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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北 김혁철 처형설에 정세현·박지원 "글쎄…"

"정부 발표를 믿는 게 좋다"…일각선 '김혁철 건재설'도

한국·미국과의 북한 비핵화 대화를 주도한 김혁철 대미 특별대표의 숙청설이 보도된 데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신중함 속에도 회의론을 폈다.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연 관람 일정에 동행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이 보도해 <조선일보>의 숙청설은 오보로 굳어지고 있다.

정세현 "김영철은 김정은 옆에, 김혁철만 처형? 있을 수 없는 일"

북한 전문가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3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혁철은 지금 어떻게 됐는지 아직은 확인할 수가 없다"면서도 "김혁철은 김영철보다도 한참 아래인데, 책임을 지면 최고 책임자가 책임을 져야지…"라고 말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실패의 책임을 지고 대미 라인이 숙청됐다면, 이를 총지휘한 김영철 부위원장이 가장 중한 처벌을 받았어야 할 것인데 정작 김 부위원장이 무탈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숙청설의 진위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인 셈이다.

정 전 장관은 "김영철이 거기(김정은 위원장 일정)에 같이 있는데 그 밑에 있는, 외무성으로 친다면 한 국장급이나 될법한 사람이 '하노이 노딜(No deal)'에 책임을 지고 처형된다는 것은, 나는 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화폐개혁을 실패해서 이듬해 3월 화폐개혁 행정 책임자였던 박남기를 처형한 적은 있다"며 "그러나 최고 책임자들이 그렇게 처형되는 경우는 있지만, 말단을 그렇게 처형하는 것은 법리상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김성혜 통전부 실장과 통역관 신혜영이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다는 얘기도 믿을 수 있는 이야기인지…"라며 "김혁철 처형을 비롯한 하노이 회담 관련 인사들의 징벌 문제와 관련해서 국정원이 확인을 안 해 주고 있고, 미국에서도 '알 수가 없다. 특히 처형설은 좀더 계속 확인해 봐야 된다'는 식으로 유보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그게 진실이 아니라는 얘기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미 당국은 김혁철 처형설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2일 현지시각)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한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김혁철 처형설의 진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우리가 관련 보도를 아직 확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갖고 있을 수도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는 기밀 정보를 논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그러면서도 "보도가 사실이더라도 북한과 좋은 업무 관계를 맺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고 대화의 진전을 돕는 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대미라인의 숙청설보다 중요한 것은 비핵화를 위한 북미 관계의 진전이라는 의미다.

박지원 "그런 큰 변화를 韓·美 정보당국이 놓쳤겠나?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은 일단 통전부장에서는 해임돼 있지만 지금도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직을 갖고 있다"며 "김혁철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는데, 일부 탈북자들 사이에서 그런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문제는 한미 양국 정보당국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했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 정부의 발표를 믿는 것이 좋다"고 회의론에 가세했다. 부정확한 설에 근거한 논란보다 한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지켜보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북한에서는 항상 (한·미 언론 등에) 실각설이 보도되면 가만히 있다가 만약 실각되지 않았으면 이번 김영철처럼 그렇게 언론에 노출을 시키더라"며 다만 "북한의 변화무쌍한 체제로 봐서 김혁철, 김성혜 이런 사람들이 그대로 무탈하다고도 짐작할 수 없다. 한미 간에 그러한 정보는 철저히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발표를 믿는 것이 좋다"고 신중론을 폈다.

박 의원은 "만약 김영철 부위원장이 그렇게 노역에 처해졌고 김혁철, 김성혜 등이 처형을 당하고 특히 김여정에 신상 문제가 있다고 하면 이것은 아주 굉장히 큰 변화"라며 "그런 것을 한미 정보당국이 놓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부부장에 대해서는 "제가 알고 있기로는 '지금 그렇게 성공한 것도 아닌데 모습을 드러내기 약간 피로하다'고 해서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는 거지, 김정은 위원장의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 '백두혈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알고 있다"며 "과로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분위기 나쁜데 조용히 좀 보내는 것이 좋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전했다.

정성장 "김혁철, 4월13일 목격됐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 있다"

정세현 전 장관이나 박지원 의원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김혁철 등의 건재를 관측한 주장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숙청설) 보도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3월에 처형되었다는 김혁철 특별대표가 4월 13일에도 목격됐다는 비교적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본부장은 "이같은 정보가 맞다면 김혁철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본부장 역시 정세현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하노이 회담 결렬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인물은 비핵화 협상을 총괄했던 김영철인데, 김영철은 강제노역형에 처해진 반면 그 밑의 실무자인 김혁철·김성혜가 처형당하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졌다면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 이후 김영철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영철이 악성종양(암) 제거를 위해 북한 지도층이 이용하는 봉화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비교적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6월 2일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 관람에 김영철을 동행시킨 것은 그의 치료가 끝난 상태에서 한국의 '김영철 노역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만약 김영철에게 '혁명화 조치'가 내려졌다면 단순히 한국 언론보도 때문에 그를 다시 공개석상에 등장시켰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짚었다.

정 본부장은 나아가 "만약 김정은이 회담 결렬에 대해 책임을 물어 간부들을 강제노역형에 처하거나 처형시키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보낸다면 그 어느 간부도 앞으로 대외 협상에 나서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북미 협상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이같은 극단적인 처벌을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북한 지도부는 처형할 간부와 관련이 있는 부문의 인사들을 수십 수백 명 정도 모아놓고 그 앞에서 본보기로 처형을 집행하기 때문에, 처형이 있게 되면 그 정보는 인적 정보자산을 통해 보통 몇 주 내에 우리 당국에까지 들어오게 된다. 그러므로 지난 3월에 김혁철이 처형을 당했는데 5월말까지 한국 정부가 그 같은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김여정 부부장 근신설에 대해서는 "지난 4월 9일 개최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김 부부장이 참석한 것으로 이미 확인된 바 있다"며 "회담 결렬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김여정 근신설은 근거 없는 것이며 '몸이 약한 김 부부장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정보가 더 설득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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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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