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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구의 4%인 미국이 나머지 96%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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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구의 4%인 미국이 나머지 96% 지배"

BBC방송 여론조사, 반미감정 급속 확산중

영국의 BBC 방송이 5,6월 사이에 전 세계 11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국제여론조사에서 이들 나라 국민들의 대부분이 미국이 '불량국가'로 지목한 이란, 시리아 등보다 정작 미국을 더 위험한 나라로 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이 세계평화에 가장 위협적"**

이같은 결과는 BBC가 17일(현지시간) 방영 예정인 '세계는 미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What The World Thinks of America)'라는 특집방송을 위한 조사에 따른 것이다.

이번 조사는 영국,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프랑스, 브라질,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요르단, 러시아, 한국 등 11개 국가를 대상으로 ICM 등 국제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미국의 군사, 경제, 문화, 정치적 영향에 대해 전 세계 11개 국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인 응답결과를 보면, 요르단 응답자 가운데 71%, 인도네시아 응답자 가운데 66%는 미국이 알카에다보다도 더 세계평화에 위험하다고 답변했다. 요르단, 인도네시아, 러시아, 한국, 브라질 등은 미국이 이란보다 더 위험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호주와 이스라엘,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8개국은 미국이 시리아보다 더 세계 평화에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설문조사 항목에서도 57%의 응답자가 부시에 대해 '매우' 내지 '상당히'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수치는 미국민들을 제외했을 때는 60%에 이르렀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서는 응답자 반 이상이 잘못되었다고 응답했고, 81%의 러시아인들과 63%의 프랑스인들은 잘못되었다고 답변했다. 반면 응답자 37%만이 이라크 공격은 정당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영국, 미국, 이스라엘의 응답자들은 각각 54%, 74%, 79% 등으로 이라크 공격을 정당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이 민간인 희생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을 다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영국의 73%, 프랑스 74%, 이스라엘 57%를 비롯해 전체 조사대상의 70%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70%의 미국인 조사대상자들은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였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앤드루 마(Andrew Marr) BBC 정치부장도 뉴스위크 최신호(6.23일자)에 실린 '우리는 모두 미국인(We Are All Americans)'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전 세계에 뿌린 고통의 씨앗을 그대로 거두어들이고 있다"라는 후세인의 말을 인용해 "미국민들은 그들의 통치자들이 행한 세계에 대한 폭력의 대가로 고통 받고 있다"고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세계 인구 4%에 불과한 미국인이 나머지 96%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나 미국은 세계를 완벽하게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상품이나 피상적인 문화를 통해서만 지배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다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지만 전세계속에서의 입지를 보다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라는 기고문의 주요 내용이다.

***"미국민들은 폭력의 대가 치르고 있다"**

예전에 미국인들은 영국인의 일부였지만 그들은 17세기에 부패한 유럽 대륙에서 훌훌 떠나가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대륙으로 건너가 버렸다.

오늘날엔 영국인들이 오히려 방황하고 있는 미국인인 듯 하다.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으면서 미국말을 하고 미국방송을 보고 미국음식을 먹는다. 만일 화성에서 온 인류학자가 우릴 방문한다면 그는 영국인들을 보고 펜실베이니아에서 이주해온 한 부족으로 결론내릴 게 분명하다.

영국이 이러하다면 세계의 다른 문화들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전 세계는 이제 두 가지 문화를 동시에 지니며 살아가고 있다. 저 멀리 파키스탄에서 파리까지 모든 사람들은 언어며, 역사, 음식, 종교, 건축양식 등에서 지역 고유의 문화를 향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제 자의건 타의건 미국 문화도 함께 누리고 있다. 초강대국 미국의 힘을 업고 미국문화는 각 국의 고유 문화를 밀쳐내고 있어 전 세계인구의 4%만을 차지하는 미국인들이 다른 96%를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점에서 오히려 미국에 비해 로마는 단지 '마을'에 불과할 지경이다.

그렇다면 미국에 대해 세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BBC는 이에 대한 해답을 얻어내려고 세계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미국인들한테 좋은 소식이라 한다면 설문결과 세계 사람들은 미국인들이 다정하고 ,단합이 잘되며 종교적이고, 자유로운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나쁜 소식도 있는데 미국인들은 오만하게 비쳐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책에서부터 세계 빈곤 문제, 지구 온난화 문제 같은 미국의 여러 정책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대체로 조사대상자 가운데 30% 가량이 "미국은 전 세계에 뿌린 고통의 씨앗을 그대로 거두어들이고 있다"라는 후세인의 표현에 대해 동의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프랑스에서는 56%, 한국에선 48%, 인도네시아에선 46% 까지 치솟는다.

한편 부시 미국 대통령은 상당히 끔찍한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 물론 많은 미국 사람들이 세계에 대해 잘 모르는 것처럼 다른 나라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한테 미국은 단지 미국이 만들어내는 상품, 이를테면 햄버거, 탄산수, 흔해빠진 TV 드라마 정도를 통해서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제퍼슨이나 마크 트웨인, 미 헌법, 남북전쟁, 뉴딜 정책 등 좀더 깊이가 있는 미국의 모습에 대해선 전혀 알고 있질 못하다.

그런데 현실 세계에선 계급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하위 계급들보다 지배계급들은 미국식 영어를 말하고 주말이면 군청색 바지를 입으며 미국문화를 그렇게도 알고 싶어 한다. 그리고 미국식 법적 틀은 다국적기업을 통해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인도에서부터 캐나다에 이르는 영어 공용국가들은 미국의 영향력에 보다 쉽게 노출된다. 영국신문들은 디자인에서만 미국 신문들과 차이가 날 뿐이다.

그런데 영국에선 '미국화'가 계급을 초월하고 있다. 영국에서 정치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은 클린턴과 부시에 관한 책들을 읽는데 여념이 없다. 대서양을 건너온 몇몇 작가들은 스스로를 '닐론(Nylon)'-런던거주 뉴요커- 내지는 대서양인(Atlantican)이라 칭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이나 중하층 계급 사람들도 빅맥 햄버거를 사먹으며 주말이면 디즈니랜드로 가족과 놀러갈 계획을 세운다. 가난한 흑인 영국인들 사이에선 미국 스타일의 복음 교회에 다니는 게 유행이다.

하지만 영국에서도 모든 사람이 미국인들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내부적으론 둘로 나뉘어져 있는데 미국인화 되는 걸 좋아하는 입장도 있지만 미국의 영향력을 막으려 장벽을 쌓자는 주장도 있다. 장벽을 쌓자는 사람들은 결코 적은 수는 아니다. 4번 라디오 채널은 유럽에서 가장 반 미국적이다. 또한 이들은 크리켓을 할줄 모르더라도 야구는 크리켓을 능가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장벽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이제 미국인들은 그들이 세계 다른 나라에 어떻게 비추어지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종교는 국가를 잇는 가교라기보다는 장애물일 공산이 크다. 미국이 자랑하는 상품들은 미국을 알게 하기에는 얄팍할 뿐이다.

물론 미국은 앞으로도 몇 십년간 전 세계를 지배할 것이고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보다 많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장애물을 넘어서 다른 나라에 접근해 가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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