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盧, "검찰 지휘부 안믿는다. 예정대로 바꾸겠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盧, "검찰 지휘부 안믿는다. 예정대로 바꾸겠다"

검찰 "SK수사에 정부여권 인사 외압 행사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이 9일 위험수위를 여러 차례 넘어선 격론을 벌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대회의실에서 50명의 평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초 예정시간 1백분보다 한창 길어진 두 시간 동안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토론회에서 "검찰 인사권은 대통령과 장관에게 주어진 합법적인 권한"이라며 "이번 검찰 인사는 결국 대통령과 장관이 여러 채널을 통해 수집한 정보에 입각, 결단에 따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당초 계획대로 오는 10일께 검찰 지휘부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인적 청산과 관련, "특별한 표적을 갖고있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가급적 문제있던 시절에 있던 분, 시기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그런 분위기에) 많이 젖어있던 사람을 빨리 교체하고 빨리 제도를 바꿔나가는 것이 개혁의 지름길"이라고 말해 현 지도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검찰 지휘부 인사는 제도개혁에 앞서 단행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 이유를 "현재 검찰인사위원회는 대검차장이 위원장이고, 이번 인사의 대상에 포함되는 검사장급이 위원으로 있다"고 말해 현 검찰 수뇌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재차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검찰에 대한 법무장관의 제청권도 아니고 인사권을 검찰총장에게 이관하라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일"이라고 검찰 인사권 이양 요구를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앞으로 있을 평검사 인사 등은 검찰 요구를 대폭 수용해 인사위원회를 통한 엄정한 인사를 약속했다.

강금실 법무장관은 이와 관련, "검찰총장이 인사안을 서면으로 주며 검사의 이름을 거명하며 몇분을 천거했으나 저로서는 정치적으로 검찰이 의혹을 받았던 분들이 있어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문사건과 관련된 분도 있었다"는 충격적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또 검찰로부터 건네받은 인사참조자료에 "학력, 고향, 경력은 있었으나 가장 중요한 사건처리는 어떻게 했고 공정한 수사 업적이 없었는지 등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었다. 업무수행능력은 없는 형편이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검 허상구 검사 등 평검사 대표들은 "이번 검찰 간부의 인사과정을 지켜보며 대다수 검사들은 과연 참여정부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 줄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도덕성이나 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검사가 중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검사들은 또 "이번 인사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 밀실인사를 답습하는 것으로 객관적 기준과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인사는 또 다시 정치권에 줄대기를 초래하고 검찰의 정치예속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검사들은 현재 법무장관에게 소속돼 있는 검찰 인사에 대한 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이양하고, 검찰 인사위원회 구성 등 정치권으로부터 검찰인사를 독립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며, 검사들에 대한 신분보장 등을 건의했다.

이 과정에 현재 SK 수사팀에 있는 인천지검 이석환 검사는 "실제로 변호인이 아닌 외부의 외압이 있으며, 여당 중진인사도 있고 정부의 고위인사도 있다"면서 "혹자는 다칠 수 있다는 얘기를 수사 지휘팀에 전달하고 있다"며 정부여권내에 아직도 검찰 수사에 개입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있음을 폭로해 향후 큰 파문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번 토론은 당초 예상시간보다 20분이나 토론시간이 연장된 데에도 알 수 있듯, 위험수위를 여러 차례 넘나드는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고 그 결과 앞으로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우선 이번 토론결과 현 검찰 지휘부의 대거 물갈이가 불가피해졌다. 노 대통령이 여러 차례 현 검찰 지휘부를 개혁대상으로 거명했고, 강금실 법무장관은 보다 구체적으로 과거 정치사건에 연루돼 의혹을 산 지휘부와 고문사건 연루자를 숙정 대상으로 거론했다.

이와 함께 노무현 정부 출범후 검찰 수사에 개입하려 든 정부여권내 인사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현재 대표적 재벌개혁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SK 비리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여당 중진인사와 정부 고위인사에 대해선 엄중한 진상조사, 징계가 뒤따라야 한다는 게 지배적 여론이다.

