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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협상결렬시 핵개발' 강력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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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협상결렬시 핵개발' 강력시사

"8천여개 폐연료봉 재처리작업 진행중", 북한의 노림수는?

오는 23일 베이징 3자회담을 앞둔 북한이 미국에 대해 '협상결렬시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시사하는 강한 승부수를 던졌다.

***"8천여대의 폐연료봉들에 대한 재처리작업까지 마지막 단계에서 진행중"**

북한 외무성대변인은 1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빌어 "조선반도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조ㆍ미회담이 베이징에서 곧 열리게 된다"며 "이 회담에서 중국측은 장소국으로서의 해당한 역할을 하고 핵문제의 해결과 관련한 본질적인 문제들은 조미 쌍방사이에 논의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8천여대의 폐연료봉들에 대한 재처리 작업까지 마지막 단계에서 성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 3월초에 미국을 비롯한 유관국들에 중간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라크 전쟁은 전쟁을 막고 나라의 안전과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오직 강력한 물리적 억제력이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미국이 대조선 정책을 대담하게 전환할 용의가 있다면 대화의 형식에 크게 구애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의도를 확인해 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노림수는?**

이같은 북한의 주장은 여러가지 노림수를 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첫번째, "이 회담에서 중국측은 장소국으로서의 해당한 역할을 하고 핵문제의 해결과 관련한 본질적인 문제들은 조미 쌍방사이에 논의하게 된다"는 주장은 북-미 직접대화를 거부하고 다자간협의를 시작한 것이라는 미국정부 주장과 달리, '중국은 단지 장소제공국일뿐 이번 회담은 북-미 직접대화'라는 주장에 다름아니다. 요컨대 이번 회담 개최는 북-미 직접대화를 주장해온 북한의 외교적 승리라는 게 북한측 주장인 셈이다.

두번째, "이라크 전쟁은 전쟁을 막고 나라의 안전과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오직 강력한 물리적 억제력이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며 "이제는 8천여대의 폐연료봉들에 대한 재처리 작업까지 마지막 단계에서 성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은 '협상결렬시 핵무기 개발'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말 영변의 핵관련시설 동결해제를 선언했을 때 내건 명분은 '발전'이었다. 그러나 사용한 연료의 재처리는 발전과는 무관하며 플루토늄 추출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미국은 사용한 연료의 재처리 개시는 핵무기 개발선언에 다름 아닌만큼 결코 이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따라서 "지난 3월초에 미국을 비롯한 유관국들에 중간통보를 했다"는 북한주장의 사실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북한이 이번에 공개적으로 재처리 개시를 선언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지렛대로 삼아 협상에 임하겠다는 메시지의 전달에 다름아니다.

세번째, "미국이 대조선 정책을 대담하게 전환할 용의가 있다면 대화의 형식에 크게 구애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의도를 확인해 보려고 한다"고 말한 대목은 오는 23일 베이징 회담을 단순한 탐색전이 아닌 정면승부의 장으로 삼겠다는 메시지로 해석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이처럼 강경한 최후통첩을 던진 이면에는 미국정부가 3자회담 개최와 관련해 "북한이 이번 회담에 응한 것은 이라크전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편 데 대한 강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기도 하다.

***23일 베이징 3자회담 예정대로 진행**

북한의 이같은 승부수는 동시에 '미국의 대화의지'의 강도를 탐색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가능하다. 워싱턴에서 한-미-일 3국간 고위급협의가 진행되는 시점에 이같은 성명이 나왔기 때문이다.

북한의 성명이 알려지면서 워싱턴 3자협의는 큰 혼란에 빠져들었다. 한때 로이터통신은 미국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빌어 '베이징 3자회담 중지'를 보도하기도 햇으나, 회의를 진행중이던 한-미-일 3국은 곧 "현단계에서 베이징 회담 중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부인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 발표에서) 재처리의 상태에 관해 약간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면서 "우리는 그 성명을 검토 중이며 관심이 있는 다른 사람들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우리는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극히 중대한 문제로 간주할 것"이라면서도 "3자회담에 대해서는 새로운 것을 말할 게 없다"고 말해 예정대로 3자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마디로, 북한의 기습적 성명은 베이징회담이 핑크빛 희망의 시작이 아닌 '길고 험한 여정'의 시작임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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