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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결정에 SK-채권단 갈팡질팡

"사실상 지원"이라는 SK 주장에 SKT 재차 "지원 불가"

SK글로벌 지원여부 논란과 관련, SK텔레콤은 17일 오후 "SK글로벌 지원 확약서를 채권단에 제출할 계획이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SK텔레콤의 이같은 지원불가 입장 재천명은 17일 새벽 SK텔레콤의 결정에 대해 SK그룹측이 SK텔레콤 이사회 결정을 '사실상의 지원 승인'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채권단도 이에 동조하는듯한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한 대응이어서 향후 SK글로벌 처리의 향배가 주목된다.

***SKT, "지원불가 입장 변함없다"**

"SK텔레콤 이사회가 사실상 확약서를 승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SK그룹측 일부 언급과 관련, SK텔레콤측은 이날 오후 "SK글로벌 지원을 전제로 한 확약서를 제출할 계획이 없으며, 순수히 우리 회사 입장에서 판단해 회사의 이익에 부합할 경우에만 SK글로벌과 거래한다는 전날 이사회 결론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SK텔레콤은 보도자료를 통해 "SK글로벌 전용회선 임대사업이나 단말기 유통사업 등 거래관계는 임의적인 물량 축소나 확대없이 객관적 타당성을 전제로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혀 이들 사업규모를 확대해달라는 SK(주)와 채권단측 요구를 사실상 수용하지 않았다.

SK텔레콤측은 "주주의 이익에 반하면서 SK글로벌을 지원할 수 없으며, 다만 향후 데이터 수요 증가에 따라 SK글로벌에서 임대해 쓰고 있는 전용회선 규모를 늘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나 이는 지원여부와 무관하게 순전히 회사 자체 판단의 문제일 뿐"이라는 덧붙였다.

SK글로벌 정상화 계획에 포함된 향후 5년간 연평균 4천3백억원의 EBITDA(법인세.이자 및 감가상각비 차감 전 순이익) 달성 목표에 대해서도 양사간 기존거래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되, 인위적인 EBITDA 목표치를 정하지 않고 SK텔레콤의 기업가치 제고와 병행 추진키로 해 SK그룹 요구를 일축했다.

또한 SK글로벌의 임대 전용회선 규모 확대는 이사회의 결의가 필요치 않다는 SK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SK텔레콤측은 “계열사와 1백억원 이상의 내부거래를 할 경우 반드시 사외이사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부규정를 내밀어 일축했다.

SK텔레콤은 SK글로벌 전용회선 임대사업 규모를 늘릴 경우 필요시 이사회 등에서 충분한 검증.토의를 거치는 등 모든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사내에 투자심의위원회와 보상심의위원회를 신설키로 했다. 결코 SK그룹이나 채권단 요구대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 표명이다.

***SK그룹과 채권단 갈팡질팡**

이같은 SK텔레콤의 입장 표명은 '지원 불가' 입장을 밝힌 이사회 결의에 대해 SK그룹과 채권단측이 '자의적 해석'을 앞세워 이를 '지원'으로 해석하려 하면서 시장에 혼란을 야기한 데 따른 것이었다.

SK그룹 관계자는 17일 오전 SK텔레콤의 확약서 논란과 관련, "지난 16일 SK텔레콤 이사회에서 SK글로벌과의 정상적 거래관계를 유지키로 한 만큼 채권단이 요구하는 확약서를 이사회가 승인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SK글로벌의 EBIDTA를 맞추기 위해 SK텔레콤이 SK글로벌의 전용망 이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려면 SK텔레콤의 향후 신규 수요중 80%만 있어도 되기 때문에 이는 지원적 성격의 거래가 아니라 통상적이고 정상적 거래만으로도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혼선을 야기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분명한 입장표명으로 이같은 SK그룹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채권단도 이날 오후 3시 협의회를 열어 SK텔레콤의 확약서 제출을 전제조건으로 일단 2조원규모의 출자전환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나, SKT의 단호한 반대입장 표명으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예견되는 상황은 지난 15일 진통끝에 SK글로벌 지원을 결정했던 SK(주) 이사회의 번복 가능성이다.

지난 15일 SK(주) 이사회는 SK글로벌에 대한 매출채권 8천5백억원 출자전환 등을 결의하면서 이사회 결의 효력발생의 전제조건중 하나로 "SK글로벌 경영정상화 계획과 관련한 SK텔레콤의 확약서는 SK텔레콤 이사회의 승인 및 대표이사의 서명이 완료되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었기 때문이다.

만약 SK(주) 이사회가 다시 열려 전제조건 위약을 이유로 SK글로벌 지원을 백지화하면 SK글로벌에 대한 SK(주)의 출자전환은 무효가 되고 SK글로벌의 정상화논의도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이와 관련, SK(주) 이사진들은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다시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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