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회생, 주주 소송으로 휘청

최태원회장등 이사 3명 자격 문제로 가처분신청

SK글로벌 회생이 사실상 SK(주)의 이사회의 지원 결정에 달려 있는 가운데, 10일 SK(주)의 주주가 이사의 의결권 제한 소송을 제기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명인에 따르면 현재 SK글로벌 분식회계와 배임 등 혐의로 형사기소 상태에 있는 최태원 회장과 손길승 회장, 김창근 사장 등 SK㈜ 사내이사 3명은 SK글로벌 처리안건과 관련해 특별한 이해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사회 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이유로 '특정 이사의 위법행위유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채권단과 SK그룹은 이날 'SK글로벌 정상화 방안'을 사실상 확정짓고 마무리절차간 상황에서 악재가 돌출한 것이다. SK글로벌 정상화 방안은 오는 17일쯤 SK㈜ 이사회와 채권단 전체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돼 양측이 18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었다.

채권단과 SK그룹은 SK글로벌 정상화를 위해 SK㈜가 8천5백억원, 채권단이 2조8천5백억원 등 총 3조7천억원을 출자전환하고 채권단이 부채 가운데 최대 2조8천억원을 캐쉬바이아웃(채권현금매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사들에 대한 소송으로 이같은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각 5명으로 구성된 SK㈜ 이사회는 사외이사들이 소버린과 SK㈜ 노동조합 등 이해당사자들의 소송 가능성으로 인해 SK글로벌 지원안건의 의결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사내이사들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 없이는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라는 이사회 의결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손길승 회장의 경우 SK㈜의 지원을 받는 SK글로벌의 대표이사 회장으로도 등록돼 있어 SK㈜ 이사회 의결권 행사 자격이 더욱 의문시되고 있다.

한편 이번 소송의 주체는 SK㈜의 대주주로 주주 이익에 반하는 SK 이사회의 결정이 있을 경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해온 소버린 자산운용은 아니다. 명인측은 이날 소송이 소버린을 대신한 것이 아니라 SK㈜의 0.7% 소액주주인 영국계 기금전문 펀드 헤르메스 자산운용을 대신한 것이라고 밝혔다.

명인은 “채권단과 SK글로벌, SK글로벌 주주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이 있는 사내이사들이 SK글로벌 정상화 지원안건의 의결에 참여하는 것은 현행 상법에도 어긋난다"면서 "특히 오는 13일 최 회장 등에 대한 선고공판을 앞두고 채권단과 SK그룹간 이면합의가 기정사실화할 경우에는 양형이나 형사책임의 정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