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려운 경제상황을 풀기 위해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경제난국을 풀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10대 그룹 총수들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며 "국내 투자의 70~80%를 10대 그룹이 차지하는 현실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노조위원장도 만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그룹 총수들을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지난번처럼 그룹 총수들을 단체로 만나는 방식이 아니라 매주 한명씩 10대 그룹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독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총수들에게 현재 그룹의 주요 수익창출 사업은 무엇인지, 앞으로 그 사업의 수익성이 어느 정도 지속될 지, 그 사업 이후 어떤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지 등 핵심적 질문 3~4가지를 던지고 이에 대한 총수들의 솔직한 발언을 듣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전 경제수석의 증언**

현 부회장의 발언은 비록 노대통령과 재벌총수간 독대시 '대화내용'을 각 그룹의 사업방향성 타진으로 국한하고 있기는 하나, 과연 이같은 얘기를 꼭 대통령과 재벌총수간 독대 형식을 빌어서만 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점에서 발언의 배경에 의문이 생기고 있다.

특히 역대정권의 대형 정경유착이 대부분 대통령과 재벌총수간 독대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은 이같은 발언의 진의를 한층 의심케 하고 있다.

노태우정부 후반부에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종인 박사는 기자에게 "90년초 노태우대통령으로부터 경제수석 제안을 받았을 때 내가 내건 조건은 '절대로 재벌총수를 혼자서 만나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나중에 보니 노대통령은 30대 재벌총수 가운데 28명을 경호실장을 통해 비밀리에 만났고 그 결과 대형 정경유착 비리가 발생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대통령과 재벌총수가 만나서는 안될 이유는 없다. 특히 작금의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각계의 지혜를 모으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불황을 이유로 '재벌개혁 유보'를 주장해온 곳이 다름아닌 재벌 센터인 전경련이었다. 이런 마당에 대통령과 재벌총수간 독대를 촉구한 전경련의 제언을 과연 여론은 어떻게 지켜볼 것인지부터 현명관 부회장은 우선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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