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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 분단'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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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 분단' 음모

북-중-남부로 세 토막 내 '분할통치' 계획

미국이 이라크를 북부, 중부, 남부로 나누어 분할통치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북부는 쿠르드족, 중부는 수니파, 남부는 시아파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이라크는 21세기 들어 외세에 의해 국토가 쪼개지는 최초의 분단국가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가너, "이라크를 남부, 중앙부, 북부로 나눌 예정"**

이같은 이라크 분할통치 계획은 이라크전 종전후 미군 주도의 이라크 잠정통치, 환언하면 이라크 미군정의 최고책임자로 내정된 제이 가너 퇴역소장에 의해 밝혀졌다. 가너는 딕 체니 미부통령의 절친한 친구로,이라크전 종전후 최소한 6개월이상 미군정 최고책임자 자격으로 전후 이라크 재편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7일(현지시간) 일본의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너는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에 일본의 참여를 부탁하기 위해 쿠웨이트를 방문한 일본 관방성의 참모와 만난 자리에서 "군정의 모체가 될 복구인도지원실(ORHA)을 복구, 인도지원, 문민통치 등 세 부문으로 나누는 동시에, 이라크를 남부, 중앙부, 북부 등 세 지역으로 나누는 정책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가너는 이어 "이미 각각의 책임자가 내정됐으며 조기에 복구지원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쿠르드와 시아파 망명조직, 이미 전투에 참여**

이같은 가너의 발언은 최근 이라크 북부와 남부 전투에 쿠르드족과 시아파 해외망명집단의 전투병력이 본격투입되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라크 북부의 최대종족인 쿠르드족의 경우 이미 개전초부터 미-영군 지지입장을 밝히며 1만여명의 쿠르드 민병대를 동원해 미군과 함께 전투에 참여, 미 이라크 북부의 상당 지역을 장악한 상태다. 쿠르드 애국동맹(PUK), 쿠르드 민주당(KDP)의 군사조직이 중심이 된 이들은 이번 전쟁에서의 미국 지원 대가로 쿠르드족 독립국가 건설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이라크 남부의 최대종족인 시아파의 해외망명세력들도 본격적으로 전투에 참여했다. 체니 부통령,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미국 매파들이 이라크 차기정권 수뇌로 강력추천하고 있는 이라크 반체제파 이라크국민회의(INC)의 아하마드 찰라비 대표는 6일(현지시간) 약 7백명의 병사를 이끌고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 진입했다.

미군 수송기를 타고 나시리야에 들어간 찰라비 일파는 미국이 후세인을 제거하면 자파를 축으로 이라크 전후체제를 만들려 하고 있다. 미 합참본부의 페이스 부의장은 6일 ABC TV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해방되면 찰라비 등이 이라크군의 중심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찰라비도 6일 CBS TV와의 인터뷰에서 "2년이내에 새 헌법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며 "내 역할은 이라크가 해방되는 날 끝날 것"이라고 말해 임시정부의 핵심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다.

찰라비는 비록 시아파 출신이나 12살때 영국으로 이민간 이래 주로 외국에서 살아 사실상 이라크 국내 기반이 전무한 상태다. 그러나 그는 91년 걸프전 직후 미국과 손잡고 북부 쿠르드족의 반란을 배후조종하는가 하면, 그후 런던에 INC 본부를 만들어놓고 미국의 물적 지원을 받으며 남부 시아파 등의 반란을 도모해와 체니 부통령 등 미국 매파들이 가장 신임하는 인물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라크 미군정 최고책임자인 가너가 이라크를 세 토막 나눠 통치하겠다는 발상을 한 이면에는 북북의 쿠르드족과 남부의 시아파 망명세력들을 염두에 두고, 이라크를 영원한 종족간 분열지역화함으로써 미국의 지배를 강고히 하겠다는 계산에 따른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월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이에 앞서 6일 폭스 TV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지역내 미군의 영구주둔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하기도 했고, 4~5일 미국무부 주도로 런던에서 열린 쿠르드족 등 이라크 해외망명그룹 회의에서는 "현재 국영화 상태인 이라크 유전을 해외자본에게 민영화하는 방안"도 깊숙이 논의됐었다.

***분할 통치 움직임에 주변국들 강력반발**

이같은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주변국들의 반응은 대단히 예민하다.

우선 이라크 북북 쿠르드족의 독립국가 건설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국가는 터키와 이란이다. 이라크를 비롯해 터키, 이란에 흩어져 있는 3천만명의 쿠르드족이 독립국가를 건설할 경우 자국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터키는 이에 이라크전 개전직후부터 한때 자국병력을 이라크 북부로 진입시키려 하는등 쿠르드족 독립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고, 6일에는 터키 외무장관과 이란 외무장관이 함께 만나 쿠르드족 독립을 용인할 수 없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터키는 또 7일 앙카라 주재 미국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쿠르드 애국동맹과 쿠르드 민주당의 두 민병조직이 이라크 북부의 요충지 키르쿠크와 모술에 진공하려는 계획에 강력히 항의하며, 만약 이들이 진공할 경우 터키도 군을 동원해 이라크 북부로 들어가겠다고 통고했다.

이라크 주변국가들도 이라크 분할 계획에 강력항의하고 나섰다.

카타르 등 페르시아만 6개국으로 구성된 페르시아만 협력회의(GCC)는 7일 쿠웨이트에서 열린 긴급 외무장관회의에서 "이라크의 독립과 주권, 영토 보전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결의했다.

이같은 주변국의 강력한 반발로 볼 때 과연 미국의 이라크 분할통치 계획이 관철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에 강력한 친미정권의 수립을 원하고 있고, 수니파가 중심이 된 사담 후세인 세력의 부활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미국이 추진중인 이라크 분할계획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이 비록 끝나더라도 제2, 제3의 분쟁이 대기하고 있는 삼엄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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