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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욱 선생의 좌우명(座右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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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욱 선생의 좌우명(座右銘)

책 읽어주는 부행장의 주말이야기<34>

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금년 한해도 또 의미있게 보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글을 받았기에 같이 나누고자 띄웁니다.

안병욱 교수께서 월간 <한글 + 한자문화> 2002년 10월호에 기고하신 글입니다.

이번 기회에 좌우명을 하나쯤 정하고 지키려고 노력함으로써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기를 기원드립니다.

프레시안 사원 여러분과 애독자 여러분,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좌우명(座右銘)**

사람은 저마다 확고한 좌우명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아무 좌우명도 없이 산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좌우명이란 무엇이냐.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는 간절한 염원의 표현이요,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명확한 의지의 표명이다.

좌우명 속에는 생의 강렬한 의욕과 정열이 내포되어 있다.
생활의 교훈이 될 수 있는 명언,
마음의 등불로 삼고 싶은 격언,
행동의 지표가 될만한 금언,
우리의 삶에 격려와 용기를 주는 좋은 글을
신변이나 책상 위에 적어 놓고 조석으로 바라보면서
스스로 반성하고 스스로 채찍질을 가하는
삶의 훌륭한 성명(誠命), 이것이 좌우명이다.

좌우명은 문자 그대로
책상(座)의 오른쪽(右)에 놓아둔 쇠붙이에 새긴(銘) 글이라는 뜻이다.

좌우명은 언제 시작되었느냐.
기원전 2세기에 중국 後漢의 유명한 학자 崔瑗서 시작됐다.
그의 雅號는 子玉이다.
崔子玉은 시문에 뛰어났었다.
그의 좌우명은 특히 유명하다.
모두 일백자(一百字)로 되어 있다.
너무 길기 때문에 첫머리의 네 구절만 소개하기로 한다.

無道人之短
無說己之長
施人愼勿念
受施愼勿忘

남의 단점을 들추어서 말하지 말라.
나의 장점을 자랑삼아 말하지 말라.
남에게 은혜를 베푼 다음에는 그것을 기억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남에게 은혜를 입었을 때에는 그것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라.

평범한 말이지만 이것은
처세훈의 금과옥조요, 대인관계의 명언이다.
사람은 남의 단점을 말하기 좋아하고
나의 장점을 자랑하기 좋아한다.
이것은 많은 사람이 범하기 쉬운 인간성의 공통적인 약점이다.
우리는 될수록 남의 장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칭찬하고 조장해 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공자는 갈파했다.

子曰 君子成人之美 不成人之惡 (論語 顔淵篇)

君子.
덕이 있는 사람은 남의 결점을 말하지 않고 남의 장점을 칭찬한다.
남에게 은혜를 베푼 다음에는 그것을 될수록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남에게 베푼 것을 마음속에 기억하지 말라.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가 남이 내게 갚지 못하면 섭섭해하고 원망하기 쉽다.
남이 나에게 베풀었을 때에는 그것을 반드시 기억하고 있다가 때가 되면 꼭 갚아야 한다.
갚을 때 갚지 못하면 배은망덕하다고 욕을 먹기 쉽다.

崔子玉이 좌우명을 쓴 다음에 白樂天도 좌우명을 썼고, 程伊川의 제자인 長思叔도 썼고,
청나라의 학자 孫大雅도 썼다.
우리나라의 선인들도 많은 좌우명을 남겼다.
내가 좋아하는 우리 선인의 유명한 좌우명을 소개한다.

一勤天下無難事
百忍堂中有泰和

누구의 좌우명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수암(守岩)선생이 행서로 쓴 달필의 글이 나의 집 벽에 걸려 있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 글을 보고 무척 좋아했었다.

한결같이 부지런하면 천하에 어려운 일이 없고,
백 번 참으면 집안에 큰 평화가 있다.

평범한 말이지만 좋은 좌우명이다.

부지런함과 참을성, 勤과 忍은 가정평화의 원칙이요, 인생성공의 요체다.
이 글은 박대통령이 정주영씨에게 써준 글이다.
논어는 좌우명의 보고요, 금언의 저수지다.
세계의 책 중에서 논어만큼 좋은 글이 많은 책은 없을 것이다.
논어의 명언을 몇 구절 적어보기로 한다.