이같은 파장에도 불구하고 사상 초유의 이번 공개토론을 통해 '검찰 개혁'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가 됐으며, 그 결과 현재 검찰이 진행중이거나 앞으로 맡게 될 각계의 비리 조사 또한 원칙에 근거해 강도높게 진행되는 거센 '개혁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3.9 토론은 앞으로 두고두고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게 분명하다.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 대표 일문일답**

노 대통령(모두 발언): 검사 여러분들이 국가를 위해 격무에 시달리고 노고가 많은 줄 안다. 이렇게 만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당선후 평검사, 부장검사들과 간담회를 갖기를 제안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장차 검찰개혁을 어떻게 할지, 인사를 어떻게 할지 방향을 잡을 수가 없어서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에도 과장급 공무원들로부터 개혁에 대한 영감을 얻으라고 장관에게 지시하고 있듯이, 검찰 개혁도 부장급과 평검사들로부터 방향을 얻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과격해보일 수 있다고 여러 사람이 말렸다. 문재인 민정수석도 국민 보기에 대통령이 직접 검사들을 만나는 것이 무리하게 보일지 모른다고 말렸다. 불만이었지만 참모들 의견을 존중하느라 간담회를 포기했다.

대신 여러 경로를 통해서 여러분의 일반적인 정서나 검찰에 대한 미래지향을 알아보려고 했다. 부장급 검사들과 평검사들의 평가를 알아보려고 노력했다.

인사에 대해 여러분이 공개적으로 비판의 의견을 내놨다. 표현을 심하게 하면 비난성명을 냈다. 그 사실과 의견에 관해서 여러분과 토론해보고 싶었다. 국민에게 공개된 큰 사건이 됐고 그래서 국민앞에 공개된 앞에서 정정당당하게 토론하자는 것이 처음 내 생각이었다.

행사를 어찌 진행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러분의 지휘자이고 인사권자인데 토론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고 생각됐다. 사실에 관해 몇가지를 다시 듣고 혹시 오해가 있다면 법무장관이 답변할 것은 답변하고 내가 답변할 것은 답변하겠다. 여러분이 자부심을 갖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검찰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의견을 폭넓게 듣겠다.

저도 정치하는 사람이고 정치하는 사람도 검찰 못지 않게 신용을 잃고 있다. 의심나는 일은 기탄없이 물어달라. 과거의 일이나 검찰의 장래에 불안한 감이 있으면 시원하게 풀어주겠다.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과오나 착오가 있다면 흔쾌히 인정하고 모자란 점은 대통령으로서 검찰행정에 관한 여러가지 일에 참조하고 반영하겠다.

법무장관께서는 이 문제를 직접 수습하려는 의지를 강력히 내보였으나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지 않으면 안될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해서 자리를 만들었다.

검사: 검찰의 문제로 많은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오늘 저희는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바라는 평검사들의 뜻을 모아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전달하려는 것이다.

그동안 검찰이 일부 정치적 사건을 투명하고 엄정하게 처리못한 것이 사실이다. 검찰이 국민적 기대와는 달리 인권보호에 철저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책임이 저희에게 있다는 국민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있다.

저희는 참여정부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겠다고 천명, 이번이야 말로 국민의 검찰로 바로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저희도 검찰이 서열이나 기수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과 인품에 따라 중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찰 중립을 훼손하는 일부 정치검사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통령 뜻에도 공감한다.

그러나 이번 검찰 간부의 인사과정을 지켜보며 대다수 검사들은 과연 참여정부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 줄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인사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 밀실인사를 답습하는 것이다. 객관적 기준과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인사는 또 다시 정치권에 줄대기를 초래하고 검찰의 정치예속을 심화시킬 뿐이다.

도덕성이나 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검사가 중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검찰이 바로 서려면 정치권이나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이는 객관적 기준과 투명한 절차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동안 검찰은 정치 권력부터 독립된 인사제도를 수차례 건의해 왔다.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법무장관이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 이관하고 외부 인사와 평검사가 참여하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 총장후보를 추천하고, 법무장관은 개별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지휘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내용이다.

전국 평감사들이 이번 인사에 대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결코 집단이기주의가 아니고,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도전은 더더욱 아니다. 앞으로 정치적 사건을 포함, 모든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압력에 불복하고 법과 원칙따라 처리하며 수사과정에서 인권보호에 철저히 할 것을 약속한다. 국민도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많은 성원 보내주시기 바란다.

