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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파업 일단 멈췄으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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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파업 일단 멈췄으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전국 11개 지역 버스노조, 파업 철회 내지 유보

예상됐던 교통대란은 없었다. 전국 11개 지역 버스노조가 파업을 철회 내지 유보했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급한 불은 껐지만, 버스기사들 임금인상에 따른 재정마련이 관건으로 남았다. 지자체에서 버스요금 인상이라는 카드를 선택할 수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서울 버스 노사는 노조가 예고한 파업시간인 15일 새벽 4시를 90분 앞두고 합의문에 서명했다. 11시간 마라톤협상 끝에 나온 결과다. 노사는 2020년 임금을 호봉별 시급 기준 3.6% 올리기로 합의했다. 또한 61살로 된 현 정년을 2020년에는 62살, 2021년에는 63살로 연장하기로 했다.

애초 노조는 임금 인상률 5.9%, 곧바로 63세 정년 연장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임금 인상률 2.5%, 연장된 정년 2년에 대한 임금피크제 적용을 주장했다.

버스노사, 임금 인상안 타결하며 파업 철회

서울 이외에도 대구, 인천, 광주, 전남, 경남, 부산, 울산 등 8개 지자체 버스노사도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타결하면서 파업을 철회했다.

특히 울산은 오늘 오전 8시를 넘겨 가장 늦게 협상을 타결하면서 7개 버스 회사 중 5곳의 버스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반면, 파업 철회가 아닌 유보를 선택한 지역도 상당수다. 경기지역 버스 노조도 이날 파업을 유보하고 정상 운행하기로 했다.

노사는 일단 경기도의 버스 요금 인상 계획에 따라 각 회사의 수입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따져본 뒤에 오는 28일 조정을 재개하기로 했다. 경기도 버스노조는 14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시내버스 버스요금을 200~400원씩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추가 교섭을 위한 조정기간을 갖도록 한 것이다.

경기지역 버스노조는 기사 호봉별 시급의 29.96% 인상, 이를 위한 요금 인상을 경기도에 요구했다. 도는 14일, 시내버스 요금 200원, 광역버스 요금 400원 인상을 발표했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금의 임금 배분안을 확정하지 않았다.

파업은 보류됐지만 수익금 배분 관련 합의는 과제로 남았다. 요금 인상은 오는 9월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이외 충북, 충남, 강원, 대전 등 5개 지역 버스노조도 파업을 보류했다.

예고된 버스파업, 늦장대응한 정부와 지자체

이번 전국 버스노조 파업은 큰 틀에서는 주52시간제 도입에 따른 마찰음이라고 볼 수 있다. 버스노조는 주52시간이 도입되면서 발생하는 임금감소분 보존과 인원확충을 파업 이유로 들었다. 연장근무를 통해 받는 연장근로수당이 주52시간 도입으로 받지 못하게 되면서 실제 월급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번 버스노조의 파업은 주52시간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부터 예고됐다. 당시 버스업계는 주52시간을 지키려면 신규 채용 버스기사가 1만5000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열악한 버스기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임금인상 등도 요구했다. 하지만 중앙정부나 실질적인 버스업체 사용자인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요구에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셈이다.

물론,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 경우, 2004년 버스준공영제를 실시한 후 14년간 3조7000억의 지원금을 쏟아 부어야 했다. 그나마 서울시는 재정자립도가 다른 지자체보다 월등히 높다. 서울시는 이번 버스노조 파업에서도 버스요금을 올리지 않고 3.6%의 임금을 올렸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서 지원금을 늘리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버스요금을 인상할 경우, 여론 악화가 우려된다. 당장 이번 사태에서 경기도는 버스요금을 200~400원 올리기도 했지만, 이것을 두고 서민 호주머니를 턴다는 비판도 예상된다.

전국적인 버스 대란은 막았지만, 파업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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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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