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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선언 1주년 앞두고 北 "남조선 노골적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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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선언 1주년 앞두고 北 "남조선 노골적 배신"

한미 군사훈련 빌미로 "사태 험악한 지경에 이를 것" 경고

판문점 선언 1주년을 이틀 앞둔 25일 북한이 남한의 군사 훈련을 거론하며 남북관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북 양 정상의 만남이 1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이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여파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대변인은 25일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남한) 당국은 (중략) 과거의 체질화된 도발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북남 관계를 판문점 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장난질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며 "지난 22일부터 2주일동안 남조선 군부가 미국과 함께 벌이고 있는 연합공중훈련이 바로 그 대표적 실례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앞서 22일 한미 양국 공군은 지난 2009년부터 실시해왔던 공중 전투 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대신 '연합편대군 종합훈련'이라는 이름의 연합 훈련을 시작했다. 군 당국은 이 훈련의 규모가 맥스선더보다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평통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이 '맥스 선더'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고려하여 훈련 규모를 축소했다고 떠들고 있으나 그러한 상투적인 헛소리로 우리를 안심시키고 내외여론의 비난을 피해가려 한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오산"이라며 이번 훈련을 "우리를 겨냥한 도발적인 연합 공중훈련"이라고 규정했다.

대변인은 "이것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온 민족의 총의가 반영된 역사적인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며 북과 남이 군사적 긴장완화와 적대관계 해소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확약한 군사분야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행위"라고 덧붙였다.

그는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 함께 우리를 반대하는 군사적 도발 책동을 노골화하는 이상 그에 상응한 우리 군대의 대응도 불가피하게 될 수 있다"며 "우리가 그 어떤 대응조치를 취하든 남조선 당국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며 만일 그에 대해 시비질 할 때는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사태가 험악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은 북남 관계개선의 분위기를 살려나가느냐 마느냐 하는 중대한 시기에 우리를 반대하는 노골적인 배신행위가 북남관계 전반을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분별있게 처신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23일 이후 458일만에 나온 조평통 대변인 담화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남북은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담긴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상호 협력하에 성실히 이행해왔다"며 "정부는 남북 공동선언을 비롯한 남북 간 합의를 차질없이 이행해 나간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날 담화는 내용적인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대한 북한의 기존 대응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사실상 '올스톱'된 상황이라는 점, 또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 행사를 남한 단독으로 치르면서 그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됐다는 점 등 시기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북한이 남한과는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으로도 풀이된다.

또 지난해 평창올림픽 이후 조평통 명의로 남한 당국을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는 당분간 경색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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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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