검사: 대통령은 토론의 달인이고 저희는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아마추어다. 대통령이 토론을 통해 검사들을 제압하겠다면 토론은 무의미하다. 대통령이 검사들을 제압하지 말고 어렵게 마련된 자리인 만큼 검사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주길 바란다.

법무장관에게 묻고자 한다. 이번 인사와 같은 인적청산은 과거 독재정권의 인적청산과 뭐가 다른지 설명해달라.

노 대통령:(격양된 어조로) 토론의 달인이므로 여러분을 제압할 수 있다는 전제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잔재주로 진실을 덮고 토론으로 여러분을 제압하려는 사람으로 비하하려는 뜻이 들어있다.
삶으로 증명하고 대화했기 때문에 토론에서 이겼다고 생각하고 말재주로 이기지 않았다. 약간의 유감을 표명하고 이 정도로 넘어가자.

처음에 밀실인사라든지, 검찰장악 의도라든지 말을 들었을 때는 공개적으로 모욕당한 기분이 들어 국민앞에서 심판을 받아보자는 생각을 가졌으나 오늘 토론을 준비하면서는 좋은 길을 한번 찾아보자는 생각을 했다. 한번 찾아보자.

강금실 법무장관: 검사님들께서 진지한 마음으로 검찰개혁을 위하는 마음으로 발언해주셔서 감사하다. 국민 모두가 원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대통령과 저, 검사들 사이에 이견이 있고 그것은 인사권 문제다. 장관의 인사권을 검찰총장에게 돌려달라는 뜻이냐.

여러분은 인사권을 행사하는 장관인 저에게 외부인사나 정치권이라는 표현을 했으나 저는 정치권 출신이 아니라 검찰의 한 식구다.

검찰에 와서 여러 차례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들었다. 기수도 어린 여성으로 검사가 아닌 사람이 (장관으로) 왔을 때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나 개혁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온 저를 여러분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거부했다고 생각한다.

인사가 늦어 검찰이 흔들리고 있다는 건의를 받아 10일자로 인사를 하고 14일자로 후속인사를 할 계획이었다. 검찰국장에게 "이제까지 장관이 어떻게 인사를 했느냐"고 요구해 모든 자료를 받았다. 이 나라 검사인사가 이렇게 됐는가 하고 놀랐다.

학력, 고향, 경력은 있었으나 가장 중요한 사건처리는 어떻게 했고 공정한 수사 업적이 없었는지 등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었다. 업무수행능력은 없는 형편이다.

여러분들이 요구하는 것처럼 인사심의기구를 구성해 인사를 하기 위해서는 법령을 고쳐야 하고 합의된 안이 없다. 여러분은 검사가 심의기구에 과반이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하나 저는 반대다. 심의기구는 수사권에 대한 견제로서, 검사가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심의기구를 어떻게 가져가고 법령을 어떻게 고칠 것인가는 매우 어렵고 검찰개혁의 핵심이다. 3월 한달안에 이 과정을 모두 마치고 인사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종전 방식으로 인사를 할 수밖에 없다.

검찰총장과 만나 인사에 관한 말씀을 들었다. 총장은 인사안을 서면으로 주셨다. 검사의 이름을 거명하며 몇분을 천거했으나 저로서는 정치적으로 검찰이 의혹을 받았던 분들이 있어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문사건과 관련된 분도 있었다.

제 나름대로 애를 썼다. 굉장히 많은 경로를 통해 수십명의 검사의 의견을 들었다. 직접 만나기도 했다. 그중에는 평검사도 있었고 부장검사도 있었다. 그 분들은 그러나 자신이 내게 조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해달라 했다. 검찰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검사를 아끼는 저를 도와주셔야 한다. 대통령의 개혁의지가 담긴 안과 조직의 안정을 꾀하려는 안들을 조합해 목요일 아침에 검찰총장에게 전화로 알렸다.

