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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무기 이미 보유, 폐연료봉 재처리도 시작, 핵무기 미국에 넘겨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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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무기 이미 보유, 폐연료봉 재처리도 시작, 핵무기 미국에 넘겨줄 수도"

미국 "6~8개 보유했을 수도", 베이징회담 사실상 종료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 8천여개의 폐연료봉 재처리에 이미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로써 북핵위기는 새로운 긴장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향후 협상전망을 극도로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북한 "핵무기 이미 보유, 폐연료봉 재처리도 시작"**

24일 AP통신에 따르면, 베이징 3자회담에 북한대표로 참석하고 있는 리근 외무성 미주 부국장은 23일 오전 이틀째 회담에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아태차관보에게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켈리대사는 이같은 북한측 발언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익명의 미국관리가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미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북한이 이미 1,2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었으나,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공식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을 전한 익명의 관리는 또 "리근 부국장은 북한이 이미 8천여개의 폐연료봉 재처리에 들어가 완료단계에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P는 이같은 리 부국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당초 미국이 예상했던 1,2개의 핵무기보다 많은 6~8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익명의 관리는 "CIA는 아직 폐연료봉 재처리가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그러나 "이는 리근이 거짓말을 한 것이거나, 아니면 미국이 치명적 정보실수를 범했음을 의미한다"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고 AP는 전했다.

리 부국장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미국의 목표인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완전폐기 요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AP는 분석했다.

이 관리는 또 북한이 핵실험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지하핵실험 준비를 끝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AP는 그러나 또다른 관리가 "북한은 협상과정에 결코 '실험(test)'이라는 표현을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CNN 방송은 "리근 부국장이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핵실험을 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었다.

한편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리 근 북한측 대표가 처음으로 핵무기 보유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양도할(transfer)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24일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인용, "리 수석대표가 회담 첫날 미국측에 핵무기 보유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이미 93년에도 똑같은 시인을 한바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리 수석대표는 또 회담도중 미국측의 제임스 켈리 수석대표를 따로 불러 "우리는 핵무기를 갖고 있으며 이를 해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핵무기를 물리적으로 과시할지(physical demonstration) 아니면 양도(trasnfer them)할지는 당신들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파월, "미국 협박할 생각 마라"**

이같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발언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의외로 아직은 차분한 편이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같은 북한의 발언과 관련, "미국을 위협하는 북한정부의 어떤 발언도 실패할 것"이라며 "북한은 핵무기로 주변국을 위협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워싱턴시내의 U.S.-아시아태평양 위원회에서 행한 강연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히며, "북한은 그들의 입장을 강력히 표명했다. 중국은 역시 그랬고 미국도 그렇게 했다. 협의는 끝났다"고 말해 이날 회담 분위기가 격렬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파월은 그러나 "이것은 시작일뿐이다. 애당초 이번 만남에서는 어떤 것도 풀 수 없었다"고 말해 앞으로도 회담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파월은 "(각국 대표단은) 본국으로 돌아가 각국이 제시한 안을 분석하고 다음 대응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쳐 대변인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발언과 관련, "그들(북한)이 그같은 것을 말해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말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우회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만약 각국대표단이 더 얘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25일에도 협의가 계속될지도 모른다. 그럴 가능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말해 회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24일 회담에서 북한대표단이 오전 12시반에 회담장을 나가고 미국대표단이 그로부터 2시간뒤 회담장을 나선 대목을 볼 때, 25일 3자회담이 재개되기는 쉽지 않고 그 대신 북-중, 미-중간의 개별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AP는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천명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대가 크다며 미국은 중국이 북핵문제에서 적극적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북한은 미국의 약속을 안믿는다"**

그러나 미국무부의 이같은 신축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과연 부시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발언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미국의 강경파들은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에 들어갈 경우 즉각 북한의 영변 핵시설과 휴전선 일대 군사시설을 폭격해야 한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대표단의 귀국후 미정부내에서는 북핵문제를 둘러싼 또한차례의 격렬한 강온파 대립이 예상되며, 그결과에 따라 북핵위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 일본 등 주변국에서도 마찬가지의 강온대립이 목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는 24일 중국정부 당국자가 "중국정부는 북한의 김정일 체제 붕괴가 미국의 장기적 목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그 근거로 "2001년 처음으로 워싱턴에서 전기침 당시 중국 부주석이 부시 미대통령과 회담했을 때, 부시대통령은 김정일 총서기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얘기를 7,8번 되풀이했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이런 미국의 장기목표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 "북한은 부시정권과 합의를 하더라도 체제존속을 신뢰하고 보증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북한이 최근 미국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물리적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같은 정황을 볼 때, 북핵위기는 앞으로 극한적 대립양상으로 발전하며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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