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것을 국정운영의 원칙으로 바로 세우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 중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남은 이 문장은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작품이다. 그가 고치기 전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함, 결과의 정의라는 국정운영의 원칙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매력적인가? 단문으로 바꾼 앞의 문장이 더 쉽게 이해되고 힘이 느껴진다.
지난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노무현 재단에서 내건 '새로운 노무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윤 전 대변인 작품이다.
"멋진 수사, 촌철살인도 좋지만 평이한 단어들로 쉽게 쓰는 게 가장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를 정리할 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데 역점을 두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 홍보팀장, 청와대 대변인, 제1부속실장, 연설담당비서관 등을 역임한 윤태영 작가는 최근 <윤태영의 좋은 문장론>(위즈덤하우스 펴냄)이란 책을 냈다. "한 시간 글을 쓰면 세 시간 다듬는다"는 그는 "좋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쓰고 다듬는 과정은 결국 '나와 세상을 바꾸는 여정'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윤 작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10년 동안 노 전 대통령의 '숙제'인 <노무현 평전>을 쓰면서 틈틈이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냈다. 그는 올해 말 평전 집필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윤 작가를 28일 만나 '노무현의 필사'가 생각하는 말과 글, 정치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노무현 서거 10주년, '새로운 노무현'
프레시안 : 지난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였다. 봉하에 다녀온 소회를 밝힌다면?
윤테영 : 올해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그리고 올해 10주기, 이 세 번의 추모행사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10주기가 넘어가면서 한 순번이 넘어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숙제의 끝이 보이는 것 같아 대통령께서 갑자기 돌아가신 후 내내 무거웠던 마음을 좀 가볍게 내려놓으려고 한다.
프레시안 : 개인적 '숙제'라는 표현이 <노무현 평전> 집필을 말씀하시는 것으로 안다. 현재 어느 정도 진척이 됐나?
윤태영 : 원고는 많이 써놓았다. 작년 11월에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작업실을 마련하게 됐다. 그전에는 집에서도 글을 잘 쓴다고 자부했는데, 작업실로 출퇴근을 하니까 강제로 글을 쓰는 시간이 늘었고, 집중도 더 잘 되더라. 그래서 원고지 2000매 정도를 썼다. 근데 중간 점검을 하는데, 어린 시절 등 아직 군데군데 빠진 부분이 많다. 하나씩 다시 취재해야 한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제 선에서 원고를 마무리하는 목표를 연말 정도로 하고, 편집 작업을 거친 뒤 3~4월에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레시안 : 올해 정치권이나 언론 등의 반응을 보면서 노 전 대통령 기일을 맞이하는데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노무현 재단이 내 걸은 '새로운 노무현'이라는 구호에 걸맞게 정치인 노무현에 대해 더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태영 : 노 전 대통령의 말과 글을 세상에 내놓아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반갑다.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의 공과 과를 객관적, 합리적으로 따져보고 평가할 수 있었으면 하고, 또 그런 분위기에 평전을 내놓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을 보는 시각이 차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프레시안 : 그럴 수 있는 배경 중 하나가 촛불집회 때도 젊은층들의 정치 참여가 두드러졌고, 기후변화, 성평등 등 기존의 정치권에서 핵심적인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던 이슈들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 노무현'은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는 새로운 정치의 등장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구호이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늘 시대보다 한발짝 앞서나갔다는 점에서 그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윤태영 : 동감한다. 글쓰기 강연을 다니다 보면 젊은 세대들은 노 대통령에 대한 선입관이 없다. 제 입장에서 보면 '오해와 편견이 없는 세대가 자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노 대통령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노무현재단의 시민교육도 건강한 시민을 만드는 일에 노력하고, 이런 젊은 시민들과 교류할 수 있겠다, 이런 것이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일들이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는 게 아닌가 싶다.
자신의 말과 글로 대중을 설득하려 한 정치인, 노무현
프레시안 : <윤태영의 좋은 문장론>을 읽다 보면, 실제 첨삭 지도를 받는 것 같다. 솔직히 재미있는 책은 아니다.(웃음) 하지만 말과 글에 대한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겐 좋은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책을 낸 이유를 설명한다면?
프레시안 : '노무현의 필사', '노무현의 대변인'으로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사람 입장에서 노 전 대통령에게 말과 글은 어떤 의미였나?
윤태영 : 노 대통령은 자신의 말과 글에 대해 나름의 기준을 분명히 갖고 계신 분이셨다. 본인의 생각과 철학이 담기지 않으면 자신의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참모들이 아무리 좋은 글을 써와도 당신 생각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못 받아들이셨다.
프레시안 : 당시 그 점이 다른 정치인들과 달랐다.
윤태영 : 그렇다. 그런데 그 점이 지도자의 요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라면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야 한다.
프레시안 : 노 대통령이 여러 비판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가 당시 한국에서 받아들여졌던 정치인의 말, 서로 정치적 공방을 벌이는 방식 등이 기존 정치인과 달랐다. 어떤 면에서 한발 앞서나갔던 측면도 있다. 그래서 더 공격을 받거나 이해받지 못했다. 노 대통령은 말과 글을 통한 소통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 정치인이라고 볼 수 있다.
