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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상장 둘러싸고 신경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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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상장 둘러싸고 신경전 돌입

참여연대 "현금배분 반대", 삼성 추가부담만 1조2천억

정부 일각에서 10년 넘게 끌어온 삼성생명 상장건에 대해 '상장에 따른 이득을 계약자에게 현금으로 배분한다'는 조건으로 올해안에 상장시킨다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졸속처리'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삼성생명을 상장시키는 것은 경영투명성을 위해 더없이 시급한 일이나,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 상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상장자본이득의 분배를 현금으로 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0년 묵은 최대 경제현안, 삼성생명 상장**

삼성생명 상장안은 삼성자동차 부실처리 문제가 쟁점화됐던 지난 99년 이헌재 재경부장관과 이용근 금감원장 시절 금융연구원과 상장자문위원회가 계약자 몫에 대한 주식배분방식을 상장조건으로 제안하면서 공론화됐다. 그러나 이근영 현 금감원장이 취임 직후인 2000년 8월 돌연 "주식배분은 상법상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재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생명보험사 상장문제가 물밑에 가라앉았다.

그러나 지난 15일 금감원 업무보고에서 생보사 상장 방안을 보고받은 인수위 위원중 일부가 현금배분 방식에 공감하면서 "상법을 고쳐야 하는 주식 배분 방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자 참여연대가 발끈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생보사가 주식회사이기는 하지만, 보험계약자에게 보험료를 받아 자산을 운용하는 일종의 '계'처럼 사실상 상호회사로 운영해왔기 때문에 주주와 보험계약자 모두 상장차익을 나눠 가져야 한다"면서 주식으로 배분하는 원칙을 고수할 것을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16일 생명보험사 상장관련 논평을 내고 "계약자 몫의 주식배분이 위법이라는 주장은 근거없다"고 반박했다. 참여연대는 "주식배분을 상장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이를 주주총회에서 승인하면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다"면서 "생명보험사 주주 입장에서 계약자의 공헌을 인정하는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으면 상장을 신청하고 아니면 상장을 포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장 늦춰지며 삼성이 떠안게 된 추가부담만 1조2천억원대**

삼성생명은 지난 90년 상장을 위한 자산재평가 결과 막대한 자산차익(8백78억)을 거둬 법인세를 내야했으나 상장과 연계되었다며 납부를 연기했고, 그결과 가산세가 붙어 현재 납부해야 할 법인세가 3천2백억원에 이른다.

삼성생명은 상장이 안될 경우 또다시 법인세 납부 연기를 요청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마냥 법인세 납부를 미룰 형편도 아니다. 연기시한이 올해 연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이에 인수위는 내달까지 금감원이 상장안을 마련하고 통상 6~7개월이 걸리는 상장 준비작업을 거쳐 올해안에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보사 상장이 연내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선 세금 문제가 그렇다. 정부는 생보사 상장이 연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90년과 89년 기업공개를 전제로 실시한 자산재평가차익(삼성생명 8백78억원, 교보생명 6백62억원)에 대한 법인세 면세 시한을 연장하기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

또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삼성자동차 부채상환용으로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 3백50만주를 팔아 삼성차의 부채를 해결하는 방안도 표류하게 된다. 이 회장은 99년 8월 삼성차 손실보전을 위해 2조4천5백억원어치(주당 70만원 계산)의 삼성생명 주식을 내놨으나 삼성생명 상장이 지연되면서 이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자, 삼성차 채권단은 연초에 이회장과 삼성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당초 채무액외에 삼성측이 물어야 할 연체이자만 9천억원대로 불어났다.

삼성 입장에서 보면, 상장이 늦춰지면서 떠안게 된 추가부담이 법인세 3천2백억원, 연체이자 9천억원 등 도합 1조2천억원대에 달하는 셈이다.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매듭지어야 할 시급한 현안인 것이다.

10년 묵은 난제인 삼성생명 상장 문제가 과연 노무현 새정부에 의해 어떤 방향으로 풀릴지, 벌써부터 각계의 비상한 관심과 힘겨루기가 시작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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