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반국가단체' 꼬리표 때문"... 40년 입국 금지 설움 떨칠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반국가단체' 꼬리표 때문"... 40년 입국 금지 설움 떨칠까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배후 몰린 '한통련' 대책위 발족

"한통련 인사들을 조사하겠다고 하고 여권을 발급해 주지 않아 비국민으로 방치하는 것은 식민지 시대에 조국 광복을 위해 외국에서 풍찬노숙한 독립투사들을 조사하고 입국을 막는 것과 같은 행위입니다."

1970년대 억울하게 간첩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후로 40년 넘게 고국의 땅을 밟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재일 한국인들이 결성한 단체인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인사들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한통련 인사들에 대한 복권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각계 인사들이 한통련의 완전한 명예회복과 귀국 보장을 위해 나서기로 했다.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았던 최병모 변호사를 주축으로 임종인 전 국회의원, 천영세 전 의원, 이주희 변호사, 이창복 6.15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등 30여 명이 23일 '한통련의 완전한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710호에서 열린 발족 기자회견에서 "한통련에 대한 '빨갱이' 낙인을 지우고 소속 인사들의 자유로운 귀국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통련


1973년 재일 한국인들이 결성한 단체인 한통련은 유신 정권 시절 김대중 석방 운동 등을 했으며, 5.18 광주 민중항쟁을 국제 사회에 알리기 위해 일본 최초로 외신 기자회견을 여는 등 고국의 민주화 운동을 측면 지원했다.

그러나 1977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은 김정사 씨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로 규정됐다.

한통련은 김 씨와 무관하며 반국가단체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김 씨도 지난 2013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반국가단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이들에게 여권을 발급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2004년 한때 여권이 발급돼 국내 입국이 가능했으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다시 여권 발급이 막혔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민주화 운동에 관여했던 인사들은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도 되고 보상을 받기도 하였으나, 일본에서 우리와 함께 했던 한통련은 2019년 현재 여전히 반국가단체"라며 "보상은커녕, 손형근 한통련 의장 등 간부들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고, 여권을 발급해주지 않아 고국에도 올 수 없고 다른 외국에도 왕래할 수 없게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한민통이 반국가단체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였던 유학생 김정사에 대한 형사 판결은 2013년 5월 대법원에서 재심을 통해 취소되고 유학생 김정사에게 무죄가 선고되었음에도, 여전히 한통련은 반국가단체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통령 측은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지난 2월말 '한통련 모국방문단'이 방한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지만 손형근 의장 등은 여전히 고국 땅을 밟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한통련의 완전한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검토함과 아울러, 국민과 함께 한통련 문제 해결과 진정한 권리 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며 "하루 빨리 정부가 한통련의 명예회복과 회원들의 귀국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책위 명단은 다음과 같다.

△대표 : 최병모 변호사 및 전 해외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보장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 △고문 : 이창복 전 국회의원 및 6.15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천영세 전 국회의원 및 전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 공동의장, △집행위원장 : 임종인 전 국회의원 및 변호사, △대변인 : 이주희 변호사, △대책위원 : 유원일 전 국회의원, 홍창진 신부, 박창일 신부, 혜진 스님, 강용주 의사, 김민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전창환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하종문 한신대학교 일본학과 교수,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김순영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송무호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대표, 유한범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장화식 전 투기자본감시쎈타 집행위원장, 지금종 문화활동가, 김건수 사업가, 김제동 복지국가 쏘사이어티 정책위원, 차병직 변호사, 박종문 변호사, 박갑주 변호사, 박선영 변호사, 오민애 변호사, 정덕우 변호사, 최용근 변호사.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