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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에 독자개발 대신 美무기 구입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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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에 독자개발 대신 美무기 구입 압박

러포트 주한미사령관 요구, 수용하면 MD체제 편입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공격용 헬기 등의 '독자개발' 대신에 미국산 무기 구입을 압박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최근 일본에 대해 미사일방어(MD) 편입을 요구하면서 일본의 자체 무기개발 대신에 미국산 무기를 구입토록 압박한 것과 일치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이같은 미국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정부가 국방비 증액의 명분으로 내세운 '자주 국방'의 근간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큰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美요구 받아들이면 사실상 MD체제에 참여"**

중앙일보는 9일 '美, 한국에 新무기 구입 요청'이라는 1면 기사에서 정부 고위당국자가 지난 5일 "리언 러포트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달 29일 조영길 국방장관을 방문, 3년 동안 1백10억달러를 투입하는 주한미군의 전력증강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한-미 연합전력의 증강을 위해선 한국군도 패트리엇 미사일(PAC3)과 아파치 헬기(AH-64D)를 구입, 보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이틀뒤 한-미 양국은 향후 3년간 1백10억달러 이상을 들여 주한미군의 전력을 증강한다는 계획으로 이례적으로 공개했다"며 "전력 증강 계획은 비공개로 추진하는 것이 기존 관례였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미국측 요청 사실을 밝힌 정부 고위당국자는 "러포트 사령관의 요청에 대해 조장관은 '검토해 보겠다'고만 답변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으며, 이후 국방부 관계자들은 패트리엇 미사일과 아파치 헬기 구입문제를 두고 몇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찬반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국방부는 패트리엇 미사일의 경우 1990년대 초반부터 진행된 구매협상을 지난해 결렬시키고 자체개발을 검토키로 했으며, 공격형 헬기는 기술도입을 통해 독자생산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며 "그러나 이번 미국의 구입 제안에 따라 국방부 관계자들은 새롭게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조영길 국방장관은 오는 27일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회담을 열고 한-미 연합전력 증강 방안과 주한민군 기지 재배치 문제 등 한-미간의 국방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국방부는 1990년초부터 1조9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2개 대대 규모(발사대 48기)의 패트리엇 미사일 도입을 위해 미 레이시언사와 구매협상을 벌여왔으나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지난해 협상을 결렬시키고 '자체 개발'을 검토키로 한 바 있다.

(미국 보잉사의) 아파치 헬기도 2조1천억원을 들여 36대(2개 대대)를 구입하려다 2001년 국회가 구릉이 많은 한국 지형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예산을 전액삭감하자 다음해 한국형 다목적 헬기사업(KMH)을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신문은 따라서 "국방부가 (종전입장을 바꿔) 패트리엇 미사일을 도입키로 결정할 경우 현재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미사일방어(MD)체제에 사실상 한국도 참여하는 셈이 된다"고 결론지었다.

***일본의 독자개발 좌절과 닮은 꼴**

이같은 보도는 지난달 미-일정상회담후 MD가입을 약속한 뒤 급변하고 있는 일본의 방위정책 전환과정과도 흡사해 주목된다.

일본은 당초 미국의 MD가입 요구에 대해 '공동기술연구' 형태로 참여하되 무기는 독자개발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위해 이미 지난해말까지 1백37억엔(우리돈 1천3백70여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미-일정상회담에서 MD체제 조입 편입과 일본 자체개발 대신 미국산 무기의 도입을 요구하자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는 이에 굴복했고, 그후 방위청은 미국산 패트리어트 신형미사일(PAC3)와 이지스함 추가 구입 및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스턴트미사일3(SM3)의 구입을 통한 MD편입을 빠르게 추진중이다.

이같은 미국의 외압에 따른 일본의 독자개발 정책의 포기는 MD계획이 레이시온이나 보잉 같은 미국 군수산업체의 이해관계에 기초한 계획임을 입증하는 증거인 동시에, 한국 또한 이같은 압박의 메커니즘에 휘말려들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커다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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