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청이 동성로축제 전야제 행사로 예정된 기혼 여성 대상 '미즈메이퀸선발대회'를 취소했다.
8일 대구 중구청(구청장 류규하)은 "오는 9일 예정된 동성로축제 전야제 행사 '2019 미즈메이퀸선발대회'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구청 한 관계자는 "행사 취지와 달리 성(性) 인지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어 내부 회의 끝에 최종 취소를 결정하고 주최 측에 알렸다"고 말했다.
당초 '2019미즈메이퀸선발대회 조직위원회'는 오는 9일 오후 2시 대백 앞에서 제30회 동성로축제 전야제 행사로 미즈메이퀸선발대회를 열기로 했다. 동성로축제는 달성문화선양회와 동성로상점가상인회가 1990년부터 주최하는 대구 중구 대표 축제다. 대구 중구청과 대구시는 후원사로 예산을 지원한다.
미즈메이퀸선발대회는 원래 A엔터테인먼트가 1996년부터 주관한 '주부 미시 모델 대회'다. 동성로축제에 포함된 것은 올해 처음이다. 참가자는 25세 이상 기혼 여성으로 올해 예비심사는 지난 2일 한국패션센터에서 열렸다.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기혼 여성들이 카메라 촬영, 장기자랑, 워킹, 자기소개 테스트를 거쳐 9일 본선 무대에 오르기로 돼 있었다. 시상은 25~40세 블루윙, 41~55세 레드윙, 56세 이상 골드윙 파트로 구분된다. 진, 선, 미 등 본선 수상자들에게는 미즈패션 모델 활동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행사 내용이 알려지자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와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오는 9일 오후 12시 대구시청 앞에서 미즈메이퀸선발대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들은 "모든 시민이 함께하는 동성로축제는 성 인지 관점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해당 관점에 비춰보아 미즈메이퀸선발대회는 성 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행사"라고 8일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또 "동성로축제는 여성에게 규격화된 몸을 강요하는 행사가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누리는 축제가 돼야 한다"면서 "대구시와 대구 중구청뿐 아니라 지자체의 미인대회 후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의 비판성 보도자료가 나온 뒤 논란이 불거지자 대구 중구청은 결국 대회 하루 전날 행사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동성로축제 전야제는 미즈퀸선발대회를 제외하고 서포터즈 자원봉사 안전발대식 등 다른 행사로 대체된다. 이어 동성로축제는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K-POP 커버댄스대회, 뮤직페스티벌, 뷰티쇼, 연극, 맥주마시기대회, 대한민국 바텐더 국가대표 선발전 등으로 진행된다.
한편, 지자체가 진행하는 각종 미인대회는 최근 논란 속에 취소되는 추세다. 서울 종로구도 지난 4월 60여년간 수절한 조선시대 정순왕후를 기리는 '정순왕후 선발대회'를 논란 끝에 취소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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