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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승회장, 무슨 자격으로?"

소버린 반발, 손회장과 하나은행간 '비밀각서'도 공개

SK(주)의 최대주주인 소버린 자산운용이 재벌 그룹의 '월권'을 정면으로 문제삼고 나섰다. SK(주)의 주주도 아니도 법적인 실체도 존재하지 않는 SK그룹이 SK(주) 경영에 관여하는 데 대한 반발이다. 소버린은 이를 법적으로 문제삼을 움직임까지 보여 향후 SK그룹은 물론, 다른 그룹들에게도 커다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이와 함께 SK글로벌 회생 문제를 놓고 손길승 SK그룹회장과 김승유 하나은행장사이에 지난달말 비밀리에 양해각서를 체결한 사실이 밝혀져, 또다른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여전히 재벌그룹이 계열사 경영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채권단 또한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소버린, "SK그룹, 과연 끼어들 자격 있나"**

소버린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28일 SK그룹 손길승 회장이 SK글로벌을 반드시 살리겠다고 밝힌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보도자료는 "소버린은 SK그룹이 SK(주)로 하여금 SK글로벌 정상화 계획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그 적법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SK그룹은 SK(주)의 주주도 아니며, 법적인 실체로 존재하지도 않기 때문에 SK그룹이 SK(주)를 대신해 협상을 하거나 SK(주) 협상의 결과에 따르도록 할 수 있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소버린은 따라서 "SK(주)의 이사회 이사들은 주주 이익을 대변해 행동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 3월14일 SK(주)가 SK글로벌을 포함한 그룹내 관계사와의 부당거래 및 지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한 발표를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소버린은 이어 "계속 상황을 주시할 것이며, 이사회의 책임을 환기시키는 등 SK(주) 주주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버린은 이와 함께 법무법인 명인을 소버린의 법률자문사로 선정했다고 밝힘으로써 유사시 SK(주) 이사회와 SK그룹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SK(주) 노동조합도 이날 출자전환 등 SK글로벌 지원을 반대하며 사외이사들에게 SK글로벌 지원을 위한 출자전환에 찬성할 경우 배임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여연대 '비밀 양해각서' 폭로**

소버린의 이같은 단호한 입장표명와 같은 날, 참여연대는 지난 5월31일 손길승 SK그룹회장과 김승유 하나은행장간에 비밀리에 체결한 'SK글로벌 정상화 양해각서'를 폭로, 파문을 한층 증폭시키고 있다.

참여연대는 4일 SK글로벌과 채권단간 협상안이 지난 3일 발표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 2일, 손길승 SK그룹회장과 김승유 하나은행장간에 비밀리에 체결한 'SK글로벌(주) 정상화를 위한 양해각서'라는 제목의 복사물 2개가 참여연대 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한 카페와 화장실에서 발견됐다며 양해각서를 공개했다.

이 양해각서는 지난 3일 발표된 합의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어, 손회장과 김행장이 합의한 내용을 채권단이 그대로 추인했음을 알 수 있다.

양해각서에는 또한 "최태원 회장 주식의 처리 시기 및 방법에 대해서는 추가 협의해 나가기로 한다"고 적시돼 있어, 양자사이에 최태원 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한 모종의 밀약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기도 하다.

***여전히 부족한 투명성**

이같은 양해각서는 협상과정상 불가피성을 인정하더라도, 절차의 투명성 부족과 협상주체의 배제라는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소버린이 강력반발하는 데에서도 나타났듯 손길승회장이 SK계열사 주주나 이사회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그룹 차원의 전폭 지원을 약속한 대목의 문제점이다.

아울러 채권단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비록 하나은행의 민간은행 최대채권은행이기는 하나 다른 은행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양해각서에 체결한 대목도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특히 SK글로벌의 최대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유지창 총재가 지난 2일 SK글로벌 회생에 대한 강한 지지입장을 밝히며, 이에 반대하는 시중은행들에게는 채권의 35%만 회수한 뒤 철수하라고 통고한 대목은 SK글로벌 회생 과정에 정부가 깊숙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파문을 지켜본 시장에서는 "말로만 투명성 제고를 외칠뿐, 아직 우리나라 기업과 금융기관의 투명성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투명성 부족에 따른 기업가치 저평가현상)는 해소될 수 없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SK그룹의 전폭적 SK글로벌 지원 발표가 나온 이래, 추가부담에 대한 우려때문에 SK계열사들의 주가는 동반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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