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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유동성 위기'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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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유동성 위기' 심화

콜자금 빌려 하루살이, 한은 2조원 긴급 지원

인출사태가 확산되면서 조흥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빠르게 가시화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인출 총액이 3조원을 넘어설 경우 한국은행의 긴급지원 없이는 고객의 예금 인출 요구에 응할 수 없는 사실상의 '파산' 상태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조흥은행을 빠져나온 돈은 국민은행 등 우량은행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번 파업을 계기로 조흥은행이 고객 신뢰를 상실하면서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20일께 유동성 위기 직면할 듯**

조흥은행의 전체 원화 예수금 규모는 35조원 규모다. 그러나 18일 파업이 시작되면서 인출사태가 본격화돼 이미 유동성 위기를 겪기 시작했고, 19일에도 인출사태는 계속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조흥은행 예수금 규모가 35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인출액이 3조원을 넘을 경우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럴 경우 채권등 보유 유가증권등을 팔더라도 고객의 인출 요구에 응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조흥은행은 벌써부터 유동성 위기를 겪기 시작한 상태다. 조흥은행은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18일에만 8천억원을 하루짜리 콜자금 차입으로 메우는 등 다른 은행과 투신 등에서 조달했으나 인출사태가 계속되면서 한은의 유동성 지원 없이는 고객의 인출요구에 응하기 힘든 상황에 몰리고 있다.

조흥은행은 18일까지의 자금 부족 누계액이 1조8천억원에 달했고 19일 2조5천억원, 일부 기업의 월급날 전인 20일에는 '마(魔)의 3조원'선을 넘어서면서 최악의 경우 4조원선까지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럴 경우 20일이후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몰릴 전망이다.

조흥은행은 이에 19일 한은에 2조원의 자금지원을 요청,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을 사들이는 형태로 2조원을 지원했다.

정부는 조흥은행의 유동성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한은 당좌계정의 조흥은행 지급준비금 예치금을 풀거나, 조흥은행 지준 예치금을 17개 다른 은행으로 일부 돌려 고객들이 다른 은행 점포에서도 돈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조흥은행 영업을 정지시킨 뒤 그 업무를 타은행으로 이관시키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파업장기화로 조흥은행 전산망의 정상적 운영에 지장이 있을 경우 타은행 전산인력의 지원을 받기로 하고, 이미 타은행들과 지원 협의를 마친 상태다.

***우량은행으로 자금이동**

조흥은행에서 빠져나온 돈은 국민은행 등 우량은행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자금 관계자는 "18일 하루에만 약 6천억원의 예금이 늘었다"며 "이 가운데 4천억원은 정기예금이어서 조흥은행 사태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이나 단기성 자금인 MMDA 2천억원 증가분 가운데 최소한 1천억원이상은 조흥은행에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때도 정기예금이나 적금 등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으나 MMDA자금은 삽시간에 빠져나갔다"며 "요즘 조흥은행에서 이탈하는 가장 큰 자금인 MMDA인 데도 볼 수 있듯 증시나 부동산투자 등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MMDA 자금의 대거이탈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도 "조흥은행 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금융대란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금융시장에는 별다른 충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다가 조흥은행만 고객 신뢰를 잃어 회복불능의 어려운 처지로 빠져드는 게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유동성 위기가 발발해 조흥은행의 지불능력이 마비되면 초조해진 고객들이 지점에 몰려드는 공황적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고 이럴 경우 정부는 조흥은행 영업을 정지시킨 뒤 타은행에게 이 업무를 맡기는 동시에 공권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조흥은행은 M&A(인수합병) 방식이 아닌 P&A(자산인수) 방식으로 처리되면서 고용승계 부문에서 커다란 불이익을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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