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자신과 손학규 대표 등을 향한 '지도부 총사퇴론'을 일축하면서 당내 바른정당계를 겨냥해 "다음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달 것인가, 2번과 함께할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계파 이기주의에 눈이 멀어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들 때문에 당이 연일 시끄럽다"며 "원내대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사퇴를 요구하며 몰아내려는 것은 '김관영을 몰아내고 당권을 확보하겠다'는 집착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지금 상황을 견디기 힘들다고 원내대표직을 던지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계파 정치는 창당 정신에 반대되는 해당(害黨) 행위"라며 "유승민 의원 등 당을 흔드는 분들에게 묻겠다. 다음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달 것인가, 2번과 함께 할 것인가, 아니면 아예 2번으로 나갈 것인가"라고 바른정당계 좌장 유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역공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당내 바른정당계를 겨냥해 "일부 의원들의 발언을 보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연대를 감안하거나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비판하고 "보수를 빙자한 반(反)개혁 세력이 여론조사에서 수치를 더 받는다고 해서 그쪽으로 눈을 돌리는 건 창당 정신을 망각하는 기회주의적 해당행위다. 지금 할 것은 창당 정신에 입각해 바른미래당에 뼈를 묻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계 뿐 아니라 권은희 정책위의장과 김삼화·김수민·신용현 의원 등 구 국민의당 안철수계도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데 대해 김 원내대표는 "저에게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조기 원내대표 경선을 요구하신 의원 모두가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기호 3번을 달고 한국당·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통합 없이 당당히 총선에 나가서 심판을 받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다면 저는 즉시 관두겠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 과정을 볼 때 매우 우려스럽다"고 의심어린 시선을 던졌다.
그는 "저는 바른미래당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며 "현재 당을 흔들고 계신 분들은 내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기호 3번을 달고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나 결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지도부 사퇴를 주장하는 의원 15명이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공식 제출하면서 김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는 수세에 몰리는 분위기다.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가 원내행정실에 제출한 의총 소집 요구서에는 바른정당계 의원 8명 전원과 안철수계 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7명이 연서명했다. 소집을 요구한 의원들은 의총에서 지도부 거취 문제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바른미래당 당헌은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 또는 최고위원회의 소집 요구가 있을 경우 의장(원내대표)은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2일 이내에 의원총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당헌상 원내대표나 당 대표에 대한 불신임·탄핵 등에 대한 규정은 없는 만큼 의원총회에서 다수가 사퇴를 요구하더라도 현 지도부가 버틸 수는 있지만, 당 소속 의원 24인(재적 28인 중 당원권 정지 등 4인을 제외한 인원) 중 2/3에 가까운 15인이 한목소리로 지도부 퇴진을 요구할 경우 사실상 '손학규 체제'는 동력을 잃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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