검사: 공무상황표에 업무실적이 기재돼 있는데 인사자료에 그게 담기지 않았다는 장관 말씀이 이해되지 않는다. 대화하자면서 장관해명이 이어지는 것은 좀...장관 말씀하고 저희 말하고 서로 핀트가 안맞는다

장관은 취임사에서 `검찰개혁을 하되 무리하게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인사문제와 관련해 취임사와는 달리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밀실인사는 외부와 차단된채 밀실에서 하는 인사다. 장관은 검찰총장 및 일부 사람과 협의해 인사를 서두르고 있는데 이것이 개혁인사인가.

노 대통령: 오늘 이 자리는 대통령과 검사간 대화의 자리다. 법무장관과 부하직원이 지엽적인 문제로 논쟁을 벌이면 보기 흉하다.

핵심은 검사인사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인사를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인데 현재 검찰인사위원회는 대검차장이 위원장이고 검사장급 인사가 위원으로 있다. 거기에 외부인사들이 몇몇 참여하는데 전부 외부인사로 할 수도 없다. 차장이나 총장 인사시 평검사들의 의견을 듣겠다. 인사위원회 문제는 간단치 않다. 새로운 인사위원회를 만드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검찰조직도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인사는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수집한 여러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할 것이다.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합법적 권한을 행사하고 앞으로 제도개혁은 여러분과 상의해 인사위원회를 따로 구성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검찰인사권 이관문제인데 제청권도 아니고 인사권을 이관하는 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도 없다.

검찰은 권력기관이다. 권력기관에 대한 문민통제를 위해 법무장관을 둔 것이다.통제받아야 할 검찰이 법무부를 장악하고 있다. 인사권을 넘겨달라는 요구는 들어주기 어렵다.

제청권도 아니고 인사권을 넘겨달라는 요구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화가 많이 났다. 국세청, 경찰청과 비교를 많이 하는데 국세청에는 검찰청 처럼 고급간부가 많지 않다.

검사: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하는 사태가 온데 송구스럽다. 장관이 `점령군'이란 얘기를 했는데 평검사들은 그런말 한 적 없다.

대통령이 `문민화'란 말을 했는데 이는 군사독재때 나온 것이며 마치 우리가 군사독재 시절의 주구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검찰이 너무 통제불능이라 문민통제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자리가 마련된 것은 장관들이 통치권과 외풍을 막지 못해서이다.

노 대통령: 인사권자에게 눈치를 보고 줄을 서온게 우리 공직사회의 문화였다. 법무장관이 인사권 행사하고 대통령이 인사하게 됐을때 바로 줄서지 않겠나. 그러므로 제도개혁 하자는데 좋은 생각이다. 제도개혁은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 다만 제도개혁을 하겠다고 해서 마냥 인사를 뒤로 물릴 수는 없다.

인사권자에게 줄을 안서는 검사의 기개를 전 검찰이 갖기를 바라며, 인사권자가 기분에 안든다고 편파적 인사를 하더라도 굽히지 않는 기개를 갖고 대응해달라.

이번 인사의 목표는 그렇게 하기위해서 좀 과거 시대 경험을 덜 가진 사람을 빨리 위로 올리자. 인적청산의 특별한 표적은 없다. 다만 가급적이면 문제있던 시절의 사람이나 개인적으로 많이 젖어 있던 사람들이 빨리 교체되면 좋지않겠나 생각한다.

그리고 제도도 빨리 바꿔나가고 하면 되지 않겠나. 제도개혁만으로 안된다.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게 사람인 만큼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평검사도 지휘부에 할말하고 부당한 지시는 지적하고 해야 한다. 부당한 명령으로 부터 한발짝이라도 멀리 있던 사람을 올리려 한다. 검찰 장악할 의도가 전혀 없다.

검사: 정무직 인사라는 것 자체가 정치논리다. 검사들의 요구는 밀실인사, 정치권 예속인사가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하며 자율적이고 개방적인 제도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검찰인사에 개입 안한다는 것은 반갑고 그러시리라 믿는다. 정치인이 인사를 하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청탁을 한다.

대통령께서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부산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한 적이 있다. 신문보도에 따르면 뇌물사건을 잘봐달라고 했다는데 검찰의 중립을 훼손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나.

