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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經의 '향락성접대비 사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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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韓經의 '향락성접대비 사수' 선언

"접대내역 공개는 영업기밀 노출, 사생활 침해"

경제지인 한국경제신문이 골프장과 룸살롱 등 향락성접대비에 절대로 규제를 가해서는 안된다며 국세청 방침에 강력반발하고 나섰다. '향락성접대비 사수' 선언인 셈이다.

***한경의 '향락성접대비 사수' 선언**

한경은 20일자 '누구를 왜 접대했는지 밝히라니'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국세청이 내년부터 기업들이 일정 금액(30만~50만원)을 초과하는 접대비를 지출할 경우 언제 누구와 어디서 어떤 목적으로 만났는지에 대한 구체적 내역을 밝히도록 의무화하려는 방침과 관련, "새 제도는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를 내세워 국세청 방침의 전면 백지화를 주장했다.

한경은 "기업으로선 누구를 만나는지부터가 영업비밀인 경우가 많은데 장소와 시간 목적까지 모두 밝혀야 한다면 접대 자체가 힘들어져 기업활동이 위축될 뿐아니라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까지 있다는 게 기업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기업의 84%가 접대활동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한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결과를 그 근거로 내세웠다.

한경은 향락성접대비 사수를 주장하는 두번째 이유로 예의 '내수경기 침체'를 거론했다.

한경은 "그렇지 않아도 저조하기 이를데 없는 내수경기가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세청은 룸살롱과 골프장에서 지출한 접대비는 인정치 않겠다던 당초 방침을 바꾸기는 했지만 접대비가 대부분 30만~50만원을 넘는 이들 업소가 급격히 퇴조하면서 소비위축이 일어나 경기에 또다른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은 "룸살롱및 골프 접대는 지난해 1조9천억원에 달해 기업들의 총 접대비 지출액 4조7천억원의 39%를 차지했을 정도로 일반적인 접대수단"이라며 "일본의 경우 기업접대비를 본격 규제하면서 골프장 연쇄 도산과 내수경기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한경은 "과잉접대풍토가 개선돼야 한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취지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현실적 여건과 맞지 않는 정책은 곤란하다. 기업들이 스스로 접대를 줄여 경비 절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정부가 어느날 갑자기 상대방을 모두 밝히라며 요구하고 나설 일은 아니다"라는 주장으로 사설을 끝맺었다.

***한경의 곡학아세**

이같은 한경의 사설은 당초 향락성접대비를 폐지하려 했던 국세청이 피접대 기득권층의 반발에 밀려 건당 30만~50만원미만은 접대비를 허용키로 한 절충안조차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기업으로선 누구를 만나는지부터가 영업비밀인 경우가 많은데 장소와 시간 목적까지 모두 밝혀야 한다면 접대 자체가 힘들어져 기업활동이 위축될 뿐아니라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까지 있다는 게 기업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는 주장은 구차한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까지 동원해 향락성접대를 합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탄식을 낳고 있다.

또한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발표한 '기업의 84%가 접대활동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자료를 '접대가 정상적 상거래를 얼마나 왜곡시키며 경제의 건전발전을 얼마나 좀먹고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문제삼는 대신, 접대 합리화 논리로 동원하고 있다는 점도 한심스러운 대목이다.

이어 "룸살롱및 골프 접대는 지난해 1조9천억원에 달해 기업들의 총 접대비 지출액 4조7천억원의 39%를 차지했을 정도로 일반적인 접대수단"이라며 "일본의 경우 기업접대비를 본격 규제하면서 골프장 연쇄 도산과 내수경기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한 주장은 '일반적 접대수단'이라는 이유로 손을 대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 피접대 기득권층의 속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하겠다.

특히 "일본이 기업접대비를 본격 규제하면서 골프장 연쇄 도산과 내수경기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은 경제신문인 한경의 '전문성' 자체를 의심케하는 압권이다. 90년대초 일본의 골프장 연쇄 도산과 내수경기 악순환은 80년대말 거품경제의 필연적 귀결이라는 '경제사의 기초상식'조차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경의 이같은 반발을 통해 새삼 알 수 있는 것은 국세청이 어정쩡한 형태로 '향락성접대비'를 줄이려 했다가는 용두사미격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용섭 국세청장이 취임 초기에 밝혔던 향락성접대비 폐지야말로, 기득권층의 저항이 거센 한국에서 부패접대 문화를 척격할 수 있는 유일한 '정공법'이라는 얘기다.

다음은 문제의 한경 사설 전문.

***누구를 왜 접대했는지 밝히라니**

국세청은 내년부터 기업들이 일정 금액(30만~50만원)을 초과하는 접대비를 지출할 경우 언제 누구와 어디서 어떤 목적으로 만났는지에 대한 구체적 내역을 밝히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한다.

접대비가 탈세나 음성소득 등의 수단이 될 수 있는 데다 사회적으로도 과잉접대 풍토가 만연해 있는 점을 생각하면 이를 시정하려는 취지엔 충분히 공감이 간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가 가져올 부작용 또한 적지 않다는 점도 분명히 지적해 두고자 한다.

우선 새 제도는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기업으로선 누구를 만나는지부터가 영업비밀인 경우가 많은데 장소와 시간 목적까지 모두 밝혀야 한다면 접대 자체가 힘들어져 기업활동이 위축될 뿐아니라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까지 있다는게 기업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 기업의 84%가 접대활동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72%는 접대가 줄어들면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응답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저조하기 이를데 없는 내수경기가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한다.

국세청은 룸살롱과 골프장에서 지출한 접대비는 인정치 않겠다던 당초 방침을 바꾸기는 했지만 접대비가 대부분 30만~50만원을 넘는 이들 업소가 급격히 퇴조하면서 소비위축이 일어나 경기에 또다른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룸살롱및 골프 접대는 지난해 1조9천억원에 달해 기업들의 총 접대비 지출액 4조7천억원의 39%를 차지했을 정도로 일반적인 접대수단이다.

일본의 경우 기업접대비를 본격 규제하면서 골프장 연쇄 도산과 내수경기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기업이 현실적으로 접대활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데도 지나치게 까다로운 규제로 이를 억제하려 한다면 결국 접대내용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편법적이거나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한도금액을 넘어 접대한 기업들이 상대방 신원을 숨기기 위해 30만~50만원 규모로 여러 개로 쪼개는 복잡하고도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과잉접대풍토가 개선돼야 한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취지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현실적 여건과 맞지 않는 정책은 곤란하다.

기업들이 스스로 접대를 줄여 경비 절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정부가 어느날 갑자기 상대방을 모두 밝히라며 요구하고 나설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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