言忠言 行篤敬 (論語 衛靈公篇)
-말은 참되고 진실해야 하며 행동은 돈독해야 한다.
德不孤 必有隣 (論語 里仁篇)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고 고립하지 않는다. 반드시 따르는 사람이 있다.
無信不立 (論語 顔淵篇)
-신용이 없으면 사회적으로 존립할 수 없다.

思無邪 (論語 學而篇)
-악한 생각을 품지 말라.
溫良恭儉讓 (論語 學而篇)
- 따뜻하고 착하고 공경하고 검소하고 양보하여라.
本立而道生 (論語 學而篇)
- 근본이 확립되면 길은 저절로 생긴다.
溫故知新 (論語 爲政篇)
- 옛것을 연구하여 새것을 발견한다.
朝聞道夕死可矣 (論語 里仁篇)
- 아침에 진리의 말씀을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한이 없다.
修己以安人 (論語 憲問篇)
- 자기수양을 한 다음에 남을 편안하게 하여라.
見利思義 見危授命 (論語 憲問篇)
- 利를 보면 義를 생각하고 위태로운 것을 보았을 때에는 목숨을 바치어라.

내가 애지중지하는 이스라엘의 옛 선학자의 유명한 좌우명을 소개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이 누구냐. 모든 사람한테서 배우는 사람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누구냐. 자기가 자기와 싸워 이기는 사람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누구냐. 자기가 가진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현명한 사람이 누구냐. 모든 사람한테서 배우는 사람이다.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면 만인이 다 나의 스승이다”

현대는 고도학습사회다. 우리는 죽는 날까지 배우는 평생 학습인이 되어야 한다.
평생교육의 대표적 인물이 두 사람 있다. 공자와 링컨이다.
켄터키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링컨은 초등교육을 마치지 못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신조를 만들고 독학자습에 전심전력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교육의 기회로 삼아라.”
“나는 공부하고 준비하리라. 그러면 기회는 온다.”

그는 마침내 미국의 제 16대 대통령이 되어 노예해방의 대사업을 성취했다.
그의 생애는 악전고투의 역정이었다.
세계 초등학교 교과서에 제일 많이 나오는 위인이 링컨이다.
가난의 밑바닥에서 출발하여 인류의 대사업을 쟁취한 링컨의 용감한 생애는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커다란 희망과 신념과 용기를 준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누구냐. 내가 나 자신과 싸워 나를 이기는 사람이다.
생즉쟁(生卽爭). 산다는 것은 싸우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세 가지의 중요한 싸움이 있다고 프랑스의 위대한 문학자 빅토르 위고는 말했다.
첫째는 인간과 자연과의 싸움이요,
둘째는 인간과 인간과의 싸움이요,
셋째는 자기와 자기와의 싸움이다.

인간은 살기 위해서 싸워야 한다. 싸우면 이겨야 한다.
먼저 자연과 인간과의 싸움. 우리는 더위와 싸우고 추위와 싸우고 태풍과 싸우고 폭풍과 싸우고
비와 싸우고 온갖 질병과 싸워야 한다.

인간과 인간에는 생존경쟁이 있고 계급투쟁이 있고 국가 간에는 전쟁이 있다.

인간의 가장 어려운 싸움은 내가 나하고 싸우는 내적 투쟁이다.
인간의 마음은 욕심과 양심의 싸움터요, 소아(小我)와 대아(大我)의 투쟁장이요, 선한 자기와 악한 자기의 싸움터요, 산중의 적은 물리치기 쉽지만 심중의 적은 물리치기 어렵다고 王陽明은 말했다.
내가 나하고 싸우는 싸움은 우리가 일생동안 싸워야 하는 싸움이요,
모든 사람이 싸워야 하는 만인의 싸움이요, 내가 착한 인간, 위대한 인간이 되기 위한 선한 싸움이요,
도덕적인 싸움이다.

“인간최대의 승리는 내가 나를 이기는 것이다” 라고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말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사람이 인생의 진정한 용사다.

끝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누구냐. 자기가 가진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인간의 욕망에는 끝이 없다. 우리는 자기의 소유욕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진정한 부는 어디에 있느냐. 자족에 있다. 자족인 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다.
허욕의 노예가 되지 말라.
과욕의 포로가 되지 말라.
탐욕의 종이 되지 말라.

우리는 자기의 분수를 지키고 자기가 가진 것을 만족하는 자족인이 되어야 한다.
하나밖에 없는 목숨, 한번뿐인 인생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우리는 올바른 좌우명을 정립하고 자아완성을 위하여 분투노력의 생활을 계속할 때
참된 의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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