노 대통령: 이쯤 가면 막가자는 거다. 청탁전화 아니었다. 그 검사를 입회시켜 토론하자면 또 하죠. 해운대의 당원이 사건에 계류돼 있는데 위원장이 자꾸 억울하다고 호소하니까 못다들은 얘기가 있으면 가서 들어주십시요 라고 했다. 그 정도면 검사들이 영향을 받을 만하지 않느냐는 논쟁이 있었지만 그외에도 그런 정도의 전화는 많이 했다. 검사들이 그 정도로 사건을 그르치지 않는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그 정도로 넘어가고 검사들도 열린검사 아니겠나.

현재 있는 검찰인사위원회는 그분들이 다 인사대상이다. 제척대상으로 이것은 배제하자. 장관은 정치인으로부터 임명받은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별정직 공무원으로 정치인과는 다르다.

인사위원회를 만들려면 오늘 저녁이라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좀더 연구하고 토론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지금 인사를 하지 말라는 것은 현재의 검찰지도부로 몇달 가자는 것인데 용납하지 못하겠다. 이 시기까지는 노무현이 인사권자다. 새롭게 하고 싶다. 용납해달라. 대통령의 권한이다. 여러분이 요구하는 제도를 만들어 드리겠다.

정치인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주는 것 아니다. 여러분 스스로 지키는 것이다. 언론의 자유가 구속되고 해직되고 해서 지킨 것 아니냐. 검찰의 손에 의해 구속되고 감옥가서 유죄판결 받은 분들이 민주주의를 열었다고 포상받고 대통령과 참모가 된 게 오늘날의 현실 아니냐.

검사: 인사에 있어 인적청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합리적인 절차다.

그동안 정치적 사건 등에 있어 검찰의 일부 잘못이 있었고, 이에 대해 반성하지만 이같은 것이 확대재생산되는 것이 문제다.

법을 모르는 사람은 검찰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피해의식을 갖고 있고, 사건에는 양면성이 있어 반드시 서운한 사람이 나타나는 만큼 검찰의 어려운 점을 대통령께서도 이해하기 바란다.

강 법무장관: 이번 인사는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왜 제가 하는 데 대해 이렇게 말이 많은 지 모르겠다. 인사위원회를 잘 해 달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

검찰은 수사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외압이 있다는 데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사권은 수사권을 견제하기 위해 대통령과 상급조직인 법무장관이 행사하는 것으로 검찰총장이 제청권을 가질 때 공정한 인사가 담보될 수 있을까에 회의적이다. 그동안 법무장관이 인사를 해온 것 같지만 검사 인사는 실질적으로 전부 검사가 해왔다. 검사인 검찰총장과 민정수석도 검사였다.

또 일부 정치권의 외압으로 인해 사건이 왜곡된 것을 인정하지만 검찰 내부 스스로에 의해 왜곡된 사건도 많았다. 검찰총장 부인이 연루된 옷로비사건 등에서 보면 검찰총장으로부터 자유로운 수사권 보장이 어려웠다.

실질적으로 검찰총장을 견제하는 역할을 제가 해야 하는 데 검찰총장한테 인사권을 넘기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또 제가 하는 것보다 더좋은 결과가 나올지도 의문이다. 결과적으로 총장이 수사권과 인사권을 다 가질때 어떻게 견제할 수 있을까.

권력은 견제와 균형이다. 검사가 아닌 장관이 견제하고 싶다는 것이다.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민변 얘기를 했는 데 지금 민변 자격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게 아니다. 민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 지 중요하지 않다. 재판부는 서로 의견이 달라도 똑같은 의견으로 나간다. 민변의 의사소통 구조도 같다. 소수의견이었다.

검사: 한번도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대통령을 보지 못했다. 대통령의 결의만으로는 안된다.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 이번 인사때부터 인사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통령이 결심만 하면 당장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검찰개혁도 일거에 하려고 하지 말고 서서히 느리지만 꾸준히 5년간 개혁해야 한다.

노 대통령: 역대 대통령들이 지금까지 다 검찰중립을 보장하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아니더라. 그래서 못믿겠다는 것인데...그런 이유로 대통령을 못 믿겠다고 한다면 나도 같은 이유로 지금의 검찰 상층부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다고 한다면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검사: 대통령과 (이 자리에 참석한) 검사들은 코드가 맞는다. 대부분 386세대다. 우리는 암울한 시대를 거쳤고 최루탄이 난무했던 시절 바라본 하늘이 지금도 생생하다. 국가와 민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은 어느 세대 못지 않다.

