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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철수' 압박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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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철수' 압박 가시화

<성조지> '6개월후' 암시, 민주 방미단도 "현실화 우려"

주한 미군의 철수 경고인가.

미군들의 기관지 격인 <성조지>가 주한미군의 재배치설과 관련한 미8군의 의미심장한 입장을 전한 데 이어,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민주당 의원들도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공식 거론하고 나서는 등 상황이 점차 심각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8군, "주한미군 2천9백명 앞으로 6개월간 한국에 계속 주둔"**

미국의 <스타스 앤드 스트라이프스(성조지)> 인터넷판은 2일(현지시간) "미8군은 약 2천9백명의 주한미군 장교 및 사병에게 향후 비상대기령이 내려질 가능성에 대비해 앞으로 6개월간 한국에 계속 주둔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8군 대변인 스티브 보일런 중령의 말을 인용, 미8군이 지난달 31일 각급 예하 부대에 이같은 지시와 함께 해당 장교 및 부사관의 명단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보일런 대변인은 계속주둔 명령을 받은 이들 미군들이 언제 다음 배치지역으로 이동될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으며 해당 군인들이 각 지휘관들로부터 개별 통보를 받게 된다고만 말했다.

이 신문은 또 90일내로 한국을 떠나게 될 미군 5천5백명의 명단이 미군들 사이에 유포된 것과 관련, 보일런 대변인은 "현재 나돌고 있는 명단은 모두 부정확하며 미 8군사령부가 공표한 명단은 이번 한차례뿐"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성조지 보도는 외형상 그동안 국내외 일각에서 나돌아온 주한미군 철군 문제가 최소한 '향후 6개월'간 현실화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미8군측이 공식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보도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는 6개월 후에는 주한미군 재배치 형식을 빌어 일부 병력의 철군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도 해석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와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함승희의원,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문제 심각히 논의중"**

이와 관련, 또하나 주목되는 대목은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이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를 수행, 미국을 방문한 뒤 2일 귀국한 함승희 의원은 3일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심각한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말을 미국 행정부 고위관료로부터 들었다"며 "지난달 초 미국을 다녀온 임성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로부터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 같은 말을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함 의원은 "내가 만난 상.하원 고위 관계자들의 상당수도 '주한미군이 전략적이나 전술적으로 한국에 주둔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며 "이처럼 미국은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데 비해 우리 정부는 상황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보위 민주당측 간사인 함 의원은 이에 따라 이달중 한나라당과 협의, 정보위를 소집해 국정원장 등으로부터 주한미군 문제를 추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함 의원은 또 "햇볕정책이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며 "대북화해 기조까지는 바꿀 수 없지만 햇볕정책이 국익에도 도움이 안되고 한미동맹에 치명타를 줄 수 있을뿐 아니라 주한미군 철수 주장의 핑계거리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북 2억달러 송금 의혹과 관련, "미국의 이란-콘트라 스캔들 재판에서도 보듯이 통치행위라도 위법사안은 법에 의해 처벌을 받았다"며 "진상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말해 대북송금 진상조사를 통한 햇볕정책의 수정을 간접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함승희 의원의 발언은 이에 앞서 별도로 미국을 방문했던 최병렬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의 전언과도 일치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의 주한미군 철수 압박이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증거다.

***6개월내에 북핵문제 풀어야**

이같은 일련의 주한미군 철수 압박과 관련, 국내 해석은 두가지로 양분되고 있다. 하나는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현실로 받아들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측이며, 다른 하나는 정치적 압박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해서는 안된다는 측이다.

미국 방위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주한미군 철수문제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미국이 세워놓았던 시나리오중 하나로 구체적 방안이 마련돼 있는 상태"라며 "미국 공군력의 핵심인 오산 기지를 제외한 여타 지상군 병력은 언제라도 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지금 미국 정부 및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주한미군 철수 논의는 단순한 가능성이 아니라 언제라도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라며 "한국정부가 미국이 추진중인 북핵문제 및 MD(미사일 방어전략)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 등 구체적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주한미군의 순환배치를 통한 미국의 동북아 전력 재배치 문제는 예견할 수 있는 일이나 이를 곧바로 주한미군의 전면철수로 해석하는 것은 과민반응"이라고 반대 해석을 했다. 그는 "무기의 디지털화에 따라 미국의 작전방식은 지상병력인 육군에서 공.해군에서 전환된지 이미 오래"라며 "현재 미국이 그리고 있는 주한미군 감축도 이같은 큰 흐름에 따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이 일부 병력을 한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한다 할지라도 이를 곧바로 한반도 포기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과민반응"이라며 "미국이 결코 대중국 제1전선인 한반도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문제는 이런 시나리오가 작동할 경우 경제에 미칠 영향"이라며 "외국투자가에 앞서 국내투자가들이 동요하면서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노무현 새 정부의 고도의 외교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외교가에서는 이와 관련, 이라크전이 미국의 초미의 관심사인 만큼 당장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없으나 미8군이 언급했듯 이라크전이 끝날 무렵인 '향후 6개월후'에는 이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노무현 새 정부가 이 기간중 이 문제를 해소해야 이 문제의 현실화를 차단할 수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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