윤태영 : 그렇다. 말과 글로 소통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계셨다. 초기에 '검사와의 대화'(2003년 3월 9일)도 당신이 말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했다. 이전의 대통령과 다르게 말과 글을 통해 다양한 층위의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하고 설득하면서 다른 차원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어떤 면에서 비판을 받고 역작용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노 대통령은 대통령의 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변화를 시도하신 분이다. 민주화된 이후로는 대통령도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주변 참모를 설득해야 한다. '당신 내 참모니까 따라하시오' 이런 시대는 지났으니까. 공약 하나를 실천하려고 해도 반대하는 각료들을 설득해야 하고. 그런 면에서 노 대통령은 가장 설득력 있는 말과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프레시안 : 노 대통령은 대중들과 직접 소통에 익숙한 정치인들이었다. 이제는 정치인들이 현안에 대해 입장을 언론을 통하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를 통해 직접 밝힌다.
윤태영 : 노 대통령이 지금 계셨으면 페이스북 열심히 많이 하셨을 것 같다. 메신저로 각종 정책 토론방을 만들어서 부동산방, 남북관계방, 비전2030방 등등. 이런 토론방 만들어서 관심 있는 참모들 다 들어오라고 해서 토론했을 것 같다. 당시와 비교하면 물적 토대가 많이 바뀌었다. 지금 계셨으면 좋아하셨을 것이다.
'문재인 취임사'가 대중들에게 호평받은 이유는...
프레시안 : 책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사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비교하는 대목이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다. 인수위를 통해 한 달 넘게 공을 들인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사보다 그런 준비 기간을 가질 수 없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가 대중들에게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윤태영 : 연설은 특히 선택과 집중이 굉장히 중요하다. 노 대통령은 그런 점에서 전략적인 분은 아니셨다. 2003년 취임하고 얼마 안 지나서 이라크 파병 동의 요청이 들어간 국회 국정연설(2003년 4월 2일)을 했다. 그런데 당시 KBS 사장 선임 관련 논란이 크게 일어서 국회 연설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청와대 기자실에 들러 관련 해명을 했다. 다음날 조간신문들이 국정연설 못지않게 KBS 사장 선임 관련 해명을 크게 보도했다.
노 대통령 취임사도 시간을 갖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번에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역효과가 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많이 전달하면 사람들이 많이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
반면 문 대통령의 취임사는 상대적으로 짧고 선명하고 큰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사람들에게 인상을 깊게 남겼다.
노 대통령 취임사는 오랫동안 준비한 만큼 많은 내용이 담겼으니까, 상대적으로 한 부분이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효과는 약했다.
프레시안 : 농담이지만 윤 작가의 글쓰기가 10년 동안 일취월장해서가 아닐까?
윤태영 : 그런 측면도 있다. 이번 책에 글을 고치는 사례를 보여주기 위해 과거에 쓴 글들을 다시 살펴보게 됐는데, 노 대통령 때 썼던 '국정일기'를 다시 보니까 '아, 왜 이렇게 썼지'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더라.
프레시안 : 문 대통령 취임사에서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은 대목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윤 전 대변인 작품이다. 책에서 강조한 단문을 통해 리듬감을 준 대표적인 사례라고도 할 수 있겠다.
윤태영 : 솔직히 노 대통령 시절에는 제가 그런 문장을 구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과정으로 가는 데 도움을 준 분은 노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이 수사 많거나 군더더기가 많은 글을 싫어했다. 당신이 즉흥 연설에는 꽤 들어가는데, 정리된 연설에는 군더더기가 많은 것을 싫어하셨다.
"노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상처, 글을 쓰며 치유됐다"
프레시안 : 에필로그에 "좋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쓰고 다듬는 과정은 결국 나와 세상을 바꾸는 여정"이라고 썼다. 글로 세상을 바꾼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윤태영 : 저는 정치권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어서, 월급을 받으면서 글을 썼다. 굉장히 좋은 조건에서 글을 쓴 셈이다. 작가들은 굉장히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창의력을 발휘해서 글을 쓴다는 점에서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게 좀 쑥스럽기도 하다.
노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난 뒤 개인적으로 참 많이 힘들었다. 건강도 안 좋아졌고, 자연스럽게 사람들도 거의 안 만나게 됐다. 그런데 노 대통령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하는 게 내 소임이니까, 대통령의 글과 제 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 상처나 그늘이 많이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자기 글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신감도 다시 생기고 글로써 세상과 다시 소통하게 되더라. 2014년 <기록>(책담 펴냄)을 펴내기 전까지 정말 사람들을 안 만났는데, 책을 내고 강연을 다니면서 제가 아는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고 희망을 갖게 됐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다 보면 정리가 된다. 내가 부족한 점은 무엇이고, 내가 헤쳐나가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기는 것 같다.