검찰개혁은 환자 수술에 비유할 수 있다. 대통령께서 허리가 불편해 수술을 했는데 수술을 하려면 문진, 촉진, X선 촬영 등 수많은 검토를 통해 자격있는 의사가 집도를 해야 한다. 검찰개혁도 마찬가지다. 다른 대통령때는 요구를 하지 않다가 하는 이유는 그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 대통령의 개인적 약점이나 신문에 난 것을 거론하는 자리가 아니다. 아마추어라서 그렇다고 했는데 아마추어라면 검찰에 대한 것도 아마추어 답게 해야 한다.

이렇게 말씀드리겠다. 법무장관을 검찰출신 중에서 찾아봤다. 유감스럽게도 검찰개혁을 해내고 법무부를 검찰로부터 분리 시켜낼 분이 없어 이리로(강금실 장관으로) 갔다. 거기에서부터 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솔직히 말해 자존심 싸움 아니냐. 여기 적힌 것 보면 지금의 검찰총장에게 인사권을 넘겨달라는 것인데 그렇게는 못하겠다. 전 지금의 검찰조직 상층부를 믿지 않는다. 여러분은 믿을 수 있지만. 국민 앞에 책임지고 법대로 법적 권한 행사하겠다. 이번 인사는 이렇게 하고 그 이후부터 여러분과 상의해 합리적인 인사위 만들어 평검사부터 공정 인사하자. 평검사의 인사가 더 중요한 것 아니냐. 검찰 수뇌부 인사, 대통령 권한에 왜 여러분이 나서는가.

검사: 저희 검사들이 지금까지 싸워왔기 때문에 오늘날의 검찰이 그래도 유지되는 것이다. `상식.희망 노무현'이라는 책을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어떤 방법으로 개혁을 하느냐에 있어 투명성과 자율성과 개방성이 핵심이다. 모든 문제를 원칙과 신뢰의 기반으로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인사는 신뢰가 중요하다. 구성원이 승복하는 인사가 중요하다. 개혁은 자체적으로 개혁할 때만 성공하는 것이다."

저희 평검사들을 건강한 꿈을 가진 검사로 만들어달라. 검찰총장에게 제청권을 주는 것은 이렇게 볼 수 있다. 지난해 월드컵때 히딩크 감독에게 모든 선수 선발권을 부여했다. 만약 대한축구협회장이 히딩크 감독의 선수.선발권을 다 빼앗아 행사했다면 우리가 4강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다.

강 법무장관 : 한 가지만 질문 드리겠다. 여러분의 의견이 검찰총장에게 인사권을 줘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냐.

검사: 개혁을 받아들이겠다. 일본 검찰은 국민 신뢰도가 1위다.

노 대통령: 그만 하시구요. 노무현과 강금실을 믿지 못하고 이번 인사를 검찰의 몇몇 분이 하자는 것인가.

검사: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은 인사권의 보장이다. 일본검찰에 대해서 말하자면 신망받는 사람이 선출되도록 (검찰에) 인사권이 보장됐다.

강 법무장관: 일본에서는 최근 검찰이 너무 비대해지고 검찰권이 남용돼서 인사권이 다시 법무부로 환원된 것으로 안다.

검사: 인사권은 당연히 대통령에게 있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을 공무원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평검사는 평검사대로 인사위를 한번 하자고 하셨는데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

법무부의 문민화에 대해 일부는 거부감 느끼지만 잘된 일이라고 생각된다. 법무부는 검찰과 떨어져서 인권 등 선진국의 법무부가 하는 업무로 탈바꿈하고, 검찰은 수사에 전념하는 기관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임관하면서 법무부로부터 임명장 받았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대검에서 받는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법무부는 장관을 보좌하는 기관이다. 총장으로 인사권을 넘겨달라고 하는 것이 마치 현직총장 아무개를 옹호하면서 젊은 여자 장관 싫다거나 지금 모신 총장을 옹립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법무부가 검찰의 영향을 안 받듯이 검찰도 법무부의 영향을 안 받아야 한다. 수사권을 인사권으로 견제한다는 말은 듣기 좋아보인다. 그러나 지휘부가 말리는 수사를 하는 검사, 큰 사건하는 검사를 지방으로 날려버린다. 과거 그런 일에 대해 피해의식이 있다. 지금 당장 어렵다면, 추천권을 보장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해달라.

