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워낙 신보수주의 성향이 강하기에 중동평화협상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 5월29일자 보도에서 닉슨이 70년대 중국을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반공 의식이 강해서 보수주의자들이 믿고 맡겼기에 가능했듯, 부시도 신보수주의 성향이 강하기에 보수주의자들이 협상을 일임한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유태계 미국인들의 부시에 대한 영향력은 작아**
지난 2월26일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대표적인 신보수주의 두뇌집단인 미국기업연구소(AEI)와의 만찬에서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을 포함한 중동 평화안을 수용할 것임을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미국의 대표적 유태계 지식인들의 분위기가 상당히 굳어졌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앞으로 부시대통령에게 문제를 야기할 것인가. 부시는 이러한 평화 로드맵을 진행시키면서 유태계 표를 잃을 위험부담을 질 것인가.
미국사회에서 유태계 미국인들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부시는 유태인들의 대다수가 민주당에 표를 던지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 부시는 실질적으로 유태계 미국인들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지난 2000년 대선 때의 출구조사에 의하면 유태계의 79%가 엘 고어에게 투표했고 단지 19%만이 부시에게 표를 던졌다. 특히 대다수 유태인들은 민주당의 아성인 캘리포니아와 뉴욕에 거주하기에 부시에게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하나의 신화는 유태계 미국인들이 이스라엘의 유태인보다 신보수주의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지난 7월 미국유태인협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63%의 유태계 미국인들은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에 찬성하고 있다. 또한 지난 11월의 아랍계 미국인 협회에서 조사한 바에서도 그 비율은 87%에까지 이른다. 이는 대다수 유태계 미국인들이 미 정부가 진지하게 평화협상에 임하길 바란다는 방증이다.
이코노미스트에 의하면 부시는 이미 민주당과 친분관계가 있는 저명한 유태계인사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5월19일 100명의 저명한 유태계 인사들은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들에게 부시의 평화 로드맵을 방해하지 말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부시는 강력한 신보수주의자**
하지만 여전히 많은 보수주의적 유태계들은 미국-이스라엘 공공문제 위원회(American Israel Public Affairs Committee)등의 로비단체 전면에 포진해 있고 부시 주변에는 오슬로 평화협정을 혐오하는 신보수주의자들이 존재한다. 이들로 인해 결국 부시는 외교정책을 수정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를 생각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이들은 이미 모두 부시 행정부와 제도적 ,인적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하기에 쉽게 부시에 반하는 노선을 가지는 못할 것이다.
아울러 부시가 유태계 보수주의자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이 오히려 그가 정책을 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주장하였다. 부시가 중동문제에 관해서 종종 의견을 구하는 사람이 엘리엇 아브람(Elliott Abrams)인데 이 사람은 전에 이스라엘 총리인 샤론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책을 극찬한 전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람을 곁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 이스라엘의 우익들과 협상하는 데 힘을 보태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표면에 드러난 사실로서는 부시가 주변의 성향을 고려하였을 때 중동평화협상에 나설 수 있는 이유를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정치적 역학관계를 따져 본다면 부시는 이번 평화협상에서 자유로운 운신의 폭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