프레시안 : 최근 SNS 등을 통해 사람들은 글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더 커졌다. 또 유튜브, 틱톡 등 일반인들도 영상을 쉽게 제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소통할 수 있게 되면서 대중들에게 '글'은 점점 거리가 먼 존재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윤태영 : 글과 말의 영역의 경계가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말은 쉽게 던지니까, 글은 활자가 되어 남으니까 글이 갖는 영향력이 더 컸는데, SNS, 유튜브 등이 활성화되면서 말과 글의 경계의 차이가 모호하고 점점 좁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문자가 아니더라도 말을 하는 것 자체에도 자기 생각을 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글을 잘 쓰지 못하고 말을 잘하는 사람도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시대가 됐다. 각각의 장단점이 굉장해 축소되는 시대다. 이제는 말과 가장 가깝게 쓰는 글이 좋은 글이 아니냐. 멋진 수사, 촌철살인도 좋지만 평이한 단어들을 쓰는 게 좋은 글이다. 문 대통령 취임사 정리할 때도 그래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썼다.
프레시안 :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교육도 그렇고, 서열을 중시하는 분위기도 그렇고, 한국 사회가 글쓰기, 말하기를 통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윤태영 : 글을 쓰다 보면, 가만히 뜯어보면 등식 같다. 주어와 서술어의 관계도 주어와 서술어 중 하나가 양쪽에 같은 단어가 들어가 있으면 하나는 삭제해야 한다. 글은 수학일 수도 있고 자연과학일 수도 있고, 예술일 수도 있다. 딱딱하고 논리적인 글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감성을 담은 글을 좋아한다. 감성이 들어가야 사람들에게 공감도 얻고, 설득력도 얻고, 글을 통해 자기감정을 드러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글쓰기를 통해 갇혀 있는 자신이 세상으로 나온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전형적인 글쓰기보다 자신의 감성을 드러내는 글을 많이 쓰게 되면 사회 분위기를 바꿔나갈 수 있지 않을까. 전에 한 회사에서 글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기쁨, 슬픔'을 주제로 주고 써온 글에 대해 첨삭 지도를 했다. 그 강연 참석자들이 하나 같이 끝나고 나서 '자신의 동료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며 굉장히 좋았다고 하더라.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들과 공감하는데 글 만큼 좋은 것이 없다.
프레시안 : 앞서 평전 집필 계획에 대해 짧게 얘기했는데, 평전의 의미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윤태영 : 2007년 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 청와대 생활을 정리하고 나왔는데, 주변에서 2008년 총선 출마를 권유하는 이들이 있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대통령께서 불러서 총선 출마 여부를 물으셨다. 그래서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씀드리니까, 저한테 '정치하지 말라고. 윤 대변인은 나랑 책 쓰는 일을 더 잘할 것이고 그게 한국 사회에 더 기여하는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다음에도 몇 번 불러서 본인 생각도 말씀해 주고, 퇴임 후에 회고록도 써야 하니까 몇 년 동안 그 일을 같이하자고 하셨다. 그러다가 갑자기 대통령께서 돌아가시고 나니까 최소한 전기라도 하나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때는 제가 쓸 생각을 못 하고 이왕이면 지명도도 있는 분이 썼으면 좋겠다고 해서 유시민 전 장관이 그때 전기 형식으로 쓴 책이 <운명이다>였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의 일대기를 일종의 교본 성격으로 쓰고 있다. 제가 갖고 있는 자료로 쓰는 대중서로는 평전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이후에 연구자용으로 대화록 등을 펴낼 수도 있겠지만.
프레시안 : 이번 책을 내고 다른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대중들을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무슨 의미인가?
윤태영 : 최근에 인터뷰를 많이 하게 된 것은 책 때문이라기보다는 노 대통령 10주기라서 하게 됐다. 책 판매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웃음) 대통령께서 갑자기 돌아가시고 10년 동안은 대통령 관련 책을 내야 하는 사람으로 자타가 주목하니까 그것만 하고 살다가 이제 끝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이제 뭘 하고 살지 본격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하게 된 것 같다. 이제까지 쓴 책은 노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한 것이니까, 내가 작가의 길을 갈 수 있을까, 내가 경쟁력이 있는 일인가,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다. 앞으로 무엇을 할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시기에 돌입했다.
프레시안 : 몇몇 언론에서 정치 이야기도 나오던데, 직접 정치를 하는 것도 고민 중의 하나인가?
윤태영 : 한 인터뷰에서 그 질문을 했을 때 '닫아두지 않고 있다'고 정말로 솔직하게 얘기했는데 사람들이 해석을 (정치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더라.(웃음)
프레시안 :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윤태영 : 왜 내가 글쓰기 책을 내는지 회의를 할 때가 있는데 저라도 글쓰기 책을 써서 조금이라도 글 쓰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한다. 글을 쓰는 사람이 많아져야 자기 생각 정리도 좋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에도 좋고, 세상을 바꾸는 데 글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과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 글쓰기다. 주저하지 마시고, 자신의 글쓰기 솜씨에 갇혀 계시지 말고, 글을 많이 쓰시라고 권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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