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6월 국회 정상화를 위해 물밑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원내 지도부 간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31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6월 임시국회 개최를 위한 회동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예정돼있던 판문점 현장 최고위원회 참석을 취소하고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 나서려고 했지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이날 회동에는 이 원내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만 참석한 채로 국회 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전날 플랜 A, B, C를 다 내놓고 (한국당과) 합의가 안 되면, 바른미래당과 함께 (6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그것도 안 되면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6월 임시국회를) 소집 하려고 했다"며 "단독 소집요구는 다음 주 월요일로 미루고 주말까지 국회 정상화 소식을 국민께 전달하도록 좀 더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단독으로 국회를 여는 것에 대한 의지가 컸었는데 오신환 원내대표도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를 여는 것을 만류하고 있다"면서 "6월 3일 개회는 어렵게 됐지만 다음 주에는 반드시 국회정상화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독단적으로 국회 소집을 하겠다는 것은 국회 정상화 의지가 아니라 일방강행 의지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만날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한 사과와 철회를 해야 한다고 기존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국정원 관권 선거 의혹 대책회의를 열고 "어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말씀한 것 보고 깜짝 놀랐다"며 "착한 동생이 왜 이렇게 나쁜 말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날 이 원내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겨냥해 "국회 정상화는 외면하면서 괜히 민생을 챙기는 척 코스프레 하다가 안 되니 억지를 부리는 게 너무 '유아틱'하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협상당사자인 정양석 한국당 원내 수석부대표도 합의되지 않은 원내대표 회동을 여당이 먼저 언론에게 알렸다며 "어제 오늘 일어나는 일들은 정말 여당이 진정성이 없고 자꾸 청와대를 의식한 보여주기식 쇼를 하는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합의안에 패스트트랙 법안을 '여야합의로 처리한다'와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 문구를 표기하는 것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은 일정 기한 내에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표결로 부쳐지기 때문에 여야 합의로만은 패스트트랙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당은 합의처리를 명시적으로 약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지만 주말 동안 원내대표 간 회동으로 전격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국회 공전 기간이 길어지며 여야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때문이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헝가리 사건 때문에 조심스럽다보니 오늘과 주말을 포함해 한 번 더 노력하는 모습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이 강효상 의원의 '한미 정상회담 대화 유출' 사건이 국회 정상화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강효상 의원이 국회를 여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그런 긍정적 해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한국당이 국회로 들어와서 임시 국회를 계속 소집해서 강효상 의원을 지키려고 하는 방탄 국회를 열려고 할 것"이라며 "그렇지만 어떻게 됐든 지금 현재 국회가 공전되고 있는 상태에서 그렇게라도 국회에 들어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현재 형사 고발된 상태다. 국회 회기 중에는 현행범이 아니라면 국회 동의 없이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 구금 등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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