노 대통령: 불행한 과거가 여러분과 저 사이에 갈등을 만들었다. 여러분과 제가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가면 바로 갈 수 있다. 여러분을 신뢰한다. 여러분도 저를 신뢰해달라. 저도 그저 쉽고 적당하게 정치해오지 않았고 대통령되고도 쉽게 해오지 않았다.

강 장관 임명하고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불안에 떠는 전화를 받았는지 아는가. 바로 그게 현실로 나타난 것인지 모르겠으나, 나름대로 비상한 결심으로 한 것이다. 여러분도 결과적으로 지금의 검찰 지휘부를 옹호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지 각별히 유념해달라.

여러분이 인사를 막으면 인사가 유예되고 여러분 지휘부도 정치적 역량이 간단치 않은 분들이다. 이번 한번 대통령의 인사권을 행사하려고 하는데 이해해달라. 국민 모두가 저를 개혁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한번 하겠다. 그게 제게 주어진 법적 권한이다.

검사: 우리는 장관이 제청권을 갖든, 검찰총장이 갖든 통과방법으로 인사위원회를 주장하는 것이다. 검찰의 인사위원회는 검찰 구성원들이 많이 들어가게 돼 있다. 구성원들의 업무특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구성원들로만 해선 안된다. 감독권자, 평검사 등 검사 전체를 대표하는 사람, 제3의 대표권자가 들어가기를 바란다.

노 대통령: 인사의 성격과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달리하면서 검찰인사의 정치적 중립이나 자유권이 보장되도록 해드리겠다.

검사: 우리 검사들 정말 열심히 일한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 않나. 따뜻한 가슴으로 검사들을 끌어안아 달라.

검사: 우리는 노무현 정부의 검찰이 아니라 영원한 검찰이고 국민 여러분의 자식이다. 옆집 아이와 함께 수업을 빼먹은 적이 있는데 저희만 때려서 수업에 가기 싫어진 것이다.

검찰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서고 대통령이 바로서야 검찰이 바로선다. 저희를 버릴 수도 있고 같이 갈 수도 있다. 저희를 도와달라.

검사: 검사들이 개혁에 반대하는 것처럼 얘기가 되는데 검사들은 대통령보다 더 개혁적이다. 검사들을 반개혁으로 보지말고 넓은 마음으로 봐달라.

노 대통령 : 뜨겁게 논쟁이 된 것같고 마무리 지으니 수렴이 되는 것같다. 여러분들 마음에 있는 말 다했고 저도 그런 것같다. 여러분의 동료들이 굉장히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훼손하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전체적으로 봐서 개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인정하지 않나.

여러분들과 대화하자는 안을 냈을 때 여러분들을 신뢰하기 때문이고 검찰중에서도 여러분을 신뢰하기 때문이 아니냐. 하도 파격적이랄지, 이례적인 법무장관 인사를 하는 바람에 여러가지 혼란과 갈등이 끼어들었던 것 같다.

여러분 중에는 처음부터 이런 것은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을 가지신 분도 있을 것이다. 저도 성명의 문구를 보면 모욕을 당한 기분이 들지만 여러분을 만나보니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기탄없이 말해준 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처음에는 말을 제대로 할까 걱정했는데 말할 때의 용기는 지나쳤다 싶을 정도여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번 인사 문제를 가지고 논란이 됐지만 제가 5년간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여러차례 검찰인사를 해야 할 것이다. 첫번째는 인사 제도가 준비돼 있지 않다. 이번 인사는 그냥 넘어가고, 다음 인사때부터 노 대통령과 강금실 장관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아니다 싶으면 또 제동을 걸라.

오늘 돌아가서 여러가지 판단을 다시 해보겠지만 저의 소신도 여러분이 존중할 것은 존중해주고, 여러분들 직무의 가치와 신뢰를 존중하면서 함께 노력하자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