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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무차별적 '기자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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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무차별적 '기자 사냥'

바그다드 기자단 숙소 포격, 로이터-스페인 기자 사망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취재중인 3백여명의 기자들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 미군 탱크가 의도적으로 포격을 가해 영국 로이터 통신과 스페인방송 기자 2명이 죽고 로이터통신 기자 3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군은 호텔에서 총격이 가해져 행한 '정당방어'라고 주장하나, 호텔에 있었던 각국 기자들은 '미군의 의도적 포격'이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바그다드 시내를 공격하면서 민간인들의 안위를 고려하지 않는 무차별공격으로 숱한 시민들을 살상하고 있는 미군이 마침내 기자들 숙소까지 무차별 공격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기자숙소에 미군탱크 포격, 기자 2명 죽고 3명 중상**

바그다드에서 취재중인 3백여명의 각국기자들이 취재거점으로 삼고 있는 바그다드 도심의 팔레스타인 호텔이 8일 아침(현지시간) 미군 탱크로부터 포격을 받아, 로이터통신의 TV카메라맨(35)과 스페인 민간방송TV '텔레5'의 카메라맨(37)이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속보로 전했다.

이밖에 로이터통신의 기자, 카메라맨, TV기술자 3명도 중상을 입었다.

미군 탱크의 포격을 받은 곳은 팔레스타인 호텔의 15층 발코니 부분으로, 이날 아침 호텔에서 약 2km 떨어진 공화국 다리 근처에 있던 미군 탱크가 갑자기 포격을 가했다.

팔레스타인 호텔은 현재 바그다드에서 취재중인 각국 기자 3백명이 체류하고 있는 숙소로, 최근 들어서는 이라크 사하프 공보장관이 매일 정례 기자회견을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곳은 그동안 미군의 폭격대상에서 예외였으나, 8일 금기를 깨고 미군이 공격을 가한 것이다.

***미군, "위험한 바그다드에 왜 기자들이 있어?"**

미군은 이와 관련, '정당한 자위권의 행사'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다르 도하에 있는 미 중부사령부는 8일 성명을 통해 "이라크측이 격렬히 공격을 한 방향을 향해 응사한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정당한 자위권의 행사였다고 주장했다. 블라우드 사령관도 "미군 전차가 호텔에 잠복하고 있던 이라크군으로부터 소총과 로케트폭탄에 의한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에 있는 미합참본부의 마크리스칼 작전 부부장도 8일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공격을 받을 경우 응전할 권리가 있음은 물론, 미군과 무기를 지키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응전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의 클라크 대벼인은 "전쟁은 위험한 것이다. 바그다드에서는 특히 위험한 전투가 행해지고 있다. 당신들은 그곳에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라고 말해 취재진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 "새빨간 거짓말"**

그러나 포격 당시 팔레스타인 호텔에 있었던 각국 기자들은 미국측 주장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의 맥 오마르 기자는 "내 방은 포격을 받은 로이터통신 숙소의 바로 아래층에 있었다"며 "포격을 받기 전에 촬영했던 비디오를 20분이상 재생해 보아도 호텔 주위에서 미군을 공격하는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데이비드 체터 기자도 "미군이 고의로 이 곳을 겨냥한 게 틀림없다. 포격 직전에 탱크 포신이 이곳을 겨누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봤다"고 증언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그를 포함한 각국 기자들은 14층 발코니에서 쌍안경과 카메라로 전황을 살피고 있었는데 미국 탱크의 포신이 호텔쪽으로 돌려졌다.

그는 "그들은 이 호텔이 보도진의 취재거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왜 보도진을 노렸는가"라고 격분을 참지 못했다.

포격을 받은 15층 로이터통신 숙소의 옆방에 있었던 일본 저팬 프레스의 사토 대표는 "방에서 편집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엄청난 굉음과 진동이 와 놀라서 방을 나서 보니 남녀 각 한명이 머리와 얼굴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여러명이 포대 등에 싸여 엘리베이터로 옮겨지고 있었다"며 "어디서 왔느냐고 묻자 '로이터'라고 답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호텔 다른 방은 전혀 피해가 없었다. 이 방을 노리고 쏜 게 분명하다. 이것은 쇼크다"라고 덧붙였다.

BBC 방송은 이같은 피격 사실을 긴급뉴스로 전하면서 "탱크속의 미군은 고층 빌딩의 창이나 발코니에서 공격을 받을 것을 두려워해 닥치는대로 선제공격을 가해 무고한 시민들이 죽어나가고 있다"며 이번 사건도 이같은 미군의 무차별 공격 과정에 터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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